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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26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6.27)
등록 2013.09.25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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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26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연대파업 확산…방송3사 ‘악의적 보도’도 확산?
 
 
■ 연대파업 확산…방송3사 ‘악의적 보도’도 확산?

화물연대파업이 27일로 3일차에 접어들었다. 국토해양부는 파업 첫날인 25일 등록된 화물차 1만 1140대 중 운송거부에 동참한 차량은 15.9%에 불과하다며 파업 참여도가 미미하다고 강조했지만, 둘째 날 국토해양부 집계는 26.6%로 늘어났다.
물류 처리량도 급격히 줄고 있다. 국토해양부 중앙수송대책본부는 26일 정오를 기준으로 전국 주요 물류거점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일일 평균 46%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의 물동량도 파업 전 70%에서 26일 기준 26.1%로 급감했다. 국토부는 “하루나 이틀 더 관찰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비조합원도 파업에 속속 참여하고 있어 파업은 더 확산될 전망이다.

이를 인식한 듯 정부는 화물연대의 협상 제안을 받아 27일 협상에 들어갔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화물연대파업에서 합의한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바 있는데다, 화물연대가 핵심적으로 요구하는 ‘표준운임제 법제화’에 대한 시각차도 커 결과는 미지수다. 화물연대는 △표준운임제 법제화를 비롯해 △운송료 30%인상과 면세유 지급 △화물운송법 제도 전면 재개정 △노동기본권 보장 △산재보험 적용 등 5개안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전국건설노동조합도 27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건설노조는 △임금체불 및 건설기계 임대료 채불 해결 △산재보험 적용 △적정임대료 책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건설노조 측은 “정부가 공사비를 책정하기 위해 만든 건설기계표준품셈(운임료)에 훨씬 못 미치는 임대료를 받고 일하지만 이마저도 체불되고 있다”고 파업 배경을 밝혔다. 더불어 택배업계도 다음 달 파업에 돌입하기로 해 건설-교통계의 대대적 파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노동계는 이번 연쇄파업의 근본적 원인으로 ‘노동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특수고용직’의 한계를 지적한다. 특수고용직은 업무 형태상 업체의 노동자로 일하지만 ‘고용’관계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4대 보험, 노동법 등 각종 혜택에서 배제되는 반면, 물가변동, 장비 임대비 등 직접부담비용도 떠맡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 다단계식 하청구조이기 때문에 정부보조금이 지원된다 하더라도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등 문제가 속출하고 있다. 화물운송노동자, 건설기계노동자, 학습지 교사, 간병인, 택배노동자, 퀵서비스 노동자, 골프장 경기보조원, 보험설계사 등이 이에 속한다. 
정치권에서도 ‘특수고용직’의 한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통합진보당 심상정 의원은 26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 징수 등에 관한 법률 개정’ 등 3개 법안을 발의했다.

방송3사는 연일 화물연대 파업을 뉴스 앞머리에 주요하게 다루고 있지만, 화물연대파업을 필두로 확산되고 있는 노동환경 개선에 대한 요구와 노력은 외면하고 있다. 파업의 원인이 된 열악한 노동환경을 지적하는 보도도 없었다.
오히려 방송3사는 ‘파업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경찰조차 뚜렷한 증거를 잡지 못하고 있는 “화물차량 연쇄방화”를 지속적으로 화물연대와 연관 짓는 한편, ‘파업 참여’를 둘러싼 조합원-비조합원 간의 갈등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방송3사는 파업참여도가 높아졌다는 소식을 전하며 비조합원의 참여를 요구하며 차량진입을 가로막는 일부 조합원들의 모습을 부각하기도 했다.
건설노조 등 잇따른 파업 예고에 대해서는 화물연대 파업을 전하며 짧게 언급하는 데 그쳤다. 노동권 강화를 위한 정치권의 법안 제출 소식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화물연대 파업‥대란 없었다>(MBC, 김세로/25일)
<“최저 임금 보장” “불법은 불가”>(MBC, 오상연/25일)
<용의 차량 2대 추적>(MBC, 이상욱/25일)
<물류 차질 내일 협상 개시>(MBC, 김세로/26일)
<파업 불참 차량 파손 잇따라>(MBC, 이상욱/26일)

MBC는 25일 3건, 26일 2건의 관련보도를 연일 첫머리에 배치했다. 그러나 ‘파업 흠집내기’에 중점을 뒀다.
25일 <화물연대 파업‥대란 없었다>는 화물연대 ,파업의 첫날 출정식 소식을 보도하며 “운송거부비율이 전체의 2.7%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보도는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면서 “택배업계와 건설노조가 파업을 예고했기 때문”이라며 “동시파업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최저 임금 보장” “불법은 불가”>에서는 화물연대가 ‘적정 운임료 책정’을 요구하며 조건으로 제시한 “표준운임제”를 “표준임금제”로 명칭을 바꿔 보도했다. 그리고는 “화물차주들은 하루 16시간 가까이 일하고 월평균 191만원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월평균 수입을 강조하기도 했다. 보도는 ‘특수고용직’의 한계, 다단계식 하청구조, 유류값 증가 등으로 인해 화물노동자의 순수익이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으나 이러한 점은 일절 지적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엄중 대응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을 자세하게 전했다.
뒤이은 <용의 차량 2대 추적>은 ‘화물차량 방화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 상황을 상세히 전하고 “운송거부에 들어간 화물연대와 연관돼 있다는 단서는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은 가운데 경찰은 조직적인 방화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마무리했다.

26일 <물류 차질 내일 협상 개시>는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차들이 경찰의 보호 속에 물류 기지를 빠져나가고 있다”면서 “화물노조원들과의 충돌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파업현장을 비추며 “수도권 물류의 집결지인 의왕컨테이너 기지는 물동량이 평소보다 26%나 줄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진 <파업 불참 차량 파손 잇따라>에서는 “오늘 전국 곳곳에서 화물연대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화물차들이 잇따라 파손됐다”며 피해상황을 전하고는 “경찰은 차량을 파손하거나 비노조원 차량 진출입을 방해한 화물연대 조합원등 7명을 입건하는 등 추가 피해예방에 주력하고 있다”며 경찰의 입장을 전달했다. 그런 뒤 곧바로 24일 벌어진 “차량연쇄방화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 경과를 덧붙였다. 차량 방화사건의 범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 내용을 함께 다뤄 화물연대에 대한 의혹을 부각시킨 셈이다. 

<화물연대 총파업…정부 엄정 대응>(KBS, 강성원/25일)
<10년 동안 3번 파업…쟁점은?>(KBS, 노태영/25일)
<파업 이틀째…운송 차질>(KBS, 손원혁/26일)

KBS도 다르지 않았다. KBS는 25일 2건, 26일 1건의 관련 보도를 내놨다.
25일 <화물연대 총파업…정부 엄정 대응>은 시작부터 차량 운행 문제와 관련해 조합원과 비조합원 사이의 충돌을 부각하고 나섰다. 이어 화물연대 지부장들의 고공농성 상황과 정부 대응 등을 전했다. 그리고는 “경찰은 화물연대 소속이 아닌 화물차 27대가 잇따라 불에 탄 사건과 관련해 cctv를 정밀분석하고 있다”고 관련 내용을 덧붙여 화물연대에 대한 의혹을 부각했다.
뒤이은 <10년 동안 3번 파업…쟁점은?>은 “화물 운송업의 복잡한 하청구조”, “표준운임제 도입”, “화물차주를 근로자로 볼지 여부”를 쟁점으로 꼽았지만, 화물연대와 정부의 입장을 나열하는데 그쳤다. 그리고는 정부의 엄정 대응 입장을 전한 뒤, 건설노조와 금속노조, 한국노총의 금융산업노조가 파업을 예고했다면서 “여름철 대규모 투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며 마무리했다.

26일 <파업 이틀째…운송 차질>에서는 “파업 참여하는 화물차가 늘고 있다”며 “물류대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보도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운송차량을 가로막는 조합원들의 모습을 부각하는 것으로 보도를 시작했다.
보도는 “운송 차질”, “수출 비상” 등을 전한 뒤 “국토해양부는 파업이 확산 조짐을 보이자 내일 오후 화물연대 측과 첫 협상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총파업 첫 날..곳곳 충돌>(SBS, 장세만/25일)
<방화 의심 차량 2대 추적>(SBS, 김규태/25일)
<운송 거부 확산..내일 협상 재개>(SBS, 하대석/26일)

SBS도 25일 2건, 26일 1건의 보도를 전했는데, 역시 조합원-비조합원 간의 충돌을 부각했다. 
25일 <총파업 첫 날..곳곳 충돌>는 “참여자 숫자가 적어서 물류대란은 없었지만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돌까지 던지면서 영업방해를 하는 행위가 곳곳에서 벌어졌다”며 충돌을 부각했다.
<방화 의심 차량 2대 추적>는 24일 벌어진 “화물차량 연쇄방화사건”에 대해 “조직적 방화”라는 경찰 입장을 주요하게 전달하고는 “화물연대가 의심의 눈길이 쏠리자 화물연대는 자신들과 관련 없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26일 <운송 거부 확산..내일 협상 재개>는 화물연대 파업 상황을 전달하는 보도였는데, 보도 말미에 “어젯밤 인천과 충북, 창원 등지에서는 화물연대에 가입하지 않은 화물차들이 잇따라 조수석 유리창이 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전하며 파업과 ‘차량파손 사건’을 관련지었다.

 


2012년 6월 2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