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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1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6.22)
등록 2013.09.25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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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1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MB망언 “4대강사업으로 가뭄극복”…방송3사 비판 없어
- 민심 안 보이는 MBC, “MB는 녹색성장 전도사”
 
 
 
■ MB망언 “4대강사업으로 가뭄극복”…방송3사 비판 없어
  - 민심 안 보이는 MBC, “MB는 녹색성장 전도사”

 
‘리우+20’회의 차 브라질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21일(한국시각) 기조연설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홍수와 가뭄 모두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있다”고 발언해 공분을 샀다. 전국 평균 저수율이 48%로 절반에 못 미치고, 충청·강원 지역에서는 식수난까지 발생한데다, 농작물 작황상태도 좋지 않아 물가도 대폭 상승하는 등 가뭄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가뭄 극복’ 발언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다.

게다가 이 대통령이 안팎으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4대강사업은 국민 혈세를 22조원이나 쏟아 부어 최근 완공단계에 이르렀지만 당초 정부의 홍보와는 달리 가뭄해소에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는 4대강공사로 물을 확보했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급수가 필요한 지역인 4대강 지류·지천과 해안·섬지역 농경지는 별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4대강 본류 주변 농경지는 4대강사업 이전에도 물 부족으로 농사를 짓지 못한 전례가 없다고 지적하면서, 애초에 확보한 물을 가뭄 취약 농경지에 댈 취수설비와 송수관을 설치하지 않아 본류에 물을 확보해도 별 소용이 없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본류에 확보한 물을 멀리 떨어진 취약 농경지로 보내려는 것 자체만 해도 만만치 않은 공사이기 때문에 사업계획 이전부터 4대강 구간 대신 가뭄 취약지역에 물을 확보하는 대책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그럼에도 정부는 ‘4대강사업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에 큰 문제 아니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청와대는 4대강사업을 이 대통령의 ‘3대 치적’이라며 추켜세우고 있고, 국토해양부는 “4대강 본류 농경지가 4대강사업으로 이익을 봤다”고 자평하는데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수입물량을 조기에 들여와 물가를 안정시킬 계획”이라며 심각성을 외면하고 있다.

민심을 외면하는 건 방송3사도 마찬가지다. 방송3사는 연일 가뭄관련 보도를 주요하게 다루고 있지만, 정부가 가뭄에 대비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 ‘4대강사업’이 별다른 효력이 없는데도 이를 비판하는 보도는 내놓지 않고 있다(※ 6월 14일 방송브리핑 참조).
이 대통령이 “4대강사업으로 가뭄 극복했다”는 발언을 한 21일에도 방송3사는 KBS 1건, MBC 2건, SBS 2건의 가뭄 피해 관련 보도를 내놨지만, 이 대통령의 발언이나 4대강사업에 대한 비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SBS는 4대강에 확보된 물을 적극 활용하라는 정부 대책을 전했다.
한편, 방송3사는 문제 발언이 나온 ‘리우+20’ 소식을 전하며, ‘녹색성장 전략’ 추진과정에서 세운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가 국제기구로 전환됐다는 보도를 1건씩 냈다.
KBS와 SBS가 관련 보도를 단신으로 내놓은 반면, MBC는 이 대통령을 “녹색전도사”로 지칭하며 추켜세우고 나서 민심에 가장 이반하는 보도를 내놨다.

<산정호수도 바닥>(MBC, 구경근)
<설거지 2,3일에 한 번>(MBC, 서주석)
<‘녹색성장 전도사’>(MBC, 이주승)

 
MBC는 2건의 가뭄관련 보도를 3, 4번째 꼭지로 내놨다. <산정호수도 바닥>은 쩍쩍 갈라진 맨바닥을 드러낸 산정호수를 비추며, 인근 농경지 폐해와 관광객이 줄어들어 피해를 본 상인들의 상황을 전했다. <설거지 2,3일에 한 번>은 식수마저 끊긴 충청지역 피해 상황을 전했다.

MBC는 이날 15번째 꼭지로 이 대통령이 참석한 ‘리우+20’ 관련 보도도 내놨는데, 기조연설을 상세히 전하면서도 “4대강사업으로 가뭄을 극복했다”는 문제발언에 대해서는 비판은커녕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오히려 <‘녹색성장 전도사’>라는 제목을 붙이며 이 대통령 추켜세우기에 급급했다. 보도는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의 녹색성장 전략이 지속가능발전의 실천전략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국제사회에서 녹색성장 전도사로 나섰다”며 띄우고 나섰다. 이어 이 대통령의 녹색성장 전략을 상세히 설명한 뒤, 이 대통령이 개발도상국 녹색성장 지원을 목적으로 2010년 설립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를 국제기구로 만드는 내용의 협정서명식에 참석했다”며 성과를 부각했다.

<식수마저 말랐다>(KBS, 김영준)
<국제기구로 전환>(KBS, 앵커단신)

KBS는 가뭄 관련 보도를 4번째 꼭지로 1건 내놨다. <식수마저 말랐다>는 유일한 상수원인 계곡물까지 말라 식수와 생활용수 부족을 겪고 있는 강원도 화천의 가뭄 상황을 전한 뒤, 전국 4천여 마을이 식수난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KBS는 8번째 꼭지 <국제기구로 전환>에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국제기구화 협정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KBS 역시 이 대통령의 “가뭄 극복” 발언에 대한 언급이나 비판은 없었다.

<농작물 타격..식탁 물가 비상>(SBS, 송욱)
<물대기 총력전..“올 농사 망쳤다”>(SBS, 이용식)
<한국주도 첫 국제기구>(SBS, 앵커단신)

SBS는 가뭄 관련 보도를 3, 4번째 꼭지로 2건 냈다. <농작물 타격..식탁 물가 비상>은 가뭄으로 농경지가 타격을 입어 작황상태가 좋지 않다면서 농가의 소식을 전했다. 이어 보도는 농작물 인상 소식을 통해 가뭄이 밥상 물가도 끌어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대기 총력전..“올 농사 망쳤다”>는 중부 지방이 가뭄으로 모내기를 마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쌀 수확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보도는 소방차와 군인들의 물대기 현장을 전한 뒤, 피해 농민의 인터뷰도 실었다.
그러나 보도는 “정부는 내일부터 가뭄 관련 합동대책본부를 운영하는 동시에 금강과 영산강등 4대강에 확보된 물을 비상용수로 적극 활용하도록 했다”고 전하며 마무리했다. 4대강사업으로 본류 수위가 높아진데다, 가뭄 피해지역 대부분 수로관이 설치되지 않아 확보된 물을 끌어올 수 없어 비판이 일고 있는데도 이러한 점은 보도하지 않았다.

SBS는 21번째 <한국주도 첫 국제기구>에서 “글로벌 녹색성장연구소가 설립 2년 만에 국제기구로 발돋움했다”며 ‘리우+20’의 성과를 알리는 데 그쳤다. MBC, KBS와 마찬가지로 이날 이 대통령의 “가뭄 극복” 발언의 적절성에 대한 문제지적은 없었다.<끝>
 

2012년 6월 2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