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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1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6.12)
등록 2013.09.25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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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1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원전사고’ 경각심조차 잊은 MBC·SBS
 
 

■ ‘원전사고’ 경각심조차 잊은 MBC·SBS

지난 2월 ‘전원 중단’이라는 중대 사고를 일으키며 온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던 ‘고리원전 1호기’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11일 “상태가 양호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IAEA가 그동안 ‘원전 안전성’보다는 ‘원전 옹호’ 행보를 보여 왔다는 점에서 이번 IAEA의 발표를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지난해 폭발한 후쿠시마 제1 원전에 대해서도 IAEA는 수명연장을 해도 좋다는 평가를 내 신뢰성에 흠이 갔다.

IAEA는 국내 원전에 대한 안전점검에서 결격사유를 지적한 바 없을 뿐 아니라, 조사 때마다 짧은 조사기간과 조사범위, 조사방식 등을 두고 논란을 일으켰다.
2007년 30년 설계수명을 다한 고리 1호기의 수명연장 결정 당시, IAEA는 설비가 노후해 원자로 용기의 금속이 쉽게 깨질 수 있는 상태라고 지적됐음에도 안전점검 결과 “양호하다”고 밝힌바 있다. 게다가 지난 2월 고리 1호기 사고의 원인으로 밝혀진 외부전원공급장치인 비상디젤발전기에 대해서도 2007년 점검 당시에는 문제를 확인하지 못했으며, 이번 6월 점검에서도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고리 1호기’에 대한 안전점검은 8명밖에 안 되는 인원이 3일~11일까지 짧은 기간 동안 이뤄진데다, 8명 중 4명은 핵 산업 종사자라는 점에서 시간상으로나 인적 구성에서 애초에 실효성 있는 조사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IAEA는 앞선 7일 ‘월성원전 1호기’에 대해서도 “해외원전 산업계가 공유할 만한 우수사례와 성능 확인”했다고 밝혔다. 월성 1호기는 지난 1월 12일 원자로 냉각펌프 온도를 감지하는 센서 이상으로 가동이 중단된 바 있다. 그러나 IAEA는 조사기간이 5월 29일부터 6월 7일까지 10일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조사했는지조차 설명하는 보고서조차 작성하지 않은 채 ‘안전’하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시민사회는 “IAEA는 국제기구라는 허울을 쓰고 핵산업계의 이익을 위해 들러리를 서고 있다”며 비판했다.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은 11일 성명을 통해 “굴업도 핵폐기장 부지, 경주 핵폐기장 부지, 고리원전 1호기 등에 대해서 당시 안전점검을 하면서 ‘문제없다’, ‘안전하다’, ‘우수하다’고 했던 국제원자력기구는 문제가 발생해도 전혀 책임을 지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과 한마디도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럼에도 한국수력원자력(주)(한수원)은 IAEA가 “원자력 안전 부문 최고, 최후의 기관”이라며 IAEA의 점검을 믿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 2월 발생한 고리 1호기의 원전 사고를 한 달이나 은폐해 신뢰성 추락을 자초한 한수원이 IAEA의 평가를 근거로 원전을 재가동하려는 속셈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2월 ‘고리 1호기’ 사고를 통해 노후 설비에 대한 임시 처방, 부품 납품 비리, 조직적 사고 은폐 등 국내 원전의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IAEA의 졸속 안전점검과 한수원의 이른 결과 보고는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시키기는커녕 불신만 키운 셈이 됐다.

이런 가운데 SBS는 11일 IAEA의 고리원전 1호기에 대한 안전점검 소식을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 MBC는 IAEA 측의 발표를 중심으로 단신 보도에 그쳤다. 그나마 KBS는 관련 사실을 보도했지만 IAEA와 반대 주민들의 입장을 단순 나열했다.

<“고리 1호기 양호”…반발>(KBS, 박선자)
<고리 1호기 설비상태 양호>(MBC, 앵커단신)

KBS는 IAEA의 조사결과와 이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을 단순 나열했다.
<“고리 1호기 양호”…반발>는 “지난 2월 정전사고가 났던 고리 원전 1호기에 대해 국제 원자력기구, IAEA가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IAEA 측의 발표를 실었다. 이어 “원전 주변 주민과 시민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며 “IAEA 조사단 8명 가운데 4명이 핵 산업 종사자인데다, 조사 기간도 1주일이 채 되지 않아 결과를 신뢰할 수 없으며 면죄부만 줬다는 이유”라고 전한 뒤, “어떻게 1주일 동안, 이 많은 방대한 원전을 다 점검을 했느냐, 이건 도저히 믿지 못한다, 이건 형식적 절차고”라며 조사결과에 대해 비판하는 주민의 인터뷰도 실었다.
그러나 보도는 IAEA의 발표가 오히려 국민의 불안과 불신을 키우고 있는데도 정부가 별다른 대응 없이 IAEA의 점검결과를 수용하려는 데 대한 문제는 제대로 따지지 않았다. 그리고는 보도 말미에 “원자력 안전위원회는 IAEA와 자체 특별 점검 결과를 토대로 고리원전 1호기의 재가동 여부를 결정지을 방침”이라며 마무리하는데 그쳤다.

MBC는 관련보도를 23번째 꼭지에 앵커 단신으로 처리했다. <고리 1호기 설비상태 양호>는 “IAEA가 사고 원인이 된 비상디젤발전기가 양호한 것을 확인했다”고 전한 뒤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반발 사실을 짧게 덧붙이는데 그쳤다. 

 
2012년 6월 1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