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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6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6.7)MB ‘이념공세’…방송3사 “잘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또다시 이념공세에 뛰어들었다. 이 대통령은 6일 열린 제57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자들도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려는 어떤 자들도 대한민국 국민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앞서 5일 이 대통령은 ‘국가유공자·유족 청와대 오찬’과 지난달 28일 91차 라디오 연설에서도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세력”, “종북세력” 발언을 했다.
이같은 이 대통령의 연이은 이념공세 발언은 국민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는 처사다. 더구나 새누리당의 계속되는 ‘무차별적 종북 낙인찍기’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이는 전형적인 구시대적 색깔공세이자, 헌법에 명시된 사상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비춰질 수 있다. 특히 새누리당이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한 유신정권에 대한 입장 표명은 회피하고, ‘국가관’을 심사하겠다고 나서면서 공안정국을 조성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게다가 새누리당은 남북 관계를 두고 긴장·갈등 대신 화해·협력을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무차별적으로 ‘종북 낙인찍기’를 하고 나섰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의원이 ‘북한인권법’에 대해 “인권은 오간 데 없고 오직 반북만 부추기는 긴장과 갈등만 초래하는 법”이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보수언론이 ‘종북’이라고 규정하자, 황우여 새누리당 원내내표가 ‘국회의원 자격심사’를 운운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임기 말 터져 나오는 각종 권력형 부패와 비리를 덮기 위해 이념공세를 통해 공안정국을 조성하려고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민간인 불법사찰’, ‘BBK 가짜 편지 조작의혹’ 등 이 정권과 관련된 부패·비리 사건에 대한 검찰 조사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고, ‘대형 건설사들의 4대강 공사 담합’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4대강 관련 비리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언론사 노조의 파업으로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및 청문회를 요구하는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국민이 해명을 요구하는 ‘정권 관련 의혹’들에 대해선 언급을 회피하고, 검증조차 불분명한 ‘이념공세’에 가세한 것은 분명 의구심을 제기할만한 대목이다.
그러나 방송3사는 현충일 추념식을 전하며 이 대통령의 이념공세를 주요하게 다룬 반면,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싣지 않았다.
KBS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2번 째 꼭지로 보도했는데, 이념공세를 펼치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아무런 비판 없이 상세히 전했다. 또 4번 째 꼭지로 이념공세를 둘러싼 여야의 대립을 보도했으나, ‘종북주의 공방’으로 치부하며 갈등만 부각시키는 데 그쳤다.
MBC는 현충일 추념식 관련보도 뒤, 2번 째 꼭지로 현충일에 벌어진 여권의 이념공세와 야권의 반박을 다뤘으나, 이를 “종북논란”으로 규정하며 양측 입장을 나열하는데 그쳤다. 보도 말미에는 맥락과 상관없이 “박근혜 전 위원장이 트위터를 통해 ‘조국과 자유’를 강조했다”고 전하며 교묘한 박근혜 띄우기 행태까지 보였다.
SBS는 김재연·이석기 의원의 통진당 제명 소식을 1번, 민주당이 김재연·이석기 의원의 ‘국회 제명’을 반대했다는 소식을 2번으로 전한 뒤, 이 대통령 추념사를 보도하면서 “정치권의 이념논쟁에 이 대통령도 적극 관여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념공세’에 반박하는 목소리는 싣지 않은 채, 이 대통령의 발언이 “색깔공세가 아니”라는 청와대 관계자의 주장만을 실으며 옹호하고 나섰다.
<종북주의 공방 치열>(KBS, 강민수)
KBS는 이명박 대통령의 이념공세를 두 번째 꼭지로 배치했다.
<다시 불러보는 이름>은 “이명박 대통령은 추념사를 통해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세력은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추념식 행사 내용을 소개하며 이 대통령의 이념공세를 무비판 전달했다. 이어 “최근 북한 땅에 묻혀 있던 국군들의 유해가 60년 만에 처음 국내로 봉환된 사실을 상기시키며, 통일이 되면 국군 용사들의 유해부터 발굴하겠다고 말했다”며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는 것으로 보도를 끝냈다. 이명박 정권 들어 남북관계가 파탄 난 상황에서 구체적인 해법도 제시하지 않은 채 ‘국군 용사 유해 발굴’을 거론해 ‘현충일용 립서비스’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지만 KBS 보도에서는 최소한의 비판도 찾아 볼 수 없었다.
4번 째 꼭지로 보도된 <종북주의 공방 치열>은 이념공세를 둘러싼 여야의 주장을 단순 나열했다. 보도는 앵커멘트부터 “종북주의 논란이 요즘 여의도 정가를 뒤덮고 있다”며 “새누리당의 사상 검증 요구에 민주당은 색깔론이라며 반발하고 있다”고만 보도했다. 이어 “신공안정국”, “사상검증, 국가관 검증, 자격심사는 망언”이라며 새누리당을 비판하는 민주통합당의 목소리와 이에 대한 새누리당의 반박 등을 나열했다. KBS의 이 같은 보도행태는 겉으로는 여야 양측에 균형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여당의 이념공세는 기본적으로 헌법정신을 부정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며, 정치적으로도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이명박 정권의 실정을 가리기 위한 정략적 측면이 다분하다. 때문에 여야공방을 단순 전달하는 보도행태는 사실상 정부․여당의 색깔공세를 부각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종북 광풍”‥“본질 흐리기”>(MBC, 박성준)
MBC도 여야 공방 나열식 보도행태를 보였다.
<“종북 광풍”‥“본질 흐리기”>는 “현충일인 오늘, 정치권의 종북논란은 계속됐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민주통합당은 이념공세를 퍼붓고 있다고 주장했고, 새누리당은 본질적인 문제를 색깔론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면서 “사상검증이나 자격심사니 하며 대대적인 이념공세를 자행하고 있다. 악질적 매카시즘이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민주통합당 이해찬 의원)”, “새누리당의 신공안정국 조성은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일환인 것으로 보인다(민주통합당 김한길 의원)”, “북한의 인권 문제를 중시하는 새누리당에 대해 공안정국, 색깔론 운운하는 분들은 도대체 어느 시대, 어느 나라 정치인들입니까?(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 등 양측의 주장을 나열했다.
그러나 보도는 통진당 부정선거 문제나 임수경 의원 막말 논란, 북한 인권법 문제 등 새누리당이 지적한 문제들의 쟁점이 ‘가치관’ 문제가 아님에도 이를 지적하지 않았다. 오히려 보도는 “이명박 대통령도 북한 추종논란과 관련해 우회적 언급을 이어갔다”며 이 대통령의 추념사를 덧붙여 새누리당의 이념공세에 힘을 실었다.
뿐만 아니라 보도 말미에는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순국선열에 보답하는 길은 조국과 자유를 손상됨이 없이 지켜내는 것이라며, ‘조국과 자유’를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정부․여당의 이념공세 와중에 ‘조국과 자유’ 운운하는 박 전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거론하며 교묘하게 ‘박근혜 띄우기’ 행태를 보였다.
<“자유민주주의 부정 용납 않을 것”>(SBS, 최대식)
SBS는 <“자유민주주의 부정 용납 않을 것”>에서 이 대통령의 추념사를 전하며 “정치권의 이념논쟁에 이 대통령도 적극 간여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하는데 그쳤다. 보도는 현충일 추념사에 대해 “이른바 종북주의에 대한 비판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이 대통령의 잇단 종북주의 비판은 통합진보당 이석기, 김재연 의원과 탈북자 비하 파문의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 그리고 북한인권법 논란을 일으킨 같은 당 이해찬 의원 등을 겨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보도는 통진당 사건의 본질은 ‘부정경선’이며, 임수경 의원은 ‘막말’에 대해 당사자에게 사과하고 있어 애초에 ‘종북’이 핵심이 아니라는 점은 언급하지 않아, 이 대통령의 ‘이념공세’를 비판 없이 전달한 셈이 됐다.
이를 입증하듯 “이 대통령이 그만큼 현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색깔론이라는 야당의 반발은 온당치 못하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주장을 전하며 이 대통령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될 전망이다. 검찰은 5일 조 전 청장을 재소환해 조사하면서 ‘반박자료’로 당시 박연차 게이트 수사기록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청장은 차명계좌 관련 정보를 누구에게서 입수했는지 끝까지 검찰에 밝히지 않았다며, “검찰이 그것으로 충분치 않다고 판단하면 기소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기소 가능성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조 전 청장은 “검찰이 기소한다면 재판 과정에서 증거 신청을 통해 차명계좌가 있다는 게 밝혀질 것”이라며, 끝까지 ‘노무현 차명계좌가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조 전 청장의 사자 명예훼손 혐의의 핵심은 ‘차명계좌의 유무’가 아니다. 조 전 청장이 “뛰어내리기 전날 계좌가 발견됐다”고 발언한 만큼, ‘노 전 대통령 투신과의 인과관계’를 밝혀야 한다. 뿐만 아니라 조 전 청장의 단정적 발언만으로도 ‘미필적 고의’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언론에 대해서도 확인되지 않은 조 전 청장의 발언을 무분별하게 전달해 ‘의혹 부풀리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노 전 대통령이 사망 전 언론의 검증 없는 ‘의혹 부풀리기’에 곤혹을 치른 바 있음에도 이에 대한 반성 없이 언론이 조 전 청장의 ‘부관참시’에 동조했다는 비판이다.
방송3사 역시 지난 달 9일 조 전 청장의 검찰 소환 관련 보도에서 명예훼손 여부가 사건의 핵심임에도 ‘차명계좌가 미칠 파장’을 운운하며 ‘공소권 없음’으로 끝난 노 전 대통령 수사 재개여부에 더 관심을 보이다, 조 전 청장이 발언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소식은 전하지 않아 “의혹만 부풀리고 내뺐다”는 비판을 받았다(*5월 9일~10일 방송브리핑 참조).
5일 조 전 청장 관련해서는 KBS만 보도를 냈는데, 조 전 청장의 ‘차명계좌’ 주장만 단순 전달했다. MBC와 SBS는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KBS는 <[간추린 단신] 조현오 前 경찰청장 재소환 “차명계좌는 있다”>를 통해 “조 전 청장이 차명계좌는 있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기소된다면 재판 과정에서 모든 사실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반면, 검찰이 차명계좌가 주장이 근거 없는 것으로 잠정 결론냈다는 점은 언급하지 않았다<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