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5월 18일∼20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5.21)1. 이한구 “방송 파업 정치권 개입은 안 돼” 궤변 … MBC 적극 부각
2. MB 임기 마지막 5·18 추모식도 불참…방송3사도 5·18 홀대
이한구 “방송파업 정치권 개입은 안돼” 궤변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언론사 노조 파업에 대해 또다시 “불법·정치 파업”이라고 폄훼하며 “방송사 파업에 정치권이 개입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 원내대표는 20일
이번 언론사 파업 문제는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 사장’ 임명과 그로 인한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 훼손으로 인해 빚어진 ‘MB정권 언론장악의 상정적 결과물’이라는 게 공공연한 평가다. 19대 국회가 잘못된 법을 개정하고, 언론장악에 대해 심판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임에도, 여당 원내대표가 “법률 개정과 연계하는 것을 이해 못하겠다”는 비상식적인 발언을 한 셈이다.
특히 이 원내대표의 이번 발언은 지난 18일 경찰이 MBC 노조 지도부 5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와중에 나왔다. 언론계 안팎에서는 이번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 ‘방송사 파업을 무력화시키는 데 정권이 개입한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그럼에도 여당 원내대표가 언론사 파업에 대한 “정치권 개입 반대”를 주장해, ‘정권 개입’에 대해 공개적으로 외면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경찰은 ‘업무방해죄’ 운운하며 MBC 노조 지도부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2월 MBC 사장 김재철 측이 노조를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혐의”고소·고발한 바 있다. 노조 측은 지도부가 성실히 출석해 조사를 받았는데 구속수사까지 한다는 데 납득하기 어렵다며 반박했다. 검경의 구속수사 방침에 대해 “정권 개입”이라는 비판이 일자, 영장을 신청한 영등포경찰서는 “불법 파업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어 법 집행 기관으로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편파수사에 대한 의혹은 짙어지고 있다. 노조 측이 지난 3월 초 김 사장을 배임혐의로 고발하면서 김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 뚜렷한 증거를 제시했음에도 검찰은 김 사장에 대해 압수수색 등 적극적인 수사를 벌이지 않고 있다. 노조 측은 “김재철 사장이 2010년 취임 이후 2년 동안 법인카드로 6억9000만원, 매달 평균 3000만원씩의 거액을 사용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를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가 드러났다”며 증거를 제시했다. 최근에는 김 사장이 특정 무용가에 대해 20억원대 부당 지원을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 가운데 경찰이 노조 측에만 무더기 구속영장을 발부해 ‘추가 비리 폭로에 대한 차단 의도 아니냐’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방송3사 역시 언론사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사안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MBC와 KBS는 자사 입맛에 맞는 발언만 쏙 빼 보도하는 편파적인 행태를 일삼고 있다.
‘메인뉴스 사유화’로 지탄을 받고 있는 MBC는 20일 ‘불법·정치 파업’ 운운하며 언론사 파업문제에 대한 “정치권 개입”을 반대하는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주장을 3번째 꼭지로 주요하게 다뤘다. 그러나 MBC는 그동안 노조와 시민사회, 민주통합당과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의 언론사 파업 해결에 정치권이 나설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KBS는 자사가 관심을 갖고 있는 “방송사 지배구조 개선” 주장만 담았다.
SBS는 방송사 파업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 보도하지 않았다.
<“정치권 개입 말아야”>(MBC, 앵커단신/20일)
MBC는 이한구 원내 대표가 방송사 파업 해결에 대한 정치권의 사태 해결 움직임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보이자 이를 적극 보도했다.
20일 세 번째 꼭지 <“정치권 개입 말아야”>는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방송사는 정치적으로 독립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정치권이 끼어들면 편파방송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면서 노사 자율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사 지배구조 개선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지만, 지금 파업은 정치파업과 불법파업 성격이 강하다면서 이것과 법률 개정을 연결시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고 단순 전달했다.
이 원내대표의 발언은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문제에 대한 해결의지가 전혀 없으며, 사실상 MB정권의 방송장악에 동조하겠다는 내용이나 다름없다. 이 같은 새누리당의 ‘의도’를 읽은 MBC가 반색하며 이 원내대표의 인터뷰 내용을 적극 보도하고 나선 것이다.
<19대 개원 기싸움>(KBS, 최형원/19일)
KBS는 방송사 파업에 대해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방송사 지배구조 개선’ 문제만 보도했다.
19일 KBS는 <19대 개원 기싸움>에서 여야 새 원내대표가 KBS 대담프로그램에 출연해 19대 국회 운영 계획과 현안에 대해 발언한 내용을 담았다. 그중 방송사 파업에 대해서는 “방송사 파업에 대해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해법 모색에 공감했다”며 “방송사의 독립성 증진을 위해서는 필요한 장애요인은 빨리 제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낙하산 인사가 이뤄질 수 없도록 그러한 것(제도적 장치)을 만들어 놔야 한다(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발언을 싣는데 그쳤다.
민주통합당 박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당선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새누리당 측에 언론사 파업사태 해결을 압박하는 발언을 해왔는데, 이런 내용은 쏙 빼고 KBS가 내세우고 있는 ‘지배구조 개선’ 문제만 보도했다.
2.MB 임기 마지막 5.18 추모식도 불참…방송3사도 5.18 홀대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5.18광주민주화운동 추모 행사마저 외면했다. 특히 작년까지는 대통령 추모사를 총리에게 대독시킨 데 반해, 올해는 아예 총리 추모사로 대체해 광주민주화운동을 노골적으로 홀대하고 나섰다.
대통령 없이 진행된 <5.18 광주민주화운동 32주년 추모 행사>는 지난 18일 국립 5.18묘지에서 열렸으며, 김황식 국무총리가 정부 주요 인사, 여야 정치인 등과 함께 참여했다. 김 총리가 추모사를 통해 5.18 정신을 강조하며 “5.18의 의기와 얼을 되살려 더 성숙한 민주주의를 열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지자고 했으나 대통령의 홀대에 시민들은 “5.18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태도를 드러낸 것”이라며 서러움을 표출했다.
이 가운데 방송3사 역시 5.18을 홀대하는 태도를 보였다. MBC는 12번째, KBS 15번째로 보도했고, SBS는 마지막 꼭지로 그것도 단신으로 보도하는데 그쳤다.
뿐만 아니라 보도 내용에서도 5.18광주민주화운동 32주년 행사만 단순 전달하는 데 그쳤다.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설명이나 5.18정신을 환기하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고,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내내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불참한 것을 비판하는 보도도 찾아볼 수 없었다.
<5.18 민주화 32주년>(KBS, 최정민/18일)
<5.18 32주년>(MBC, 송정근/18일)
<5.18 기념식 엄수>(SBS, 앵커단신/18일)
KBS는 <5.18 민주화 32주년>에서 5.18 행사 소식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이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고, 추모사도 대통령 추모사에서 총리 추모사로 대체했다는 점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시민들의 5.18 국립묘지 참배, 광주시 곳곳에서 열린 5.18 기념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의 모습 등을 전했다. 이 대통령의 기념식 불참에 대한 광주시민들의 비판도 전하지 않았다.
MBC도 <5.18 32주년>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32주년 기념식을 중심으로 보도했다. 이 대통령의 불참과 총리 추모사 문제 등은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대통령 홀대에 대한 광주 시민들의 비판의 목소리도 전하지 않았다.
SBS는 3사 중 가장 부실한 보도를 내놨다. 마지막 꼭지 단신으로 5.18 행사 소식을 짤막하게 전하는데 그쳤다. <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