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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6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5.17)
등록 2013.09.2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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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6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불법사찰 ‘MB 친위대’ 파문…비판 실종된 방송3사
- SBS는 ‘꽃뱀’ 뉴스보다 뒤에 배치
 
 
■ 불법사찰 ‘MB 친위대’ 파문…비판 실종된 방송3사
- SBS는 ‘꽃뱀’ 뉴스보다 뒤에 배치

‘민간인 불법사찰’과 무관하다는 청와대의 주장을 뒤집는 문건이 잇따라 발견됐다. 심지어 ‘이명박 대통령 직보’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16일,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총리실의 지휘체계가 아닌 대통령 직속 친위조직이라는 걸 입증하는 문건이 발견됐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업무추진 지휘체계’라는 해당 문건은 2008년 8월 진경락 전 과장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에는 ‘총리의 지휘를 받을 경우’, ‘민정수석의 지휘를 받을 경우’ 등 지휘체계에 따른 장단점을 분석해, ‘VIP(대통령)에게 일심(一心)으로 충성하는 친위조직이 비선에서 총괄지휘’한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영포라인’으로 불리는 이영호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지원관실을 지휘하는 등 문건에 따라 지원관실이 운영됐다는 점에서 문건의 내용이 실현됐다는 지적이다. 또한 ‘VIP 보고는 공직윤리지원관→BH(청와대) 비선→VIP로 한다’, ‘VIP 보고 사항은 공직윤리지원관이 BH 공직기강팀, 고용노사비서관과 조율한 뒤 대통령실장께 보고’ 등 구체적인 보고체계가 기록돼 있어 이 대통령이 직접 보고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15일에는 검찰이 진경락 전 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의 외장하드를 확보해 사찰문건 400여 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사찰 문건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권에 비판적 입장을 내비친 인사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사찰 대상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따라붙어서 잘라라”, “옷 벗겨야”, “날려야 한다”, “확실히 정리 요(要)”라는 등 ‘표적 사찰’을 의심케하는 표현도 담겨 있다.

이처럼 이 대통령과 청와대가 불법 사찰에 관여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음에도 청와대는 16일 “청와대 내부는 대통령께 ‘직보’가 가능한 구조가 아니다”며 “진 과장 개인적으로 작성한 문건”이라면서 파문을 일축하려 애썼다. 그러나 이 대통령과 청와대가 불법사찰 혐의를 더 이상 피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여야를 막론하고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2010년 불법사찰 증거인멸이 이뤄질 당시 권재진 민정수석이 현재 법무부 장관을 맡고 있어 수사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대통령에게 ‘일심으로 충성하는 친위조직’이 여야 정치인을 비롯해 민간인에 이르는 광범위한 사찰을 벌인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지만, 16일 방송3사의 관련 보도는 사안의 심각성에 비해 여러모로 부실했다. 방송3사는 문건 내용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으며, 특히 민간인 불법사찰에 이 대통령과 청와대 개입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임에도 청와대 측의 입장을 무비판적으로 전달했다. 청와대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정치권의 비판목소리조차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당시 민정수석이 현재 법무장관을 맡고 있어 수사 방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런 문제도 일절 다루지 않았다.
특히 SBS는 ‘술자리 폭행사건’, ‘나이트 꽃뱀’ 사건보다도 뒤에 사찰 관련 보도를 배치해 기준에 의구심을 자아냈다.  

<친위 비선 조직?>(KBS, 김건우)

KBS는 7번째 꼭지 <친위 비선 조직?>에서 지원관실이 “대통령의 친위비선조직이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문건이 공개됐다고 전한 뒤 “전 정권 인사들의 음성적 저항 등으로 대통령의 국정수행이 차질을 빚고 있다며, 공직 기강 확립을 위해 지원관실을 설치했다”는 문건의 내용을 보도했다. 이어 “지휘체계로는 국무총리가 통상업무를 지휘하되, 특명사항은 VIP 즉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친위 조직이 비선을 통해 총괄 지휘하는 방안을 검토의견으로 제시했다”면서 “대통령 보고사항은 청와대 비선을 통해 대통령이나 대통령 실장에게 보고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며 문건의 내용을 비췄다.
이는 대통령이 직접 보고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걸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보도는 “문건과 관련해 청와대는 당시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었다며 비선조직설을 일축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 개입 가능성을 부인하는 청와대의 일방적 해명을 덧붙였다. 정치권의 비판도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보도는 “여야 정치권은 온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 목소리로 청와대 관련성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대통령 비선 친위조직”>(MBC, 이효동)

MBC 4번째 꼭지 <“대통령 비선 친위조직”>에서는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이명박 대통령의 친위조직으로 만들어졌다는 내용의 문건이 공개됐다”고 전한 뒤 문건의 내용을 설명했다. 보도는 “전 정권 말기에 임명된 인사 중에 저항하는 자에게 사표 제출을 유도하라는 과제도 명시돼 있다”고 전하고, “조직원 선발 기준은 ‘VIP께 절대충성하는 친위조직’, ‘VIP에게 일심으로 충성할 비선’이라는 표현에서 나타나듯 오로지 충성심”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지원관이 비선을 통해 대통령에게 보고하도록 돼 있어 사실상 총리실과는 전혀 상관없는 업무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도 말미에 “충성서약문을 연상케 하는 이 문건은 진경락 전 총리실 과장이 만든 것으로 확인됐지만, 청와대는 불법 수집 정보가 대통령에게 보고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마무리하며 청와대 개입 가능성을 차단하는 행태를 보였다. 정치권의 비판 등도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일심으로 충성” 문건 파문>(SBS, 조성현)

SBS는 6, 7번째 꼭지로 다뤄진 ‘술자리 폭행 사건’, ‘나이트 꽃뱀’ 보다 후반인 13째 꼭지에 배치하는 등 사안의 심각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일심으로 충성” 문건 파문>은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실체를 보여주는 문건”이 공개됐다며 “VIP, 그러니까 대통령에게 일심으로 충성하는 친위 조직이라고 적혀있다”고 보도했다. 보도는 지원관실의 당면 과제가 “노무현 정부 말기에 임명된 공기업 임원 39명 등 코드 인사를 솎아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야당의 정치 공세를 피하기 위해 지원관실을 청와대가 아닌 총리실에 설치했고, 대통령에게 일심으로 충성하는 별도 비선을 통해 지휘한다고 적시했다”면서 “보고는 BH 비선을 통해 대통령에게 직접하거나 대통령실장에게 하는 걸로 돼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관련 문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피한 청와대에 대한 비판 없이, “문건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지원관실이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시스템은 없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입장을 무비판적으로 보도하는데 그쳤다. SBS역시 정치권의 비판은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끝>
 
2012년 5월 1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