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5월 9일-10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5.11)조현오 ‘검찰조사’ 보도…의혹만 부풀린 KBS·SBS
앞서 조 전 청장은 지난 2010년 서울지방경찰청장 시절 기동부대 지휘관 특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무엇 때문에 뛰어내렸습니까. 뛰어내리기 바로 전날 계좌가 발견되지 않았습니까. 10만원짜리 수표가 든 거액의 차명계좌가…”라고 발언한 바 있다. 조 전 청장이 노 전 대통령의 사망 원인을 존재여부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차명계좌와 직결해 폄훼하고 나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조 전 청장은 검찰조사에서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만한 증거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지만, 검찰은 “조 전 청장이 조사 과정에서 나름 진술을 했다”고 전했다고 한다.
조 전 청장의 이런 식의 태도는 노 전 대통령의 사망으로 ‘공소권 없음’ 결정이 내려진 사건을 계속 들쑤시는 결과를 낳아 비판을 받고 있다. 노무현재단은 이번 검찰조사를 통해 발언의 진위여부를 규명해 엄중한 법적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9일 밤 조 전 청장이 자신의 발언을 입증할 만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는데도 10일 KBS와 SBS는 일절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MBC는 10일 조사 결과를 보도했지만 조 전 청장이 노 전 대통령의 투신 원인을 차명계좌로 단언한 것 자체가 문제될 수 있다는 점은 지적하지 않았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 소환 조사>(SBS, 임찬종/9일)
<‘차명계좌’ 진실은?>(MBC, 전재홍/9일)
<‘자료제출’ 없었다>(MBC, 김성우/10일)
보도는 조 전 청장의 검찰 소환 소식 등을 전한 뒤, “검찰 관계자는 조 전 청장이 차명계좌와 관련해 나름의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면서 “검찰은 조사 내용을 검토한 뒤, 조 전 청장을 더 부를 지, 또 현재 대검찰청에 봉인돼 있는 고 노 전 대통령의 수사 기록을 넘겨받을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 전 청장 조사 관련해 아무런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노 전 대통령 관련 수사 진행 가능성을 추정한 검찰 관계자의 주장을 그대로 전달한 것이다.
KBS는 이렇게 의혹을 제기해놓고는 정작 조 전 청장이 ‘차명계좌’ 발언에 대해 아무런 입증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진 10일에는 관련 보도를 일절 하지 않았다.
보도는 이번 사건의 초점이 “조 전 청장이 언급했던 ‘차명계좌’의 실체가 사실이 아니거나 조 전 청장이 그렇게 믿을만한 근거가 없을 경우 처벌 받아야 한다”며 “조 전 청장이 공언한 대로 계좌 주인을 밝힐 경우 검찰은 계좌 주인을 불러 노 전 대통령의 돈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2009년 당시 검찰 수사팀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논란에 대해 조 전 청장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덧붙여 사실상 ‘차명계좌 존재’ 여부에 무게를 싣고 나섰다.
이렇게 의혹을 증폭시켰던 SBS 역시 10일 조 전 청장이 아무런 입증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검찰 조사 결과에 대해선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9일 <‘차명계좌’ 진실은?>에서 조 전 청장의 검찰 소환 소식을 전하며 “조 전 청장이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할 경우 정가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이고 아니라면 형사처벌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보도는 조 전 총장이 “지난 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차명계좌가 어느 은행에 누구 명의로 돼 있는지 검찰에 출석해 모두 밝히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리고선 “검찰 조사 결과 조 전 청장의 발언이 근거 없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지만 “반대로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존재가 드러날 경우 수사가 불가피해 큰 파장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10일 <‘자료제출’ 없었다>에서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당초 말했던 것과는 달리 입증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검찰이 추가소환하지 않을 것, 노 전 대통령 수사기록을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며 “조 전 청장의 사법처리 여부는 고의성 즉 조 전 청장이 ‘차명계좌의 존재를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런 뒤 “지금이라도 허위 사실로 전직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조 전 청장을 엄중하게 조사하고 처벌해야 한다”는 노무현 재단 문성근 이사의 발언을 실었다. 그러나 조 전 청장이 노 전 대통령의 투신 원인을 차명계좌로 단언한 것 자체가 문제될 수 있다는 점은 지적하지 않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