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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5.9)
등록 2013.09.2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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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구속되면 끝?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KBS·MBC
 
 
 
 
■ 박영준 구속, ‘파이시티 추가 의혹’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KBS·MBC

7일 밤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파이시티 인허가 관련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됐다. 앞서 1일 구속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이어 두 번째 MB정권 실세의 구속이다.
하지만 이번 파이시티 수사에서 박 전 차관에 대해 검찰이 밝혀낸 혐의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평가다. 박 전 차관은 최 전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알선수재’ 혐의를 받고 있는데, 당초 이정배 파이시티 전 대표가 건넸다는 61억 원에는 한참 못 미치는 1억 7천만 원에 대해서만 혐의가 인정됐기 때문이다. 박 전 차관과 그의 형 계좌에서 발견된 뭉칫돈을 비롯한 추가 혐의에 대해선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박 전 차관은 ‘권력형 비리의 연결고리’라는 의혹을 받아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파이시티 사건 외에도 검찰이 철저히 추가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다.
이미 ‘포스코 회장 선임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는 박 전 차관이 파이시티 수사 과정에서 포스코 하청업체 선정 시 특혜 의혹이 불거진 ‘제이엔테크’ 이동조 회장으로부터 ‘돈 세탁’을 받은 정황이 포착됐다. 또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시절엔 대규모 민관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카메룬을 방문하는 등의 행보로 ‘CNK 주가조작’ 사건에도 연루됐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SLS 이국철 회장 로비의혹’에서는 이 회장에게 술 접대를 받는 등의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외에도 박 전 차관은 민간인 불법사찰에도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의 구속과 별개로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에서의 추가 비리도 계속 드러나고 있다. 서울시장을 역임한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시장 역시 비리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파이시티 이정배 전 대표가 2천억 원에 이르는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사용처가 불분명해 연루자가 더 있을 것이라는 의혹도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박 전 차관과 관련해 권력형 비리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지만 그동안 검찰이 입증한 혐의는 ‘알선수재’ 등 개인비리에 그쳐 수사가 ‘용두사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앞서 검찰은 최시중 전 위원장에 대해서도 ‘알선수재’로 구속한 이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방송3사는 박 전 차관의 구속에 대해서도 최 전 위원장의 구속 때와 마찬가지로 검찰 발표를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파이시티’ 관련해서는 당시 서울시 책임자였던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시장에게까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KBS는 박 전 차관의 구속을 전하면서 검찰의 추가 수사 진행 방향을 전달했다.
SBS는 박 전 차관의 구속과 함께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이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침묵했다.
특히 MBC는 박 전 차관의 구속 수감 소식을 3사 중 유일하게 단신 보도했다.
 

<박영준 구속…20억 출처 수사>(KBS, 정인석)
<‘왕차관’구속..영포라인 몰락>(SBS, 손승욱)
<박영준 구속 수감>(MBC, 오정환)

KBS는 첫 꼭지로 보도했지만 검찰 수사 결과를 단순 전달했다.
<박영준 구속…20억 출처 수사>는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에 이어 일주일만에 이뤄진 또 다른 실세의 구속"이라며 구치소로 향하는 박 전 차관의 모습을 비췄다. 이어 검찰의 수사 내용을 단순전달했다. 검찰이 박 전 차관 친형의 금융거래 내역을 확보해 돈의 출처와 사용처를 조사 중이며, “또 다른 자금 세탁원으로 지목된 제이엔테크 이동조 회장이 파이시티 외 다른 자금을 관리한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박 전 차관에 제기된 또 다른 의혹인 ‘민간인 불법 사찰과 CNK 주가 조작’에 대해선 “수사가 탄력 받을지 주목된다”며 짧게 언급했다. 그리고는 “박 전 차관의 구속으로 두 개의 큰 산을 넘었다"는 검찰의 자평을 덧붙이기도 했다.

SBS는 15번째 꼭지로 보도했는데, 제목에서부터 이명박 정권 창출에 앞장섰던 '영포라인'의 몰락을 부각했다.
<‘왕차관’구속..영포라인 몰락>은 앵커멘트로 박 전 차관의 구속 소식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 구속 등을 언급하며 “집권 1등 공신 영포라인이 몰락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보도는 박 전 차관의 구속 소식을 전한 뒤, “구속된 대통령의 멘토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 무소불위 '사찰의 칼'을 휘두른 이영호 전 청와대 비서관, 불법사찰 실무자였던 진경락 전 총리실 기획총괄과장까지. 모두 현 정부 핵심실세로 불려온 영포라인”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정점은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이라며 검찰이 ‘장롱 속 7억 원의 실체’를 검찰이 조사하고 있다며 “역대 '개국공신'들이 그랬듯이 MB 정부의 '영포라인'도 부정부패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몰락했다는 평가”라고 비판을 덧붙였다.

한편, MBC는 박 전 차관의 소식을 3번째 꼭지로 보도했으나 앵커 단신으로 박 전 차관의 구속 소식만 전하는 가장 부실한 보도를 내놨다. 파업 100일을 맞는 MBC의 현 주소를 단적으로 드러냈다. <끝>
 
 
 
2012년 5월 9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