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4월 19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4.20)부작용 예견되는 ‘KTX 민영화’, MBC는 몰라?
이명박 정부는 ‘KTX 민영화’에 대해 “독점을 막기 위한 경쟁체제 도입”, “요금인하” 등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미 14조 5천억 원을 투입해 완공한 고속철을 초기 투자비용 약 4천억 원을 받고 임대할 계획이라는 점, 수익성이 보장된 노선이라는 점에서 ‘자본 특혜’라는 비판이 거세다. 예상 수익률도 과대 책정됐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최근 불거진 지하철9호선 요금인상 문제에서 드러났듯 ‘민자 사업’의 적자가 혈세 투입이나 ‘요금인상’으로 이어져 결국 국민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게다가 지하철9호선과 같이 서울시 민자사업 중 최소운영수입보장제(MRG)가 적용되는 우면산터널의 대주주인 맥쿼리코리아의 계열사인 IMM자산운용의 대표가 2007년까지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 이지형 씨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이명박 시장 시절’ 추진된 ‘민자 사업’에 대한 “특혜 의혹”도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비판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미 전국철도노동조합이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KTX 민영화에 대한 전면 투쟁을 선포하며 18일부터 20일까지 총파업 여부를 묻는 쟁의행위 찬반투표 중이다. ‘KTX 민영화 저지 범국민 대책위원회’와 함께 24일에는 100만인 KTX민영화 반대 서명을 청와대에 전달할 예정이다. 또한 야당뿐 아니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과 이주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등 여당인 새누리당도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정부의 일방적 ‘KTX 민영화’ 추진을 반대했다.
19일 방송3사는 각각 2건의 관련 보도를 내놨지만 내용에 차이를 보였다.
MBC는 ‘KTX 민영화’와 관련해 정부 주장을 적극 부각하고 나섰다. 9호선 요금인상 문제는 단신으로 보도하는데 그쳤다.
KBS도 ‘KTX 민영화’와 관련해 정부 주장에 좀 더 무게를 실었다. 9호선 요금인상 문제는 서울시와 9호선 운영사업자 측의 공방으로 전하며, 2005년 민자사업 협약 시 당사자들의 책임을 언급했다.
SBS는 9호선 요금인상과 수서발 KTX 문제를 연결 지어 보도했지만 논란으로 접근했다. 9호선 요금 인상 문제와 관련해 이 대통령 관련 의혹은 언급하지 않았다.
< 9호선 요금 업체-서울시 충돌>(MBC, 앵커단신)
MBC는 ‘KTX 민영화’에 대해 정부입장을 대변하는 보도를 냈다.
<KTX 민간 참여..반발>은 정부 주장을 집중 부각했다. 보도는 정부가 수서발 KTX의 노선 운영권을 민간 기업에 임대해 “현재 코레일이 운영하는 KTX와 경쟁시킬 계획”이라며 “영구 독점을 막기 위해 15년간 임대 계약을 맺고, 지분의 51%는 일반국민 공모와 중소기업, 공기업 등에 할당”하고, “대기업 지분은 49%로 제한”하기로 했다며 국토해양부 정책을 적극 소개했다. 그러면서 “요금은 운영 첫 해에 지금보다 15% 내리고 이후에도 20% 정도 낮은 요금을 유지하도록 할 계획”, “국토부는 수입을 보장해주지 않고, 선로 사용료로 수입의 50%까지 받기로 한 만큼 특혜가 아니라는 입장” 등 시종일관 정부입장을 무비판 전달했다. 그리고는 주성호 국토해양부 차관이 “앞으로 각계각층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보다 더 수렴하고, 정부안을 조금 더 보완하여 최종 확정 후에 공고할 예정”이라는 발언을 실어 정부가 KTX 민영화를 신중하게 진척시키고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
반면 반대 목소리는 노조 주장만 짧게 전했다. 보도는 철도노조가 “철도를 민간 회사에 헐값에 넘기려는 것이라며 파업 찬반투표에 나서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며 “재벌에게 특혜를 주겠다는 것”(철도노조 박태만 수석부위원장)이라는 발언을 실었다.
한편 9호선 요금 인상 문제에 대해 침묵하던 MBC는 단신 <9호선 요금 업체-서울시 충돌>에서 처음으로 관련 사안을 전했지만, 지하철 9호선 측의 요금 인상 강행 입장과 서울시의 반발을 단순전달 하는데 그쳤다.
<“경쟁도입” “민영화 반대”>(KBS, 윤상)
<서울시-9호선 정면충돌>(KBS, 백진원)
KBS도 정부입장 전달에 치중했다.
<“경쟁도입” “민영화 반대”>는 “정부가 코레일이 독점 운영하는 철도 부문에 경쟁체제를 도입해 요금을 낮춘다는 방안을 발표”했다는 앵커 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철로운영이 경쟁체제가 되면 요금을 평균 20% 낮출 수 있다”는 정부주장을 전하며, “기존 코레일 보다 낮은 운임이 되도록 명문화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민간투자사업의 부작용으로 거론되는 “특혜시비”와 “혈세 부담”에 대해선 “특혜시비를 막기 위해 공개경쟁으로 사업자를 선정”하고 “지분 중 대기업은 49% 이하, 나머지는 국민공모와 중소기업, 공기업에 할당”, “민간사업자의 선로 임대료도 코레일 보다 높여 매년 4~5천억 원을 징수”하겠다는 정부 계획을 나열하면서 “현 철도공사의 민영화를 추진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선로 등 기반시설을 운영업체에 매각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라는 주성호 국토해양부 2차관의 해명을 싣는 등 정부 입장을 적극 부각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는 짧았다. “시민단체들은 15조 원이 들어간 KTX 사업의 운영권을 대기업에 넘겨주려는 특혜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전하며 “장기적으로는 투자한 비용을 회수하려는 민간기업의 수익창출 본질상 요금이 인상될 수밖에 없다”, “부담은 국민들이 짊어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라는 김건호 경실련 국책사업팀장발언을 전했다.
<서울시-9호선 정면충돌>은 요금 인상을 놓고 서울시와 메트로9호선 양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는 메트로9호선이 ‘협약’에 근거해 6월 500원 요금 인상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한 뒤, 서울시는 “합의 없이 요금인상을 강행할 경우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하겠고 반발했다고 전했다. 이어 관련 ‘협약’을 두고 “이같이 엉터리 협약을 맺은 과거 2005년 서울시 당사자들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장환진 서울시 의회의원의 발언을 실었다. KBS는 앞서 18일 이명박 시장 시절 ‘메트로9호선 특혜’ 관련해 보도한 바 있다.
<“인상 강행” “사장 해임” 정면 충돌>(SBS, 권애리)
<철도 경쟁 체제 도입 논란>(SBS, 장세만)
SBS는 9호선 요금인상과 수서발 KTX 문제를 “공공성이 짙은 지하철과 철도사업의 민영화에 따른 잡음”이라며 연결 지어 보도했다. 그러나 ‘논란’으로 접근하는데 그쳤다.
<“인상 강행” “사장 해임” 정면 충돌>은 “민간업체가 운영하는 민자노선”에 대해 “9호선 운영업체가 독자적인 요금체제를 내놓겠다”고 발표해 서울시와 충돌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는 서울시와 메트로9호선의 갈등 원인을 “양측이 맺고 있는 계약에 대한 해석이 상반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지난 2005년 맺은 9호선 실시협약을 놓고 9호선 측은 요금을 자율 인상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서울시는 개통 후 1년간 운영해 보고 다시 협의하기로 한 만큼 일방적 요금 인상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철도 경쟁 체제 도입 논란>는 철도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는 국토부의 발표에 KTX 노조와 시민단체, 정치권까지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14조 원 넘는 세금이 투입된, 유일한 흑자 철도노선을 사기업에 넘겨주는 게 아니냐”는 특혜 논란에 대해 정부가 “코레일보다 훨씬 높은 선로 사용료를 받아 건설 부채를 서둘러 갚고, 대기업 지분 참여도 제한하겠다”고 했고, 열차 요금 논란에 대해 “국토부는 기존 KTX의 요금보다 15% 낮추고 연간 인상률도 물가 상승률보다 0.5% 포인트 낮게 의무화 할 방침이지만, 철도노조측은 지금도 노약자 할인 등을 감안하면 평균 18% 할인이 이뤄지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정부의 수요예측이 부풀려졌다며 부실운영 가능성까지 들고 나왔다”고 찬반 양측의 주장을 전했다. 이어 “여당에서도 사전 협의가 충분치 않았다는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2년 4월 20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