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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3-15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4.16)MB, 총선 끝나자마자 ‘문제 인사’강행…방송3사 무관심
■ 민간인 불법사찰 검찰 늦장 수사 … 방송3사 단순 전달
4.11 총선이 끝난 다음날인 지난 12일 검찰은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인멸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진경락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을 지명 수배 했고, 13일 자진출석한 진 전 과장을 체포해 조사한 끝에 1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진 전 과장은 2008년 7월부터 2010년 6월까지 매달 280만원씩 지원관실 특수활동비 6720만원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와 김종익 씨에 대한 불법사찰에 가담한 혐의(강요·업무방해·방실수색)를 받고 있다.
그러나 검찰 수사에 대해 늦장 대응이라는 비판과 함께 적극적인 수사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진 전 과장은 증거인멸은 물론 불법사찰에도 깊숙이 개입한 인물이다. 2008년 자칭 ‘몸통’ 이영호 전 비서관 밑에서 일하다 그 측근으로 지원관실에 파견돼 지원관실의 행정업무를 총괄하면서 사찰 보고서를 취합하는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 전 과장은 2010년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해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받자 “청와대 수석들을 법정에 세우겠다”고 항의를 했다고 한다. 그러자 진 전 과장의 ‘사찰 몸통’ 폭로를 막기 위해 정부 고위 관계자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게 해주고 대기업 취업, ‘MB독대’를 약속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뿐만 아니라 항소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나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던 중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이영호 전 비서관의 명의로 입막음용 2천만 원까지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진 전 과장은 이른바 ‘비선라인’에 가장 근접한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검찰은 장 전 주무관이 진 씨를 3월 20일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인멸의 핵심 인물이라고 일찌감치 지목했음에도 4월 6일에야 소환통보 하고, 진 씨가 소환에 응하지 않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총선이 끝난 12일에서야 지명수배를 했다.
총선 이후 민간인 불법사찰 진상 규명에 대한 정치권의 소극적인 태도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과반의석을 차지한 새누리당은 총선 전 주장했던 특별검사제 도입은 온데간데없이 “불법사찰방지법 제정”을 들고 나왔다. ‘규명’보다는 ‘예방’을 하겠다는 건데, 이미 벌어진 사건을 해결하지 않고 시간이 필요한 ‘법 제정’을 운운하는 것은 새누리당의 진상규명 의지를 의심케 한다. 민주통합당도 마찬가지로 총선 이후 별다른 조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방송3사는 검찰 수사 진행상황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KBS와 SBS는 진 전 과장이 체포된 13일부터 구속 영장이 청구된 15일까지 관련 내용을 각 1건씩 매일 보도했지만 모두 후반 배치했다. MBC는 단신으로만 보도하는 등 방송3사 중 가장 부실했다. 특히 방송3사 모두 검찰의 늦장 대응이나 정치권의 소극적 태도에 대해 일절 비판하지 않았다.
<검찰, 진경락 횡령 혐의 집중 추궁>(KBS, 앵커 단신/14일)
<‘사찰 공모’ 영장 청구>(KBS, 김건우/15일)
<진경락 전 과장 검찰 출석>(MBC, 앵커단신/13일)
<진경락 구속영장>(MBC, 앵커단신/14일)
<진경락 자진 출석..수사 탄력>(SBS, 임찬종/13일)
<대질 신문..‘비선 보고’ 추궁>(SBS, 정혜진/14일)
<‘민간인 사찰 관여’ 영장 청구>(SBS, 임찬종/15일)
KBS는 검찰의 수사 진행 상황을 적극 중계했다.
13일 <‘지명수배’ 진경락 검찰 출석>에서 검찰이 “불법사찰과 윗선 은폐 의혹 등 사건 전반이 조사 대상이지만 우선은 총리실 특수활동비 횡령 혐의를 집중 추궁 중”이라며 “체포 시한인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해 우선 신병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이고, “특수부 소속 등 검사 3명을 추가로 투입해 수사 인력도 대폭 보강했다”, “지난 2010년 8월부터 8달 동안 교도소에 수감됐을 당시 특별 접견했던 인사들의 명단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15일 <‘사찰 공모’ 영장 청구>에서는 “검찰 재수사 이후 불법사찰 혐의가 적용돼 영장이 청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진 전 과장은 시종일관 묵비권을 행사했지만 검찰은 혐의를 입증할 자료를 확보했다며 영장 발부를 자신했다”, “한사코 검찰 소환을 거부하며 사실상 잠적까지 했던 진 전 과장의 내일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검찰 재수사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거란 전망”이라고 검찰 입장을 주요하게 보도했다.
SBS도 13일 <진경락 자진 출석..수사 탄력>에서 “진 전 과장에 대한 검찰 조사의 핵심은 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인멸의 윗선 규명”이라고 전하며, “기획총괄과장이었던 진 씨는 각 점검팀에 업무를 배당하고 생산한 보고서를 취합해 윗선에 보고하는 중간 고리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대질 신문..‘비선 보고’ 추궁>은 검찰이 진 전 과장과 직속상관이었던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을 대질 신문했다고 전하며 “비선 보고 라인의 윗선이 누구였는가”가 검찰수사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민간인 사찰 관여’ 영장 청구>는 진 전 과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소식을 전하며 “총리실 특수활동비 횡령 혐의”외에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에 대한 민간인 불법사찰 관여” 혐의가 새롭게 적용됐다고 전했다.
■ 이명박 정부 금통위원 ‘MB맨’, ‘현대맨’까지…방송3사 보도 안 해
지난 13일 한은과 기획재정부 등은 금융통화위원회에 문우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정해방 전 기획예산처차관, 정순원 (주)삼천리 고문, 하성근 연세대 교수 등 4명을 금통위원으로 내정했다.
새로 임명된 문우식 내정자는 이명박 대선후보 자문단으로 김중수 총재와 함께 한국개발연구원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정해방 내정자는 TK출신으로 기획예산처 예산실장·차관을 역임했다. 정순원 내정자는 현대차그룹 출신으로 첫 재벌 출신 기업인이 금통위에 임명된 사례가 됐다. 하성근 내정자는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자문위원을 역임했다. 이로써 이명박 정부 첫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김중수 한은 총재를 비롯 금융통화위원회 구성원 모두가 이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을 맺고 있는 사람들로 구성됐다.
더 큰 문제는 금통위를 중심으로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을 운용한다는 점이다. 통화정책은 주택담보이자율, 금융기관 대출금리 등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이미 금통위는 김중수 한은 총재 취임 후 성장 위주의 금리 정책을 펴 물가 안정 기반을 약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금통위에 새로 내정된 인사들이 물가보다 성장을 중시하는 일명 ‘비둘기파’로 구분되는 인물들이라는 데 대한 우려가 높다.
이렇듯 정부 견제기구인 금통위가 정부의 성장정책을 뒷받침하는 인사로 구성된 건 통화정책 독립성과 금통위의 정부 견제 기능을 무시한 이명박 정부의 잘못이 크다. 아울러 금통위원 임명제도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선 미국이나 영국처럼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거나 청문회 도입 등 검증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방송3사는 금통위 인사가 이뤄진 13일은 물론 주말까지도 관련보도를 일절 내놓지 않았다. 총선 이후 첫 인사에서 ‘MB맨’, ‘현대맨’까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는데도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2012년 4월 1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