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3월 14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3.15)MBC의 개념없는 '한미 FTA 찬가'
■ MBC, 한미 FTA '띄우기'도 모자라 미국의 경제 효과까지 홍보
- KBS·SBS도 정부 입장 옹호하며 문제점 축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15일 0시부터 발효됐다. 정부는 주로 관세 철폐·인하를 내세워 경제적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한미 FTA는 투자자-국가 소송제(ISD)와 같은 심각한 독소조항을 안고 있는 불평등 협정이며 이명박 정부가 재협상을 통해 협상 내용을 더욱 후퇴시켜 ‘이익균형이 깨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비준안 날치기 처리 등 절차상의 문제까지 더해져 ‘한미 FTA 문제’는 4·11총선의 주요 쟁점이 된 지 오래다.
14일 방송 3사는 한미 FTA 발효 소식을 뉴스 첫 머리에 두 꼭지씩 배치하며 주요하게 다뤘다. 그러나 ‘퍼주기·불평등 협상’이라는 한미 FTA를 면밀하게 분석하기보다는 한미 FTA 발효에 따른 관세 철폐·인하가 가져올 긍정적 측면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MBC는 미국이 한미 FTA 발효를 환영하면서 자국의 이익 극대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무비판적으로 싣는 등 한미 FTA 발효에 따른 폐해를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KBS와 SBS는 한미 FTA 발효에 대해 찬반양론으로 접근했지만, 면밀한 분석은 부족했다. 독소조항 문제와 FTA 협상 과정에서 나타난 비준안 국회 날치기 처리 등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SBS는 정치권의 FTA 찬반 논쟁을 “총선을 의식한 공방”으로 치부했다.
<자동차서비스 시장에 기대>(MBC 도인태)
MBC는 한미 FTA 발효에 따른 문제점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로 한미FTA에 따른 관세 철폐·인하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 밀접도가 높은 상당수 제품의 가격 인하효과는 크지 않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이미 무관세고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의류 등은 관세 혜택이 없다. 그러나 MBC는 이런 사실은 일절 다루지 않았다.
한미 FTA 재협상을 통해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 한 미국이 FTA 발효를 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MBC가 언급한 제약업과 쇠고기 분야, 농산물, 법률시장, 저작권 보호 강화 부분 등 미국이 ‘이득’을 얻는 분야는 곧 한국에게는 ‘손해’가 되는 분야라는 뜻이다. 그런데도 MBC는 이런 당연한 지적조차 하지 않은 채, “한국이 FTA로 더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대미무역흑자 규모도 점차 감소할 것”이라는 한국에 대한 미국 언론의 부정적 전망만 짧게 언급하는 데 그쳤다.
<“효과 극대화·피해 최소화”…과제 산적>(KBS, 이재환)
KBS는 한미 FTA 발효에 따른 득실을 나열했다.
<오늘 자정부터 한미 FTA 발효>는 “상당수 미국산 제품의 가격이 하락해 소비자 혜택이 커졌”지만, 수입의류와 같이 “관세가 철폐되더라도 다른 나라에서 생산해 들여오는 제품은 가격인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경쟁력에서 밀리는 농업과 제약업은 생존마저 위협받는 처지”라면서 “경제단체들은 환영 성명을 발표한 반면 농민 단체들은 반대 집회를 여는 등 찬반 논란도 달아오르고 있다”고 찬반 양측의 입장을 나열했다.
<“효과 극대화·피해 최소화”…과제 산적>은 자동차 부품 생산 기업, 섬유업계 등이 “한미 FTA 발효로 활기에 차 있다”며 “평균 3.5%의 관세가 사라지면서 우리 기업들은 연간 17억 달러 정도의 가격 경쟁력”을 갖게 돼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산 수입 증가로 농업분야에서 연간 8천억 원, ‘허가·특허 연계제도’로 제약업계에선 10년간 연평균 천억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독소조항의 재협의와 FTA 재협상 여론 등 한미 FTA 쟁점에 대해선 면밀한 분석은 커녕 시민사회에서 제기하는 주장도 제대로 다루지 않은 채, “양분된 목소리를 어떻게 봉합하느냐도 풀어야 할 숙제”라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
<전국 곳곳 찬반 시위..정치권도 논란>(SBS, 남승모)
SBS도 정부의 입장을 적극 보도했다.
<한미 FTA 내일 0시 발효..관세 대폭 인하>에서는 “한국은 EU에 이어 미국까지, 세계 GDP의 60%를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 두 곳과 FTA를 맺은 아시아 최초의 국가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득실은 우리하기 나름”이라며 “FTA를 맺으려면 생각지 않은 잠재력 있는 비즈니스가 많이 발굴될 것”이라는 박태호 통합교섭본부장의 입장을 보도했다. “농수산업·제약업·서비스업은 정부 지원 계획에도 불구하고 초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과 FTA로 인해 벌어질 양극화 문제 등을 언급했지만, “정부의 정책적 분배 기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한 데 이어 정부가 ISD 추가 협상을 하고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협력방안 논의할 것이라고 전하며 우려를 일축했다.
<전국 곳곳 찬반 시위..정치권도 논란>에서는 한미 FTA 발효에 대한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찬반 의견을 나열하는 데 그쳤다. 이어 “새누리당은 불필요한 논란은 국익을 해칠 뿐이라고 주장했고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협정 무효화와 재협상을 촉구했다”고 FTA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쟁을 전하며 “총선을 의식한 FTA 공방”으로 해석했다. <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