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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3.9)
등록 2013.09.2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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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세슘 검출 일본 수산물, "문제 없다"는 정부와 침묵하는 KBS
 
 
 

 
■ 세슘 검출 일본 수산물, "문제 없다"는 정부와 침묵하는 KBS
 
 
일본 대지진으로 빚어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1년이 되었다. 그러나 사고의 피해는 1년이 지난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2월 말 기준으로 사고 이후 대기에 유출된 방사성 물질 세슘의 총량을 4경베크렐(Bq)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일본 후생성은 최근까지 식품에서 방사성물질 검출 사고가 잦아지자 4월 1일부터 세슘의 검역 기준치를 500Bq에서 100Bq로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도 오는 4월 1일부터 검역 기준치를 100Bq로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한국의 검역 기준치는 370Bq이다. 그러나 일본이 먼저 검역기준을 강화하자 뒤이어 기준 강화를 결정해 ‘수동적 대응’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최근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가 집계한 일본산 수산물 세슘 검출 사례가 올 1월부터 3월 2일까지만 32건에 달한다. 지난 해 7월엔 일본산 냉장대구에서 세슘 97.8Bq이 검출되기도 했다. 이는 이번에 일본이 강화한 세슘 기준치인 100Bq에 가까운 수치다. 일본이 기준치 이상은 조리․가공․판매가 금지되고 있는 것을 볼 때 97.8Bq은 안전성이 우려되는 수치다. 또 환경단체들은 식품 허용 기준치가 성인 남성 기준이어서 임산부와 어린이들에게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럼에도 검역검사본부 관계자는 “미국 뉴욕까지 14시간 동안 여행할 때 방사능에 노출되는 양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그 위험성을 일축했다. 특히 현재 인접 국가인 중국, 러시아 등은 일본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당국이 방사성 물질에 대한 안이한 인식을 갖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체르노빌에 이어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원전에 있어서는 안전 지대는 없다”는 인식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특히 방사성 물질이 반으로 줄어드는 데만 30년 이상이 걸릴 만큼 원전의 피해는 오랜 시간 지속된다. 이번 세슘 사례처럼 원전 피해 여파는 인접국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원전 정책에 대한 재검토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국내에서도 원전 확대 정책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달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세계 5대 원전 강국’ 운운하며 원전 정책을 굽힐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8일 방송3사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일본 수산물의 세슘 검출 등에 대한 보도를 내놨는데, 보도 내용에서 차이를 보였다.
KBS는 일본 대지진 관련 보도를 했지만 원전 피해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 원전 사고로 인한 일본산 수산물의 세슘 검출 관련 내용도 보도하지 않았다.
MBC는 원전 사고 1년 후의 일본의 상황을 보도하며 사고의 위험성을 짚었다. 일본 수산물의 세슘 검출에 대해서는 일본산 수산물의 안전성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는 환경단체 측의 주장에 좀 더 초점을 맞췄다.
SBS는 ‘오염이 발견되면 수입금지 하겠다’는 정부 입장에 보다 초점을 맞췄다. 일본산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문제도 정부 당국의 대책을 촉구하기보다는 ‘원산지 표기’ 문제를 다루는 데 그쳐 한계를 보였다.

<다시 찾은 쓰나미 현장>(KBS, 신강문 기자/3.7)
<갈 수 없는 고향집>(MBC, 임영서 기자/3.8)
<일본 수산물 괜찮나?>(MBC, 이진희 기자/3.8)
<日 수산물 ‘방사능’ 검출 급증>(SBS, 송성준 기자/3.8)

MBC는 일본산 수산물의 안전성에 우려를 드러냈다.
<일본 수산물 괜찮나?>에서 MBC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부터 일본산 수산물에서 세슘이 검출된 전체 사례 중 “85%가 두 달 동안 집중 검출됐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가 “검출된 세슘이 미미한 수준이라며 모두 시중판매를 허용”하는 등 “수입을 막지 않는 데 대해 소비자들이 찝찝하고 불안”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소량의 방사능 물질도 몸속에 침투하면 세포 변형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김익중 동국대 교수의 발언과 “식품 허용 기준치가 성인 남성 기준이어서 임산부와 아이에게는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중국과 러시아처럼 일부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을 중단하거나 국내 유통을 금지해야 한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을 언급했다. 
<갈 수 없는 고향집>에서는 “원전 사고 1년이 지난 지금도 원전 주변 마을은 절망과 두려움에 휩싸여 있다”며 원전 피해 마을의 모습을 전했다. 하지만 원전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문제 제기는 없었다.

SBS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에 대해 정부 입장에 초점을 맞췄다.
<日 수산물 ‘방사능’ 검출 급증>은 “검역검사본부는 지금까지 검출된 세슘 최고치가 식품허용기준치의 1.7% 수준에 불구하기 때문에 인체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방사능 오염 위험성이 있는 후쿠시마현산 까나리 등에 대해선 이미 수입금지 조취를 취하고 있으며 추가로 오염이 확인될 경우 수입 중단 조취를 취할 것”이라며 위험성을 일축하는 정부 입장을 단순 전달했다. 이어 “불안감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면서도 정부 대책을 촉구하기보다는 “일본산 수산물 중 원산지를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채 유통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고 ‘원산지 표기’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쳤다.

한편 KBS는 앞서 7일 일본 대지진 관련 보도를 했지만 원전 피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다시 찾은 쓰나미 현장>은 쓰나미 이후 여전히 폐허로 남은 일본 해안가 마을의 상황을 전했지만, 일본을 넘어 인접지역까지 피해가 미치는 원전 사고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뿐만 아니라 일본산 수산물 세슘 검출에 대한 보도도 없었다.
이명박 정부가 원전 정책을 고집하고 있는 속에서 KBS의 이같은 보도행태는 의구심을 자아낸다. <끝>
 
 
 
2012년 3월 9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