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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4-26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2.27)
등록 2013.09.2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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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4-26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방송3사, 이번엔 ‘핵안보정상회의’로 MB 띄우자?
- 과도한 홍보 논란에도 방송3사, ‘정상회의’ 적극 띄우기
 
 
 

■ 방송3사, 이번엔 ‘핵안보정상회의’로 MB 띄우자?
- 과도한 홍보 논란에도 방송3사, ‘정상회의’ 적극 띄우기
 
3월 25~27일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 정부가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과도하게 책정된 홍보비와 관공서를 동원한 강압적인 홍보방식은 “‘G20 회의’ 때처럼 MB 치적 띄우기 행사로 악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는 낳고 있다.
‘핵안보정상회의’는 ‘핵테러’를 국제안보의 가장 큰 위협으로 규정하고, 테러리스트나 범죄자들이 핵물질을 가질 수 없도록 강력한 안보조치를 취하겠다며 각국 정상들이 모이는 회의이다. 지난 2010년 4월 워싱턴에서 열린 이후 두 번째로 서울에서 개최되며 ‘핵테러 대처를 위한 협력강화’라는 주제로 ‘핵물질 안전관리 방안’과 ‘핵(원자력) 발전소 테러 대비 방안’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된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핵 없는 세상”을 주창하며 회의를 처음 시작했지만, 회의 내용이 “핵을 갖고 있는 나라들이 어떻게 잘 관리할 것인가”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핵무기를 가진 국가들의 군축 논의는 일절 없는, 핵을 가진 국가들의 패권을 유지하는 공간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이번 주요 의제 중 하나인 ‘핵발전소 보안’ 논의도 본질을 흐린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핵(원자력) 발전소는 테러집단의 공격뿐만 아니라 후쿠시마 원전 사고 같은 자연재해 등으로도 사고위험이 커 존재 자체가 위험하다는 것이 드러났지만, 이를 줄이려는 노력보다는 핵발전소 위험의 주요 원인을 ‘테러’로 한정시켜 세계적인 ‘탈핵’ 요구를 거스른다는 것이다.
한편,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 정부는 집회와 시위를 모두 불허했다. 정부는 지난 G20행사 때 과도한 제한으로 ‘임시계엄령’이라는 조롱을 받았지만, 이번 행사 때도 같은 조치를 강행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논란에도 이번 핵안보정상회의가 ‘세계평화와 안전을 위한 회의’라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26일 교과부는 전국 시도교육청과 국공립대 병원 등 산하기관에 ‘핵안보정상회의’관련 홍보협조 공문을 보냈다. 차량 스티커 부착과 현수막 설치, 온라인 홍보, 공무원 교육 등 ‘정상회의’ 홍보에 적극 협조하라는 내용인데, ‘매주 수요일마다 보고’하도록 되어있어 ‘강제적’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TV를 비롯해 서울지하철, 버스 등에도 ‘핵안보정상회의’를 알리는 광고를 내보냈다. 이 대통령은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 지하철과 버스까지 광고를 확대하라고 주문했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내놓은 예산안에 따르면 ‘핵안보정상회의’ 진행예산 349억원 가운데 16%에 달하는 55억원이 홍보 및 광고에 책정됐다고 한다. 그 중 7억 2100만원이 ‘언론홍보 부문’ 예산으로 잡혀있는데 광고예산 외에 ‘중앙 3사(보도 5분 내외 기준- 500만원, 기획 50분, 해외촬영 기준 2억 2000만원)’이라는 항목이 책정돼 있어 홍보 기사를 써주면 돈을 주는 일종의 ‘협찬’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상파 3사 뿐 아니라 중앙일간지, 라디오에도 따로 홍보비가 책정돼 있었다.
 
방송 3사는 ‘핵안보정상회의’ 관련 보도를 내놨는데, 회의에 관한 논란은 무시한 채 ‘핵안보정상회의’의 의제와 규모 등을 ‘띄우기’에 급급한 보도를 내놨다.
‘핵안보정상회의’ 보도에 앞장서고 있는 곳은 단연 KBS다. KBS는 핵안보회의 70일전부터 핵안보회의 개최일을 디데이로 정해놓고 열흘 단위로 관련 보도를 내놓고 있다(표 1참조).
 총 4건의 보도 중 2건은 이른바 ‘심층보도’ 꼭지였고 2건은 일반보도였다. 내용은 핵안보정상회의 의제 소개와 정상회의를 앞둔 경찰특공대의 ‘테러 대비훈련’ 모습 소개였다. 그러나 ‘심층보도’라는 꼭지 제목과 달리 정상회의 의제를 단순 나열하는데 그쳤다. 핵안보정상회의에 대해 제기되는 비판 목소리, 정부의 과도한 홍보 등등의 다양한 내용은 다뤄지지 않았다.
 
 
 
2월 25일 방영된 KBS <집중진단/ ‘핵’ 테러 대책은?>은 앞서 방송된 보도 내용을 재탕하는데 그쳤다. 1월 26일 방송된 ‘이슈&뉴스’의 핵안보정상회의 의제를 다시 한번 요약하고, 2월 15일 방송된 테러대비 훈련 및 보안 조치를 다룬 것이 전부였다.
보도에는 “단일 국가가 주최하는 국제 회의로는 역대 최대 규모”, “지난 2010년 열린 서울 G20 정상회의의 두 배가 넘는 규모로 공식 회의에서 동시통역 되는 언어만 18개”등 홍보성 멘트도 빠지지 않았다.
핵안보정상회의의 필요성와 의의를 나열한 후 보도말미에 “이번 회의에 대해 시민단체와 일부 야당은 핵 발전소 감축을 요구하며 반대하고 나선 반면, 원자력 관련 단체들은 안전한 핵 물질 관리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라며 지지의사를 밝혀 찬반 논란이 거세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민단체 등이 왜 핵안보정상회의를 반대하는지에 대해서는 일절 설명하지 않았다.
특히 경찰 특공대의 ‘대테러 대비훈련’을 반복적으로 내보낸 것은 국민들의 불안감을 고조시킬 우려도 있다.
 
 
SBS도 25일 ‘핵안보정상회의’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는 보도를 내놨다. 앞서 지난 달 17일에도 SBS는 정상회의 70일 전이라며 테러대비 훈련 모습을 보도했다.
 
 
25일 SBS도 <‘사상 최대 국제회의’ 열린다>에서 “50여 개 나라 정상들이 모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국제 회의”, “우리 역사상 최대 외교 이벤트로 불렸던 2년 전 G20 정상회의보다도 두 배 이상 큰 규모”라며 적극 띄우고 나섰다. 핵안보정상회의에 대한 반대나 비판여론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이날 MBC는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월 3일 새해벽두부터 [뉴스플러스]라는 이른바 ‘심층보도’ 꼭지에서 ‘핵안보정상회의’의 의제를 시시콜콜 설명하는 4분 36초 분량의 보도를 내놓은 바 있다.
 
 
<끝>
 
 
2012년 2월 2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