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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2-23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2.24)
등록 2013.09.2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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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2-23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MB 기자회견…KBS·MBC, ‘뼛속까지 MB방송’?
- SBS도 ‘청와대 입장’ 충실하게 대변
 
 
 

■ MB 기자회견…KBS․MBC, ‘뼛속까지 MB방송’?
- SBS도 ‘청와대 입장’ 충실하게 대변
 
22일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4주년 기자회견자리에서 야당을 비난하며 자신의 정책을 확고히 추진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야당의 정책을 거론하거나 야당인사들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공격하고 나선 것은 대통령의 ‘선거개입’이라는 것이다.

이날 이 대통령은 한미 FTA와 제주 해군기지 등과 관련해 야권 지도부들의 과거 발언록을 그대로 읽으며 ‘말바꾸기’를 비판했다. 특히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에 대해서는 과거 총리시절 국회속기록까지 인용해 하나하나 읽어가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기도 했다. 대통령 임기 4주년 기자회견을 야당에 대한 총공세로 사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민주통합당은 ‘현직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를 위배했다며 여당을 감싸고 야당을 공격하는 ‘선거 개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측근 비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할 말이 없다’, ‘가슴이 꽉 막힌다’며 마치 3자인양 책임을 피해갔다. 현재 대통령의 최측근인 ‘6인회’의 이상득, 최시중 등을 비롯해 안국포럼, 대통령인수위 주요 인사들이 비리혐의로 구속되거나 조사를 받고 있다. 한 두 사람의 도덕성 문제가 아니라 조직적인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도 이 대통령은 ‘남 탓’으로 돌렸다.
대통령 사저 문제는 대통령이 적극 개입했던 문제라는 것이 드러났지만 대통령은 “제가 챙기지 못해 이런 문제를 일으켰다”고 얼버무렸다.
 
임기 4년간의 실정을 반성하고 남은 임기 동안 산적한 문제들을 극복하겠다는 진정성 있는 말 한마디 없이 기자회견을 ‘자화자찬의 장’, ‘정쟁’의 수단으로 사용한 데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국민의 통합이 아니라 분열을 조장하고 소통이 아니라 ‘으름장’을 놓은 최악의 기자회견이라는 혹평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22일 방송3사 보도에서는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한 비판과 감시는 고사하고 최소한의 분석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다. 방송3사 모두 첫 꼭지로 관련 내용을 보도 했는데 사실상 청와대 대변인이나 다름없었다.
KBS는 한미FTA, 제주해군기지 같은 비판이 제기되는 정책들을 밀어 붙이겠다는 식의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정책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한 비판적 평가는 일절 없었다. 그러더니 <한미 FTA 발효 상생 필수 전략은?>이라는 심층보도를 이어 보도하며 이 대통령의 한미 FTA 추진에 힘을 싣는 모양새를 보였다.
MBC는 아예 ‘MB 해명 방송'을 자처했다. 자신과 측근들의 잘못에 대한 이 대통령의 모호한 발언에 대해 ‘사죄의 뜻을 밝힌 것’이라는 ‘친절한’ 설명을 덧붙이며 ‘대통령이 반성했다’는 식으로 몰아갔다.
SBS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KBS와 MBC가 앵커․기자멘트 등에서 ‘대통령이 사과했다’고 단정한 것과 달리 ‘청와대의 입장’으로 보도해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KBS <“정책 원칙 지킬 것”…측근 비리․사저 사과>(최재현 기자/2.22)
     [집중진단]<한미 FTA 발효 상생 필수 전략은?>(이춘호․박현진 기자/2.22)
 
KBS <“정책 원칙 지킬 것”…측근 비리․사저 사과>는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국익과 나라의 미래가 걸린 핵심 정책들을 확고히 추진해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이 대통령이 야권의 말바꾸기에 대한 정면대응 의지를 보였다”면서 한명숙 대표를 공격하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그대로 내보냈다. 또 “이 대통령은 논란이 됐던 사저 문제는 자신의 탓이라고 말했고, 측근 비리는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꽉 막힌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며 이 대통령의 애매한 발언을 “사과의 뜻”으로 단정했다. 그리고는 여야의 반응을 짧게 덧붙였다.
 
이어 [집중진단]<한미 FTA 발효 상생 필수 전략은?>에서는 이 대통령의 한미FTA 추진에 힘을 실었다. 
보도에서 앵커는 CG를 사용해 “한미 FTA가 발효되면 우리 경제 영토는 세계 GDP의 36%에서 61%로 넓어진다”, “아시아에선 유일하게 세계 최대 경제권인 유럽연합과 미국, 모두와 FTA를 맺은 나라가 되는 것”이라며 ‘한미FTA 효과’를 홍보했다.
이어 FTA의 과제로 ISD 재협상, 취약부문 지원 대책 등을 지적하긴 했지만 “야당 등 반대 측이 주장하는 ISD 폐기는 우리 정부도 곤란하고, 대신 소상공인 보호정책 등 특정 분야를 ISD 제소대상에서 제외하는 식의 논의는 가능할 것”, “농가 피해 보전금 등 총 54조 원을 농업과 제약업 등에 지원한다는 계획”이라며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해결책이 되는 양 소개했다. 그러나 농민단체들은 보전금이나 체질개선의 문제를 떠나 ‘농업의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이익균형이 무너진 불평등 협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지만, KBS는 이런 주장은 철저히 배제한 보도를 내면서 한미 FTA가 몇 가지 ‘취약점’만 반영하면 문제가 없는 것 인양 보도했다. ‘정책 오류’라고 불리는 한미 FTA를 ‘확고히 추진하겠다’는 이 대통령 입장에 발맞춰 불편한 내용은 쏙 빠진 보도였다.
 
 
노조 파업으로 파행을 겪고 있는 <MBC 뉴스데스크>는 무려 세 꼭지를 이 대통령 기자회견으로 다뤘지만, 대부분 이 대통령과 청와대의 입장을 대변해 주는 내용이었다.
 
 
MBC <“측근비리 국민께 할 말 없다”>(이주승 기자/2.22)
       <“야당 말 바꾸기” 비판>(박성준 기자/2.22)
       <“소통 진전”, “이해 못할 어법”>(단신)
 
MBC <“측근비리 국민께 할 말 없다”>는 “살만한 사람들이 비리를 저지른 데 대해 가슴이 막히고 화가 난다고 소회를 밝혔다”면서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고는 “형인 이상득 의원의 불법정치자금 연루의혹과 청와대 수석들에 대한 잇따른 검찰수사 등 측근비리 문제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했다. 또 “내곡동 사저문제도 본인의 책임으로 돌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 내내 자신의 과오에 대해 사죄의 뜻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할 말이 없다’, ‘소홀히 했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자신의 잘못을 삼자의 태도로 대하는 기만적 태도’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도 MBC는 ‘친절한’ 해석까지 달아 대통령이 ‘반성’이라도 한 것인 양 보도했다.
 
<“야당 말 바꾸기” 비판>은 야당 인사들의 과거 발언과 복지정책을 공격하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이어 <“소통 진전”, “이해 못할 어법”>에서는 여야의 입장을 단신으로 간단하게 덧붙였다.
 
 
SBS <“핵심 정책 확고히 지켜나갈 것”>(박진원 기자/2.22)
       <“국민께 할 말 없다” 유감>(최대식 기자/2.22)
       <“실망스럽다”…일제히 비판>(단신)
 
SBS도 <“핵심 정책 확고히 지켜나갈 것”>에서 한·미 FTA와 제주 해군기지, 원전 건설 등과 관련해 야권 인사들을 공격한 이 대통령의 발언을 자세하게 전한 뒤, “선거를 의식한 여야의 정략적 주장에 흔들리지 않고 일관성 있게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담겨 있다”는 청와대의 해석을 덧붙였다.
<“국민께 할 말 없다” 유감>에서도 “이 대통령은 또 측근과 친인척 비리, 그리고 내곡동 사저 논란에 대해서 유감이라고 밝혔다”면서 “청와대는 사과의 뜻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의 발언이 “평소 표현으로 볼 때 진솔한 사과의 뜻이 담긴 것”이라는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설명을 친절하게 실었다.
<“실망스럽다”…일제히 비판>는 야당들의 반응을 전했다.<끝>
 
 
 

2012년 2월 2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