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2월 21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2.22)
등록 2013.09.25 17:07
조회 357
2월 21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박근혜 흠집낼까 '정수장학회' 입 닫은 KBS·MBC
 
 
 
 

■ 총선 쟁점 떠오른 ‘박근혜 정수장학회’ … 애써 외면하는 KBS·MBC

 
‘박근혜 정수장학회’ 문제가 총선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일 부산일보 파업사태와 정수장학회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005년 이사장직을 그만둔 뒤 재단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장학회에서 분명하게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지 않겠냐”고 선을 그었다. 그러자 21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정수장학회는 김지태 선생의 부일장학회가 강탈당한 장물”이라면서 “장물을 남에게 맡겨 놓으면 장물이 아니냐”며 박 비대위장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정수장학회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부산일보 노조는 두 달 넘게 ‘편집권 독립’과 ‘정수재단 사회환원’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부산일보 노조는 이사장에게 거액의 연봉을 주는 등 “실질적인 공익법인인 정수장학회가 지난 50년 동안 사유화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5년 서울시교육청 감사 결과 8년 동안 이사장을 맡았던 박근혜 비대위장에게 11억 3,720만원이 지급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됐었다.
김기태 씨의 아들 김영구 씨도 박정희 전 대통령이 ‘부일장학회’를 ‘강탈’했다며 “선친의 명혜회복을 위해 ‘정치적 장물’인 정수장학회 이름을 다시 부일장학회로 바꾸고 박정희 일가와 측근이 물러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박 비대원장은 “부일장학회의 재산 포기는 ‘헌납’이었다”고 주장했으나 2005년 ‘국정원 과거 사건 진실 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는 부일장학회가 중앙정보부 등 국가 주요기관의 치밀한 계획에 의해 ‘강탈’됐다고 인정했다.

한편 21일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도서관이 개관했다. 그러나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객관적 평가 없이 오로지 치적만을 발췌하고 과장해 군사쿠데타와 유신독재를 미화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또 기념관사업회는 여름에 개관하는 박정희 도서관에 박 전 대통령의 개인 소장품과 친필 지시 등을 정리해 ‘박정희 미화관’을 만들려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역사정의실천연대’는 기자회견을 열어 “박정희 집권기 구축된 기득권세력이 우월한 지위와 특권을 21세기까지 연장하고 정당화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상징화 작업이 바로 오늘 문을 여는 박정희 기념관”이라면서 “즉각 기념관을 폐쇄하라”고 촉구했다.

정수장학회와 ‘박정희 기념관’에 대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지만 21일 방송3사는 이런 사실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MBC는 ‘박근혜 띄우기’ 보도를 내놨다. ‘박정희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한 박 비대위장의 발언에 초점을 맞췄다. 기념관 개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고, 정수장학회 문제도 논란이 되고 있지만 관련 사실에는 입을 다물었다.
KBS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박정희 기념관’은 개관식 소식만 전했고, 정수장학회 문제도 박 비대위장의 해명을 중심으로 보도하는 데 그쳤다.
SBS는 다른 두 방송사 보다 자세하게 다뤘지만 정수장학회와 ‘박정희 기념관’에 대해 제기되는 본질적인 문제는 다루지 않았다. ‘박정희 기념관’은 운영 방침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기념사업회가 논란을 벌이고 있다고 전하는 데 그쳤고, 정수장학회 문제는 여야 공방으로 접근했다.

  MBC <“60세 정년 의무화”>(이주승 기자)

MBC는 ‘박근혜 띄우기’성 보도를 내놨다.
<“60세 정년 의무화”>는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추진 13년 만에 문을 연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을 찾았다”면서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행보에 초점을 맞췄다. 이어 박 위원장이 “우리 국민 모두가 하나 되는 대한민국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혼자만 잘사는 나라가 아니라 골고루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박 전 대통령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는 등 박 위원장의 발언과 행보를 적극 소개하는 띄우기성 내용만 보도했다. 이어 새누리당의 총선 공약을 소개했다. 반면 ‘박정희 기념관’ 설립에 대해 제기되는 비판은 다루지 않았다.
MBC는 박근혜 비대위장의 정수장학회 논란도 일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정수장학회는 MBC 지분 30%를 소유하고 있다.

  KBS  <박정희 대통령 기념·도서관 개관>(간추린 단신)
 
KBS도 제대로 보도했다고 보기 힘들다.
21일 ‘간추린 단신’에서 ‘박정희 기념관’ 개관소식을 다루며 “설립을 추진한지 13년만에 문을 연 기념·도서관에는 새마을 운동과 고속도로 건설 등 박 대통령 주요 업적의 자료와 영상이 전시돼 있다”고 전했다. 비판 목소리는 언급하지 않았다.
정수장학회 관련 논란에 대해서도 <“야권이 심판 대상”>(곽희섭 기자)이라는 보도 말미에 “(박근혜 비대위장은)정수장학회는 이미 이사장직을 그만둬 자신과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는 박 비대위장 측의 해명성 언급만 실었다. 이 보도는 박 비대위장이 토론회에서 민주통합당을 공격하고, 현 정부와 차별성을 갖겠다고 발언했다는 등 박 비대위장의 주장을 주요하게 전했다.

  SBS <기념도서관 논란 속 개관>(이호건 기자)
         <대표공격 난타전>(정성엽 기자)

SBS <기념도서관 논란 속 개관>은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 도서관이 사업 추진 13년 만에 문을 열었다”며 “하지만 논란은 여전하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박 전 대통령 기념관 모습을 자세히 비추고 “국고보조금 208억 원이 투입된 기념관은 서울시에 기부 체납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기념관 사업회는 도서관 서적 대부분을 박 전 대통령 관련 서적으로 채우겠다는 구상”인 반면 “서울시는 가급적 공공 도서관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기념관 운영 방침에 대한 서울시 측과 기념관 사업회의 논란을 다루는 데 그쳤다. 기념관 설립 자체에 대해 제기되는 비판은 다루지 않았다.

<대표공격 난타전>은 여야가 상대 당 대표를 공격한다면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FTA 말바꾸기’로 공격당하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박 비대위장의 정수장학회 문제를 언급했다. 민주통합당이 박 비대위장에게 “정말 과거 단절의 의지가 있다면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강제로 헌납받은 정수장학회를 사회에 환원하라고 촉구했다”면서 “정수장학회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임금님이라고, 박 위원장을 큰 영예라고 부르는 최필립 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는 김진표 원내대표의 발언을 실었다. 또 “박 비대위장은 이미 2005년 이사장직을 물러나 무관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지만 문재인 상임고문은 트위터를 통해 ‘장물을 남에게 맡겨 놓으면 장물이 아니냐’고 되물으며 공격에 가세했다”고 전했다.<끝>
 

2012년 2월 2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