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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0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2.21)‘복지 흔들기’ 나선 MB…응원나선 방송3사
- MB, 집권 내내 재정건전성 흔들더니 이제와 ‘복지’ 탓
■ ‘복지 흔들기’ 나선 MB…응원나선 방송3사
- MB, 집권 내내 재정건전성 흔들더니 이제와 ‘복지’ 탓
20일 기획재정부는 “정치권이 내놓은 복지공약을 이행하려면 앞으로 5년간 220조~340조원이 소요돼 정부 재정이 심각하게 악화될 것”이라며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복지공약을 하나하나 비판하고 나섰다.
정부의 이 같은 행동은 여야의 복지 공약을 ‘선심성 정책’으로 규정해 폄훼하는 동시에 총선의 주요 의제인 ‘복지’ 관련 논의를 죽이는 것이라는 비판이 높다. 현재 여야가 내놓은 복지 정책은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튀어나온 ‘선심성 공약’이라기보다, 사회안전망이 부실한 한국경제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국민들의 바람에서 시작됐다. 국민이 온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아동 무상보육, 반값 등록금, 생계비 지원 등의 정책으로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런 국민들의 요구는 4대강 사업 등 ‘토건족 배불리기’와 부자감세에 앞장 서왔던 이명박 정부에 대한 반발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여야가 내놓은 공약의 재정마련 방안을 구체화시키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언급하면서도 복지 TF를 꾸리며 복지 의제 차단에 나선 정부의 행태는 ‘도를 넘었다’고 지적한다. 한국의 복지수준이 ‘낮은 수준’인데도 이를 감추고 ‘재정 건전성’은 운운하며 위기감을 고조시켜 논의자체를 묵살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부자감세 등을 추진하며 재정건전성을 흔드는데 앞장서 놓고, 이제 와서 그 책임을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복지 정책’에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 이명박 정부가 과연 ‘공약 이행 가능성’을 운운할 자격이 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매년 7%성장, 10년 내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7대 강국 진입’이라는 ‘747공약’을 내놨지만, 모두 실패했다. 또 일자리를 매년 60만개 창출하겠다고 했지만 역시 실패했다. 농어가부채 해소와 서민주거권 보호 정책도 실패했다. 반면 4대강, 금산분리 완화, 산업은행·기업은행 민영화, 수도권 규제완화와 세제지원 등 대기업 및 토건세력을 위한 정책만 이행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검은돈 추방’이라며 내놓은 ‘공직자 뇌물 수수시 50배 벌금형 병과, 고의적 탈세 가산세율 40%에서 100%로 인상’의 공약은 이행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대통령 측근들의 뇌물 비리와 탈세 혐의가 줄줄이 이어져 ‘공약(空約)의 지존’이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20일 방송 3사는 일제히 뉴스 첫 꼭지로 관련 내용을 다뤘는데, 정부 입장을 적극 소개하는데 급급했다. 이명박 정부의 이 같은 주장이 타당한지, 여야의 복지정책을 모두 ‘선심성’으로 싸잡아 비난해야 하는지, 복지 의제가 총선에서 대두된 이유는 무엇인지 등등을 따져보지도 않은 채 정부 입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데 그쳤다.
KBS <복지공약 이행 5년간 340조 더 든다>(김현경 기자)
MBC <여야 복지공약 340조원 든다>(이진희 기자)
SBS <“340조 복지공약 실효성 따지겠다”>(이민주 기자)
KBS 첫 꼭지 <복지공약 이행 5년간 340조 더 든다>는 “정부는 정치권의 선심성 복지공약이 도를 넘었다고 보고 복지TF를 발족해 대응하기로 했다”, “선심성 공약이 계속 확산되면 경제 불확실성을 높이고 재정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란 판단”이라는 등 복지 정책을 ‘선심성’, ‘도 넘은 것’으로 규정한 정부의 입장을 적극 보도했다.
MBC도 첫 꼭지 <여야 복지공약 340조원 든다>에서 “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경쟁적으로 선심성 복지 공약을 내놓고 있는데, 이를 모두 이행하려면 최대 340조원이 필요하다”, “잘못하면 나라를 거덜 낼 수 있다는 위기감에 정부가 정면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는 앵커멘트로 정부 정책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보도에서는 여야의 복지공약에 대한 정부 입장을 적극 소개하고 “정부의 지적에 정치권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SBS 첫 꼭지 <“340조 복지공약 실효성 따지겠다”>도 여야 복지공약에 대한 정부의 주장을 소개한 뒤 “정부가 정치권의 선심성 공약을 직접 심사하겠다고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정치권이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선심성 복지공약 때문에 한정된 재원으로 나라 살림을 해야 하는 정부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며 정부의 입장을 대변했다.
2012년 2월 2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