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8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새누리당 돈봉투엔 ‘유독’ 소극적인 검찰·KBS
- 방송 3사, 지지부진한 검찰 수사 지적 안 해
■ 새누리당 돈봉투엔 ‘유독’ 소극적인 검찰·KBS
- 방송 3사, 지지부진한 검찰 수사 지적 안 해
8일 검찰은 박희태 국회의장이 지난 2008년 새누리당(한나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5000만원 상당의 수표를 현금화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조정만 국회의장 비서관은 2008년 2월 라미드그룹이 ‘변호사 수입료 명목’으로 박 의장 측에 건넸다는 2억원 중 천만원권 수표 4장을 그해 7월 새누리당(한나라당) 전당대회를 일주일 앞둔 시점에 현금화했다. 또 박 의장 측 회계책임자였던 함은미 비서관도 천만원권 수표 1장을 현금화 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 돈이 지역구의원들에게 뿌려진 2000만원과 고승덕 의원에게 전해지 300만원과의 연관성을 밝혀내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한편 고승덕 의원이 돈 봉투를 돌려준 사람으로 지목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박 의장의 전 비서 고명진 씨가 ‘돈 봉투를 돌려받은 뒤 김효재 수석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한 매체에 따르면 고 씨가 ‘고백의 글’이라는 편지를 보내 ‘고 의원 측으로부터 300만 원을 돌려받은 뒤 그날 오후 김 수석을 직접 만나 관련 사실을 보고했다’는 내용을 검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그동안 고 씨는 되돌려 받은 300만원에 대해 “내가 사용했다”며 윗선 개입의혹을 일축해 왔다. 그러나 “책임 있는 분이 자기가 가진 권력과 아랫사람의 희생만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며 그동안의 진술을 번복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한나라당)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검찰은 지난 30일 ‘2008년 당시 김효재 수석 책상에 돈 봉투가 있었다’라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열흘이 다 되는 지금까지 소환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새누리당(한나라당) 돈 봉투 사건 초기부터 박 의장 측의 연루 사실이 속속들이 드러났는데도 검찰은 ‘의장 예우’라며 열흘이 지난 후에야 압수수색을 벌였다. 돈 봉투 혐의 당사자로 지목된 사람들이 입을 맞추고 주변정리를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준 셈이다.
반면 민주통합당 돈 봉투 사건에서 검찰은 새누리당(한나라당) 돈 봉투 수사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제보 직후 민주통합당 CCTV를 분석하고 용의자를 선별해 즉각 압수수색을 벌였다. 그러나 ‘돈 봉투’가 아니라 ‘출판기념회 초대장’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헛다리 수사’, ‘새누리당(한나라당) 돈 봉투 사건 물타기용 수사’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새누리당(한나라당) 돈 봉투 사건 관련 증언과 정황들이 박 의장과 김 수석을 지목하게된 상황에서 검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8일 방송 3사는 박희태 의장 측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수표를 현금으로 바꾼 사실을 보도했다. 그러나 검찰의 지지부진한 수사를 지적하는 내용은 없었다. 특히 KBS는 박 의장 측이 5000만원을 현금으로 바꾼 사실마저 간추린 단신으로 처리했다. 민주통합당 돈 봉투 사건 때는 검찰의 입장을 대변하기 바빴던 KBS가 유독 새누리당(한나라당) 돈 봉투 사건 앞에서는 왜 소극적 보도행태를 띄는지 모를 일이다.(우리단체, 2월 1-2일 방송 브리핑 참조)
MBC <“5천만원 현금 바꿨다”>(민병우 기자)
SBS <“전당대회 직전 현금화”>(정혜진 기자)
KBS <박희태 측 全大직전 수표 5천만 원 현금화>(단신종합)
MBC는 <“5천만원 현금 바꿨다”>에서 “검찰은 전당대회 직전에 5천만원이 현금화된 점으로 미뤄, 이 돈이 안병용 당협위원장이나 고승덕 의원에게 전달된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면서 “조정만 수석비서관을 내일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돈의 사용처를 추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역구 직원들 위로금과 활동비로 사용했다”, “수표를 현금화한 시점은 안병용 위원장이 돈을 건넸다는 때보다 이틀 뒤였다”고 박 의장 측이 반박했으나 “검찰은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안 위원장의 돈 봉투 전달 시점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며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다”고 덧붙였다.
SBS <“전당대회 직전 현금화”>도 검찰이 ‘전당대회 일주일 전 박 의장 측이 5000만원을 현금으로 바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검찰은 이 5000만 원이 고승덕 의원실에게 건네졌다는 300만 원과 안병용 당협위원장이 구 의원들에게 돌렸다는 2000만 원과 관련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박 의장의 반박을 전한 뒤 “검찰은 내일 오후 조정만 의장 정책수석비서관을 세 번째로 불러 현금의 사용처를 집중 조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KBS는 뉴스 말미에 간추린 단신으로 “박희태 후보 캠프 측이 전당대회 직전 수표 5천만 원을 현금화한 사실을 확인하고 돈 봉투 사건과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끝>
2012년 2월 9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