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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2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2.3)
등록 2013.09.25 17:01
조회 338
※ 오늘의 브리핑
1. ‘MB형님’ 2억 수수 의혹 또 터져 … 방송 3사, 취재 안하나?
2. ‘정권 실세’ 강만수에 의한 ‘산은 민영화’? … 방송 3사 침묵
3. 헛다리 수사로 망신살 뻗친 검찰 … ‘검찰 대변인’ 된 KBS
 
 
 
2월 1-2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MB형님’, 이번엔 ‘공천장사’ 의혹 … 방송 3사 ‘쉿’!
 
 
 
 
1. ‘MB형님’ 2억 수수 의혹 또 터져 … 방송 3사, 취재 안하나?
- MBC는 ‘이상득 7억원’도 보도 안 해
 
‘만사형(兄)통’ ‘상왕’으로 불려온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새누리당(한나라당) 의원의 비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2일 김학인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한예진) 이사장이 지난 2008년 총선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에게 공천헌금으로 2억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2002년부터 한예진에서 재정 업무를 맡아왔던 최 모씨는 최근 검찰조사에서 “김 이사장이 한나라당 비례 대표 공천을 받는 조건으로 이 의원에게 20억원을 주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다”, “1만원권으로 2억원을 박스 두 개에 담아 주차장에서 이 의원 쪽 승용차에 실어줬다”는 구체적인 진술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의원은 설 연휴를 앞두고 검찰에 여직원 계좌에 있는 7억여원에 대해 “내 개인 돈”이라고 밝힌 소명서를 제출했다. 이 돈은 이국철 SLS 그룹 회장의 로비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 의원 측 박배수 보좌관이 SLS그룹 워크아웃 관련 청탁과 함께 7억 원 안팎의 현금과 고급시계 등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 돼  계좌 추적 과정에서 여직원 계좌에 있던 뭉치 돈이 함께 발견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의원실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돈 세탁’에 참여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에게 쏟아지는 각종 비리 의혹은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던 이 대통령의 말을 무색하게 한다. 이 의원이 자기 돈이라고 밝힌 ‘7억’을 차명으로 관리하고 있었다는 점만 해도 자금 출처에 의문이 간다. 떳떳한 돈이었다면 굳이 차명으로 관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 의원이 ‘7억’을 자신의 돈이라고 밝힌 것도 일종의 ‘꼼수’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소환조사를 목전에 둔 이 의원이 ‘로비창구’라는 혐의보다는 금융실명제법과 공직자 윤리법을 위반한 혐의를 ‘선택’하며 로비 의혹은 박 보좌관에게 떠넘기려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공천 장사’를 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진 것이다. 과연 공천헌금을 낸 사람이 김 이사장 한 사람 뿐이겠느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 의원에 대한 철저한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방송3사는 이상득 의원에 대해 제기된 의혹을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다. ‘김학인 이사장이 공천헌금으로 2억을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 방송 3사는 일절 관련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
다만 KBS(1일), SBS(2일)는 이 의원이 설 연휴를 앞두고 검찰에 여직원 계좌에 있는 돈이 “내 개인 돈”이라고 밝힌 소명서를 제출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하지만 보도 내용은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KBS와 SBS는 “이 의원이 개인 돈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소명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입장이다”는 사실관계를 나열하는데 그쳤다.
MBC는 관련 보도를 일절 하지 않고 있다. ‘정권 실세’ 앞에서 작아지는 MBC의 모습은 MBC 노조와 기자회가 ‘공정방송 쟁취’를 내걸고 파업을 벌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2. ‘정권 실세’ 강만수에 의한 ‘산은 민영화’? … 방송 3사 침묵
 
지난 달 31일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산은금융지주와 산업은행, 기업은행을 공공기관에서 해제했다. 이에 “금융의 공공성 강화라는 세계적 흐름을 거스르는 처사”라는 비판과 함께 대통령 측근인 강만수 산은지주회장에 대한 ‘특혜’ 논란이 쏟아지고 있다.
재정부가 산은을 공공기관에서 해제하면서 내세운 논리의 핵심은 ‘민영화 준비’이다. 산은이 민간 은행들과 경쟁을 통해 체질강화를 해야 하는 데 공공기관에 묶여있으면 인력운용과 예산집행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산은은 100% 정부기금 출연기관으로 기관이 잘못되면 국민세금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인력운용이나 예산집행에 제약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1997년 외환위기로 산은이 파산위기에 몰렸을 때 국민 혈세 4조원을 투입한 바 있다.
당초 재정부도 산은 민영화가 완료되면 자연스럽게 공공기관 해제가 이뤄진다며 서둘러 해제하는 것에 반대해왔다. 그러나 갑자기 재정부가 말을 바꿔, 전임 장관이었던 ‘강만수 밀어주기’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강 회장이 ‘공공기관 해제’를 공언하고 다녀 그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더군다나 정부 보유지분이 전혀 없는 한국거래소는 공공기관으로 여전히 묶어둔 상태다. 한국거래소 노동조합은 “정부 지분이 전혀 없고 민영화된 지 20년이 지난 거래소는 공공기관으로 묶어두면서 다른 기관은 풀어주는 것은 명백한 특혜”라고 비난했다.
 
산은의 공공기관 해제는 ‘산은 민영화’라는 내용에서도 문제다. 강만수 현 산은 회장은 기재부 장관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을 주물러왔다. 그는 특히 ‘메가뱅크’를 주창하며 산은 민영화를 밀어붙였다. 산은을 민영화한 후 기업은행과 우리금융지주를 묶어 500조가 넘는 세계적 수준의 은행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부가 UAE 원전 수주 등의 사업 진행 시, 보증을 위해 외국은행에 막대한 ‘수수료’를 내지 않고 국내 은행을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메가뱅크는 한국의 경제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반발이 많다. 우선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정부가 요구하는 ‘위험한 투자’에 나서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메가뱅크를 주장하며 예시로 들었던 UAE 원전수주도 3년이 지난 지금 사업의 ‘허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금융인사들의 도덕적 해이로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그 파급이 나라 전체에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금융위기 발생 후 실물경제가 불안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금융의 공적기능을 강화하는 추세인데, 이명박 정부는 여전히 ‘민영화’에 목을 매고 있다는 비판도 높다. 전문가들은 “민영화 성공자체가 의심받는 상황에서 공공기관 해제를 강행하는 건 정부의 독단”이라며 “산은과 기은이 담당하던 정책금융 기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금융의 공적기능 약화를 우려했다.
 
산은의 공공기관 해제는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높고, 특혜 논란도 뜨겁게 일고 있다. 그러나 방송 3사는 정부 발표 삼일이 지난 2일까지 관련 보도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
 

3. 헛다리 수사로 망신살 뻗친 검찰 … ‘검찰 대변인’ 된 KBS
 
2일 검찰은 민주통합당 김경협 예비후보에 대한 내사를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여당인 한나라당 돈봉투 사건과 ‘기계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무리한 수사를 벌이다 망신당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31일 검찰은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를 뿌린 혐의로 부천 원미갑 민주통합당 예비후보인 김경협 씨 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그러나 김경협 예비후보는 경선장에서 뿌린 봉투는 ‘돈 봉투’가 아닌 ‘출판기념회 초대장’이라며 “수백명의 사람들이 오고가는 로비에서 준 것을 돈 봉투라고 주장하는 검찰에 기가막힌다”고 반발했다.
김 후보의 주장에도 검찰은 “출판기념회 내용을 이미 알고 있으며, CCTV 화질이 얼굴은 물론 봉투 크기까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하다”, “김 씨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면 실체적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며 혐의 입증에 자신을 보였다.

그러나 검찰은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인지 이틀 만에 “출판기념회 초대장을 배포했다는 김 씨의 주장에 수긍할 점이 있다”며 “피의자 조서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 종결했다”고 꼬리를 내렸다. 그러면서 “무의미한 수사와 정치 간에 대립을 조장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이례적으로 신속한 결정을 내렸다”며 ‘무리한 수사’를 계속 하지 않은 것이 ‘배려’인양 표현하기도 했다. 선거를 앞두고 돈 봉투 살포자로 찍혀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선거운동에 타격을 입은 김경협 예비후보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2일 방송 3사는 관련 내용을 다뤘는데 차이를 보였다.
MBC는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여당과의 균형을 맞추려다 빚은 사고’, ‘한나라당 사건 물타기 용’이었다는 비판을 담았다.
KBS는 ‘어설픈 수사’라고만 지적하고 오히려 검찰 입장을 대변하고 나섰다.
SBS는 이상득 의원 ‘7억원’ 관련 보도 뒤에 짧게 ‘수사종결’ 사실만 전했다.
 
 
MBC <“봉투는 초대장” 맞다>(민병우 기자)
KBS <‘초대장’ 인정…수사 종결>(김건우 기자)
 
MBC <“봉투는 초대장” 맞다>는 “(검찰이) 압수수색과 함께 공개수사에 나선지 이틀 만에 백기를 들었다”고 전한 뒤 “(검찰은) 압수수색 사실을 언론에 흘려서 민주통합당과 김경협 총선후보에 대해 치명적 흠집을 냈고 한나라당 사건을 물타기 하는데 충분히 활용했다”고 비판하는 김경협 예비후보의 인터뷰를 실었다.
보도는 “이번 내사 중단을 두고 ‘돈을 받았다’는 진술이나 물증도 없이 CCTV 화면만으로 수사를 너무 서두른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면서 “‘여당과의 균형을 맞추려다 빚은 사고 아니냐’는 뼈아픈 비판도 제기된다”고 꼬집었다.
 
KBS <‘초대장’ 인정…수사 종결>은 “검찰이 공개 수사 이틀 만에 김경협 씨 관련 의혹에 대해 수사 종결을 선언했다”면서 “이례적이고 신속한 이번 조치에는 ‘초대장’ 주장을 반박할만한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현실론이 크게 작용했다”, “검찰 수사 자체가 정치 공방으로 번지는 상황에서, 털고 갈 건 확실하게 털자는 계산도 깔렸다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검찰이 한나라당 돈봉투 사태를 의식한 ‘정치적 고려’로 무리한 수사를 펴다 망신을 당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KBS는 이런 비판을 일절 전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검찰이 “현실론” “털건 털자는 계산”으로 수사를 종결했다며 검찰 입장을 대변하고 나섰다.
이어 “검찰은 예비경선장 화장실의 돈 봉투 살포 등 민주통합당의 다른 의혹들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면서 “검찰의 어설픈 수사로 신뢰에 타격을 잃으면서, 향후 수사가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SBS는 이 문제를 한 꼭지로 다루지 않고 <서면 조사 뒤 소환 여부 검토>(정혜진 기자)에서 이상득 의원의 소식을 전한 뒤에 한나라당 돈봉투 검찰 조사 상황과 함께 짧게 다뤄졌다. 검찰의 수사 중단 소식을 전한 뒤 “사무실 압수수색까지 나선 터라 검찰은 체면을 구기게 됐다”는 말을 덧붙이는 데 그쳤다.<끝>
 
 

2012년 2월 3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