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월 17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1.18)KBS, 미국압박에 흔들릴 한국경제는 ‘쉬쉬’
17일 로버트 아인혼 미국 국무부 대북·대이란 제재 전담조정관은 한국에게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일 것을 요구하며 “한국 정부는 이란 핵 문제와 북한 핵 문제가 서로 연관돼 있음을 잘 알 것, 어느 한 문제의 진전이 다른 문제의 진전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요구는 지난 해 말 미 의회를 통과한 ‘국방수권법’에 근거한다. 이 법은 미국이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경제주체(기업 등)와는 거래를 끊어버리는 강력한 ‘금수조치’ 법안이다. 다만 국가 차원에서 이란산 원유 수입을 ‘비중 있는(significant) 규모’로 줄이면 예외가 적용된다. 이 조항을 근거로 미국은 다른 국가들에게 ‘이란 원유 수입 중단’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요구는 유엔안보리 결의 사안도 아닐뿐더러 국제법적 근거도 없다. 자국의 이해관계(중동지역 패권)를 바탕으로 이란의 ‘핵문제’를 제기하면서, 다른 나라에게 이란 제재에 함께 하라고 강제하는 것이다.
이미 국제원유와 원자재 값 상승으로 한국경제의 물가는 폭등했다. 정부가 서민경제와 한국 경제의 전망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KBS는 이란 원유 수입 감축 조치가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제대로 짚지 않았다. ‘북핵 문제 때문에 외면 할 수 없다’, 김황식 총리가 UAE로부터 ‘원유 우선공급’을 약속 받았다는 등의 내용을 덧붙이며 정부 입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MBC는 이란 원유 수입 감축 조치가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을 방송 3사 중 가장 자세히 언급했다.
SBS는 “이란산 수입을 줄일수록 우리 경제의 주름은 그만큼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를 내놓았지만, 해당 기사를 20번째 꼭지로 내놓아 비중이 적었다.
MBC <“이란 원유 줄여라” 공식 요구>(김필국 기자)
<기름값 상승 불가피>(한동수 기자)
SBS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 요구>(서경채 기자)
보도에서도 “북핵 해결을 위한 국제적 노력을 요청하는 정부로서는 외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면서 정부 입장을 두둔하고 나섰다. 그리고는 정부가 이란 제재에 동참할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칠 파급에 대해서는 제대로 다루지 않은 채 “중동을 순방중인 김황식 총리는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필요할 때 한국에 원유를 우선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덧붙여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여도 ‘대안’이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원전, 유전 개발 우선 참여권 등 정부가 발표한 UAE 관련 홍보는 ‘뻥튀기’된 내용이 많아 이번 UAE의 약속에 대해서도 일각에서는 신뢰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란 원유 줄여라” 공식 요구>는 “(미국이) 이란과 북한은 핵 개발로 연결돼있기 때문에, 이란 문제가 잘 해결되면 북한 문제 진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압박했다”면서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의 감축을 우리 정부에 직접적으로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기름값 상승 불가피>는 “지난해 우리나라가 이란에서 들여온 원유는 8천만 배럴, 전체 수입량의 10% 정도”, “보통 1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들여오기로 계약된 물량”이라며 “원유 수입을 이란에서 갑자기 다른 중동국가로 바꾸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수입선을 찾는다 해도 비용이 문제”라면서 “업계는 다른 나라로 대체할 경우 4천억 원 이상 돈이 더 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란산 금수로 원유 공급이 줄면 국제 유가는 더 오를 수밖에 없고, 결국 국내 유가도 요동칠 것”이라는 우려를 전하면서 이란상태가 더 악화된다면 현재 110달러인 국제유가가 “이란산 원유 수출이 전면 중단되면 150달러,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엔 200달러 이상 간다는 전망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 요구>는 “이란 문제가 북핵 문제와 연계돼 있고 유럽연합에 이어 일본, 그리고 이란 제재에 반대하는 중국까지도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였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우리나라 원유 수입에서 이란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달한다”며 “이란산 원유는 다른 중동산에 비해 많게는 배럴당 6달러 정도 싸기 때문에 이란산 수입을 줄일수록 우리 경제의 주름은 그만큼 깊어질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끝>
2012년 1월 18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