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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7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1.18)
등록 2013.09.2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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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7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KBS, 미국압박에 흔들릴 한국경제는 ‘쉬쉬’
 
 

17일 로버트 아인혼 미국 국무부 대북·대이란 제재 전담조정관은 한국에게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일 것을 요구하며 “한국 정부는 이란 핵 문제와 북한 핵 문제가 서로 연관돼 있음을 잘 알 것, 어느 한 문제의 진전이 다른 문제의 진전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요구는 지난 해 말 미 의회를 통과한 ‘국방수권법’에 근거한다. 이 법은 미국이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경제주체(기업 등)와는 거래를 끊어버리는 강력한 ‘금수조치’ 법안이다. 다만 국가 차원에서 이란산 원유 수입을 ‘비중 있는(significant) 규모’로 줄이면 예외가 적용된다. 이 조항을 근거로 미국은 다른 국가들에게 ‘이란 원유 수입 중단’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요구는 유엔안보리 결의 사안도 아닐뿐더러 국제법적 근거도 없다. 자국의 이해관계(중동지역 패권)를 바탕으로 이란의 ‘핵문제’를 제기하면서, 다른 나라에게 이란 제재에 함께 하라고 강제하는 것이다.
 
2010년 6월 유엔 안보리는 이란 75개 기업과 기관에 자산을 동결하고, 각국에게 이란과의 보험 및 금융거래를 자제하자는 수준의 결의를 했다. 그러나 그해 9월 한국정부는 미국정부가 유엔결의안을 넘은 ‘독자적’ 제재를 요청하자 이란 은행을 영업정지 시키는 등 추가 제재까지 나섰으며, 이번에도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요구대로 이란 원유 수입을 중단하거나 ‘비중있는 규모’를 줄일 경우 한국경제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다. 현재 이란산 원유는 국내 수입 원유의 10%가량을 차지한다. 이 양을 대체할 산유국을 찾아야 하는데, 보통 10년 이상씩 장기계약을 맺는 원유거래의 특성상 구하는 일이 녹록치 않다. 뿐만 아니라 이란제재에 다른 나라들도 동참할 경우 당장 원유를 구하는 일 자체가 어려워 질 수도 있으며 원유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를 것이다.
이미 국제원유와 원자재 값 상승으로 한국경제의 물가는 폭등했다. 정부가 서민경제와 한국 경제의 전망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참여연대는 지난 16일 논평을 내 “미국이 국방수권법이라는 제재안까지 만들어 한국 등 각국의 이란 제재 동참을 압박하는 것은 유엔의 이란제재결의안 이행사항을 넘어서는 월권행위이자, 각국의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패권적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하면서 “정부는 미국의 부당한 요구를 결코 수용해서는 안된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 압박은 정당하지 않을 뿐더러 이란의 핵개발이나 국제사회 핵확산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17일 방송 3사는 관련 내용을 보도했는데 보도 내용에서 차이를 보였다.
KBS는 이란 원유 수입 감축 조치가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제대로 짚지 않았다. ‘북핵 문제 때문에 외면 할 수 없다’, 김황식 총리가 UAE로부터 ‘원유 우선공급’을 약속 받았다는 등의 내용을 덧붙이며 정부 입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MBC는 이란 원유 수입 감축 조치가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을 방송 3사 중 가장 자세히 언급했다.
SBS는 “이란산 수입을 줄일수록 우리 경제의 주름은 그만큼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를 내놓았지만, 해당 기사를 20번째 꼭지로 내놓아 비중이 적었다.
 
 
KBS <미, “이란 원유 줄여야”…규모는 협의>(송현정 기자)
MBC <“이란 원유 줄여라” 공식 요구>(김필국 기자)
       <기름값 상승 불가피>(한동수 기자)
SBS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 요구>(서경채 기자)
 
KBS <미, “이란 원유 줄여야”…규모는 협의>는 “미국이 우리 정부에 이란 제재 동참 차원에서 이란산 원유의 수입 감축을 요구해옴에 따라 일정 부분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게 우리 정부의 인식”이라면서 “구체적인 감축 폭을 놓고는 이제부터 미국과 줄다리기가 시작됐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이란산 원유수입 감축을 기정사실화하며 ‘감축 폭’이 얼마나 되느냐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보도에서도 “북핵 해결을 위한 국제적 노력을 요청하는 정부로서는 외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면서 정부 입장을 두둔하고 나섰다. 그리고는 정부가 이란 제재에 동참할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칠 파급에 대해서는 제대로 다루지 않은 채 “중동을 순방중인 김황식 총리는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필요할 때 한국에 원유를 우선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덧붙여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여도 ‘대안’이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원전, 유전 개발 우선 참여권 등 정부가 발표한 UAE 관련 홍보는 ‘뻥튀기’된 내용이 많아 이번 UAE의 약속에 대해서도 일각에서는 신뢰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MBC는 이란 제재에 동참할 경우 한국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주요하게 다뤘다.
<“이란 원유 줄여라” 공식 요구>는 “(미국이) 이란과 북한은 핵 개발로 연결돼있기 때문에, 이란 문제가 잘 해결되면 북한 문제 진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압박했다”면서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의 감축을 우리 정부에 직접적으로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기름값 상승 불가피>는 “지난해 우리나라가 이란에서 들여온 원유는 8천만 배럴, 전체 수입량의 10% 정도”, “보통 1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들여오기로 계약된 물량”이라며 “원유 수입을 이란에서 갑자기 다른 중동국가로 바꾸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수입선을 찾는다 해도 비용이 문제”라면서 “업계는 다른 나라로 대체할 경우 4천억 원 이상 돈이 더 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란산 금수로 원유 공급이 줄면 국제 유가는 더 오를 수밖에 없고, 결국 국내 유가도 요동칠 것”이라는 우려를 전하면서 이란상태가 더 악화된다면 현재 110달러인 국제유가가 “이란산 원유 수출이 전면 중단되면 150달러,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엔 200달러 이상 간다는 전망이 있다”고 설명했다.
 
SBS는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이 미칠 파장을 간단하게 다뤘다.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 요구>는 “이란 문제가 북핵 문제와 연계돼 있고 유럽연합에 이어 일본, 그리고 이란 제재에 반대하는 중국까지도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였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우리나라 원유 수입에서 이란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달한다”며 “이란산 원유는 다른 중동산에 비해 많게는 배럴당 6달러 정도 싸기 때문에 이란산 수입을 줄일수록 우리 경제의 주름은 그만큼 깊어질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끝>
 

2012년 1월 18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