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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1.2)
등록 2013.09.25 16:38
조회 391
※ 오늘의 브리핑
1. KBS, 2012년 벽두부터 ‘MB 띄우기’, ‘장밋빛 전망’ 부각
2. KBS의 황당한 해석…“박근혜와 안철수 접전”?
 
 

1월 1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새해에도 역시…‘정권 나팔수’ KBS
 

2012년 새해가 밝았다. 2012년은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함께 치러져 어느 때 보다도 정치적 격변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에서부터 시작된 금융위기가 유럽으로 번져 경제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양극화를 비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99%의 투쟁’은 정치적 민주화 뿐 아니라 경제적 민주화를 이뤄야 한다는 요구다. 한국에서도 ‘정의’와 ‘복지’가 화두로 떠올랐다. 2011년에는 희망버스로 ‘정의’와 ‘연대’에 대한 요구가 드러났고, 서울 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복지’를 향한 시민들의 열망을 확인하기도 했다.
또한 2012년은 한반도 평화에서도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지난 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북에는 ‘김정은 체제’가 들어섰다. 북한의 체제변화에 따라 파탄된 남북관계를 재정립하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제기되고 있다.
 
2012년 첫날 방송 3사의 보도주제는 그다지 큰 차이가 없었다. 새해 처음으로 태어난 아이, 일출 등을 다룬 스케치 기사들과 사건사고, 선거와 관련한 설문조사 결과 등을 보도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에서 조금 차이가 드러났다.
KBS는 2012년 첫 메인뉴스에서 이명박 대통령 띄우기, 한국 경제상황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으며 ‘MB나팔수’ 경향을 드러냈다.
MBC와 SBS도 2012년 한국 사회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다루긴 했지만, 비정규직 문제나 경제 전망 등에서 문제를 언급해 조금 차이를 보였다.
 
 
1. KBS, 2012년 벽두부터 ‘MB 띄우기’, ‘장밋빛 전망’ 부각
 
KBS는 새해 벽두부터 메인뉴스에서 한국의 경제에 대한 ‘장밋빛’ 소식을 쏟아냈다. 꼭지를 하나하나 떼어놓고 보면 별 문제가 없는 보도일 수 있다. 그러나 새해 첫 날 한국의 과학 기술과 산업이 발달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대대적으로 내놓아 그 ‘의도’에 의구심이 들게 한다. 2012년에는 경기침체로 비정규직 등 서민들의 고통이 더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지만, KBS 보도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그늘’을 다룬 보도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현실을 비껴간 KBS의 신년 진단 보도는 시청자․국민을 호도할 위험이 다분했다.
또 KBS는 이명박 대통령의 새해 첫 일정과 신년하례회 발언을 6번째 꼭지로 배치했다. 그러나 이 보도는 해돋이 등 신년 풍경을 다룬 스케치성 보도 이후 바로 다뤄진 것으로 방송3사 중 가장 비중 있는 보도였다. 보도 내용도 이 대통령의 일정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KBS <“일자리 창출·물가 관리 최선”>(최재현 기자) 
       <수출 첨병 항공 화물 24시>(홍석우 기자)
       <휴일 잊은 산업 현장>(윤나경 기자)
       <새해 맞은 남극 세종기지>(김학재 기자)
       <해외서 자원 영토 넓힌다>(이재환 기자)
       <아리랑 2호가 본 지구촌․한반도>(김성한 기자)
 
<수출 첨병 항공 화물 24시>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제선 항공 화물 운송량은 140만 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라면서 “수출 첨병 화물기들이 올해 수출 목표 5,950억 달러 달성을 위해 새해 첫날부터 힘찬 날개를 펼쳤다”며 수출상황을 전했다.
 
<휴일 잊은 산업 현장>은 휴일에도 쉬지 못하는 포항제철소의 모습을 전하며  “올해 철강 경기가 그리 밝지만은 않아서, 원가 절감과 안전 관리로 경쟁력을 키워나간다는 전략”, “신소재 고급 철강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조강 능력을 100만 톤 증가한 3,800만 톤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전한 뒤 “뜨거운 열기의 용광로처럼 2012년 새해 우리 경제도 힘차게 뻗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여수 엑스포 글로벌 도약 꿈꾼다>는 “넉달 뒤인 5월이면 세계 속에 빛나는 한국의 위상을 확인해 보실 수 있다”며 여수 엑스포를 소개 한 후 “행사가 치러지는 3개월 동안 예상 관람객만 800만 명으로 12조 2천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어 “무엇보다 행사 후 엑스포 시설 활용과 수익 모델 창출 등 실속 있는 박람회가 되기 위한 치밀한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새해 맞은 남극 세종기지>도 남극 세종기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연구원들의 소식을 자세히 전한 뒤 “얼음의 땅 남극에서 한국을 알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 과학자들의 노력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제2 남극기지인 장보고 기지를 건설해 자원 탐사의 영역을 더욱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해외서 자원 영토 넓힌다>는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자원 확보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 한 뒤 “자원개발을 위해 해외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모습”을 취재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자원 개발에 성공한 모습을 비춘 후 “갈수록 격화되는 자원 확보 전쟁, 국가 운명을 건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카메룬 다이아몬드 개발, 미얀마 석유개발 등 이명박 정부가 적극 추진해 온 이른바 자원외교 과정에서 비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런 문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아리랑 2호가 본 지구촌․한반도>(김성한 기자)는 한국의 인공위성인 아리랑 2호를 조명하면서 “재해재난이 발생했을 때 활용이 많이 되고 있고, 토지이용 변화 아니면 경지면적 조사 이런데도 활용도가 상당히 높게 쓰이고 있다”는 연구원의 인터뷰를 실었다. 또 “올해는 0.7미터급 촬영이 가능한 아리랑 3호와 전천후 영상을 전송하는 아리랑 5호가 우주로 진입한다”고 덧붙였다.
 
 
MBC <“튼튼한 안보”>(이주승 기자)
       <한미FTA 원년>(최일구 앵커)
       <수출 시동 전망은 불투명>(박주린 기자)
       <비정규직 재계약 걱정>(이학수 기자)
       <신흥시장 중소기업이 개척>(한동수 기자)
       <MBC 연중기획 “통(通)하면 행복합니다”>(문지애 앵커)
       <소통사회 귀 기울여야>(허유신 기자)
 
MBC도 올 한해 경제문제, 이명박 정권의 ‘불통’ 등의 문제를 면밀하게 지적하지 못했다. 그나마 비정규직 문제를 지적했다는 점에서는 KBS와 조금 차이를 보였다. 이 대통령의 새해 첫 일정과 신년 하례회 발언 내용 등은 11번째 꼭지로 배치했다.
<한미FTA 원년>(최일구 앵커), <수출 시동 전망은 불투명>(박주린 기자)은 올해가 한미FTA 원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기업들의 수출 전망을 다뤘다. ‘퍼주기·졸속 협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지만 한미FTA의 문제는 일절 다뤄지지 않았다. 보도는 “올해 무역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며 미국과 EU 등 선진국의 경기 침체로 반도체와 조선업 등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보도 말미에 “상반기에는 어려움이 이어지겠지만 하반기에는 회복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라고 긍정적 평가를 덧붙였다. 또 <신흥시장 중소기업이 개척>(한동수 기자)에서는 브라질 시장 개척에 나선 중소기업을 소개했다.
 
그나마 <비정규직 재계약 걱정>(이학수 기자)에서는 청년들의 취업 문제가 심각하다며 “1년마다 재계약을 해야 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새해는 희망보다 두려움의 시기”, “현재 비정규직은 6백만명 안팎, 전체 임금 근로자 3명중 1명 꼴”이라며 다양한 직종에서 일하는 비정규직들의 실상을 전했다. 이어 “올해는 선거가 두번이나 있어 조금은 다른 기대를 가져보기도 한다”며 정치참여를 통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MBC 연중기획 “통(通)하면 행복합니다”>(문지애 앵커), <소통사회 귀 기울여야>(허유신 기자)에서 ‘SNS를 막으려 한다’, ‘정부와 소통이 잘 안된다’는 등 한국사회의 ‘소통’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를 전하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방송장악, 인터넷 등 언론통제, 집회 및 시위의 자유 억압 등 이명박 정부가 ‘불통’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에 대한 면밀한 분석은 부족했다. 그리고는 “‘불통 정부’라는 눈총을 받아온 청와대는 국민소통비서관실의 위상을 높여 민심과의 거리 좁히기를 시도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피로의 누적”이라고 강변하는 박인주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의 주장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SBS <“무엇보다 튼튼한 안보”>(박진원 기자)
       <휴일 잊고 구슬땀>(김요한 기자)
       <수출 첨병 세계를 누빈다>(박상진 기자)
       <안개 속 한국 경제>(정호선 기자)
       <고졸 취업자 희망 꿈꾸다>(김범주 기자)
 
SBS도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수출과 가계부채, 물가 등을 우려하는 내용을 한 건 다뤘다. 이 대통령의 신년 하례회 등을 다룬 보도는 뉴스 맨 마지막 꼭지에 배치해 KBS와 차이를 보였다.
<휴일 잊고 구슬땀>(김요한 기자)은 하루도 멈추지 않고 철을 생산하는 광양제철소의 모습을 비췄고, <수출 첨병 세계를 누빈다>(박상진 기자)는 화물기에 수출품을 싣는 모습을 비추며 수출에 매진하는 모습을 전했다.
<안개 속 한국 경제>(정호선 기자)는 유로존의 경제 위기 상황, 미국의 경기 침체 등 외부 여건으로 한국 경제가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해 250억 달러였던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올해 160억 달러로 큰 폭으로 ‘뚝’ 떨어질 걸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 “4%대 고공 행진하면서 서민들을 괴롭혔던 물가, 올해도 여의치가 않아 보이고, 무엇보다도 지난해 가구당 빚은 처음으로 5천만 원을 넘어서 지금 벌어서 이자내기가 바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성장률 추락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2. KBS의 황당한 해석…“박근혜와 안철수 접전”?
- 방송 3사의 신년 여론조사, ‘의도’있나?
 
이 날 방송 3사는 2012년 대선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표 1 참조)
 
 
 
KBS <“박근혜․안철수 접전 양상”>(하송연 기자)
MBC <다자 땐 박근혜‥양자 땐 안철수>(이세욱 기자)
SBS <박근혜-안철수 가상대결>(한승희 기자)
 
KBS는 다자간 대결에서는 “박근혜 비대위장을 안철수 교수가 오차범위 내에서 선두경쟁을 하고 있다”, 양자 대결에서는 “박근혜 40.8% 안철수 49%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다자간 대결에서 안 교수가 오차범위 내까지 치고 오른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이이고, 양자 간 대결에서 8%이상 차이 난 것은 안 교수가 유력한 대선후보로 떠올랐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KBS는 이에 대해 어떤 멘트도 달지 않았다. 오히려 보도 제목을 <“박근혜․안철수 접전 양상”>으로 뽑았다. 안 교수의 우세를 부각시키지 않으려는 ‘의도성’이 엿보인다.
한편 KBS는 다른 질문으로 “총선에서 선택할 정치세력”을 물었는데, 제시 된 ‘답변목록’은 ‘안철수 등의 제 3신당’과 ‘민주통합당’이 분리 돼 있었다. 안 교수는 수차례 신당을 만들지 않겠다고 밝혔고, 야권 통합 후보로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KBS는 설문조사에서 두 그룹을 분리해 한나라당이 1위를 차지하는 결과를 낳았다.
 
MBC는 <다자 땐 박근혜‥양자 땐 안철수>라는 제목을 뽑고, 관련 내용을 전했다. 양자 대결구도에서는 박근혜-안철수 구도만 발표했다.
이어 MBC는 한나라당의 쇄신에 관한 질문을 한 후, 4월 총선 지지 정당을 물었다. 보기에는 ‘범여권 정당’과 ‘민주통합당’이 있었다. 한나라당이 ‘재창당 수준의 쇄신’ 혹은 ‘신당창당’을 할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범여권 정당’이라는 보기를 내놓고는 민주통합당은 ‘야권단일화’ 부분을 제외한 채 물은 것이다. 결과에서는 범여권 정당 지지도가 높게 나왔다.
 
SBS는 ‘박근혜-안철수’ 양자 대결 결과를 보도하면서 “7.9% 포인트 차이, 오차 범위를 넘는 안철수 교수의 우세”라고 전했다. 또 다자간의 대결 결과는 “1위 박근혜, 2위 안철수, 3위 문재인 순으로 세 사람의 순위는 석 달 전 조사와 같았다”면서도 “안철수 후보에 대한 선호도가 27.5%로 10% 포인트나 껑충 뛰어올랐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어 SBS는 “북한에 급변 사태가 일어날 경우”를 가정한 뒤, 가장 잘 대응할 후보를 물었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 체제는 현재 안정적인 단계이며, 당장 급변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한다. 또 지금 시기는 북과 단절된 소통의 창구를 열고, 남북관계의 전환을 꾀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그러나 SBS는 굳이 특정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는 “북한 급변사태”를 가정한 질문을 했고, 결과는 박근혜 후보가 단연 앞섰다. “남북 관계를 잘 풀어갈 수 있는 대선 주자”를 묻는 물음이 없는 것이 아쉽다.<끝>
 
 

2012년 1월 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