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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2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1.12.23)
등록 2013.09.2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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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2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KBS, 정봉주 ‘디스’나섰나?
 
 
 
■ KBS, 정봉주 ‘디스’나섰나?
 
22일 대법원은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에 출연하고 있는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에게 유죄를 확정했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BBK 주가 조작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날 대법원은 정 전 의원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고, 대검찰청은 정 전의원에게 23일 오전까지 검찰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정 전의원은 검찰에 출두하는 순간 수감된다. 출소 후에도 10년간 공무담임권과 피선거권이 박탈돼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
 
대법원 판결이 전해지자 야권과 네티즌들은 ‘정치판결’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대법원이 지난 17대 대선 당시 야당의 BBK진상규명 단장으로 활동하며 했던 정 전 의원의 발언 내용을 문제 삼아 실형까지 선고한 것은 과하고 다른 의원들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 대통령이 BBK사건에 연루됐다’고 주장한 사람은 정 전 의원만이 아니다. 지난 2007년 한나라당 경선에서는 박근혜 의원은 “5천500명의 투자자에게 천억대의 피해를 입혔고, 피해본 사람이 자살까지 한 사건”이라며 “BBK의 실제 주인이 우리 당의 모 후보라는 비밀계약서까지 있다”고 주장했었다. 때문에 “정봉주가 유죄면 박근혜도 유죄”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나꼼수’로 이명박 정부 비판에 앞장서고 있는 정 전 의원의 입을 막기 위해 과도한 판결을 내린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BBK사건에 대한 의혹이 아직도 해소되지 않았다. 지난 12월 16일 김경준 씨는 ‘기획입국설’의 비난 근거가 됐던 ‘가짜편지’를 쓴 신모 씨를 고소했다. 신씨는 2007년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을 곤경에 빠트리기 위해 김경준 씨가 여당과 짜고 기획입국 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썼었는데, 지난 3월 신 씨는 이 편지가 한나라당과 이 대통령 측근들에 의해 ‘사주’된 가짜 편지라고 폭로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은씨가 1대 주주로 있는 다스는 김경준씨와의 소송에서 졌는데도 김경준씨로부터 140억 원을 돌려받았고, 그 직후 김 씨의 누나인 에리카 킴이 입국해 돌연 “BBK는 이명박 대통령과 무관하다”고 선언하더니 검찰에 출두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일 등이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22일 방송3사는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이번 판결에 대한 문제 제기, BBK 관련 의혹들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지만 이런 사실은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특히 KBS는 정 전의원의 국회 몸싸움 영상을 반복 사용하고 ‘BBK의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특검의 결론을 단정적으로 언급하는 등 대법원의 판결에 힘을 싣고 나섰다. 재판 결과에 대해 일고 있는 야권과 네티즌들의 비판도 ‘공방’으로 치부하며 제대로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KBS <정봉주 전 의원 징역 1년 확정>(황진우 기자)
MBC <징역 1년 확정..반발>(백승우 기자)
SBS <징역 1년 유죄 확정>(조성현 기자)
 
KBS <정봉주 전 의원 징역 1년 확정>은 보도 시작부터 ‘정봉주 前 의원 BBK 의혹 폭로’라는 자막과 함께 화면을 분할해 국회본회의장에서 정봉주 의원이 몸싸움을 벌이는 영상과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BBK연루 의혹을 브리핑하는 정 전 의원의 영상을 내보냈다. 정 전 의원의 대법원 판결을 전하며 굳이 국회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영상을 구체적인 상황 설명도 없이 반복해 내보낸 것으로 다분히 ‘의도’적인 편집이었다.
 
 
▲ KBS <정봉주 전 의원 징역 1년 확정> 보도 첫 화면
 
이어 보도는 정 전 의원이 대선 시절 이명박 후보의 BBK 연루 의혹을 집중 제기했었는데 “특검수사에서도 BBK 의혹은 사실이 아닌 걸로 결론지어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BBK 특검은 수사기간이 역대 특검 중 가장 짧았고, 조사과정에서도 이 대통령을 ‘한정식 집에서 식사를 하면서 세 시간 조사’ 후 마무리 하는 등 부실수사 행태를 보여 국민들의 지탄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도 KBS는 이런 특검 결과를 거론하며 대법원 판결에 힘을 싣고 나섰다.
정 전 의원의 대법원 판결에 대해 야권과 네티즌들이 ‘정치판결’, ‘정치보복’이라면서 강력히 항의하고 있지만 KBS는 “정치권과 인터넷에서는 온종일 대법원 판결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며 짧게 언급하는 데 그쳤다.
 
MBC <징역 1년 확정..반발>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다른 방송사에 비해 야권의 반발 목소리를 조금 더 다뤘다. 그러나 법원 판결에 대해 제기되는 문제제기의 내용을 면밀하게 다루지는 않았다.
보도는 대법원 판결 내용을 단순 전달한 뒤, “민주통합당 등 야권은 이번 판결을 정치 판결이자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BBK의 진실을 끝까지 파헤치겠다고 선언해 논란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는데 그쳤다.
 
SBS는 <징역 1년 유죄 확정>에서 정 전 의원의 실형확정 소식을 전한 뒤 “정 전 의원과 지지자 3백여 명은 허위사실 유포가 아니었다며 BBK 사건 재수사를 거듭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강기갑 의원의 벌금 선고도 확정됐다고 덧붙였다.<끝>
 
 

2011년 12월 23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