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2월 8∼11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1.12.12)
등록 2013.09.25 16:34
조회 369
※ 오늘의 브리핑
1. MB, 끝까지 ‘고소영·측근 인사’…KBS “소통 강화했다” 옹호
2. 경찰은 수사의지 ‘실종’, 방송은 보도의지 ‘실종’

 
12월 8∼11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KBS 눈엔 ‘고소영·측근인사’도 “소통 강화”?
 

1. MB, 끝까지 ‘고소영·측근 인사’ … KBS “소통 강화했다” 옹호

11일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 말기 5년차를 함께 할 청와대 참모진 인사를 완료했다. 인사의 핵심인 대통령실장 자리에는 하금열 SBS 상임고문을 내정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실장에 언론인 출신을 기용하면서 ‘소통강화’를 내세웠다. 그러나 하 내정자 역시 영남(경남 거제)·고려대 출신으로 MB정권의 ‘고소영 인사’ 재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하 내정자는 ‘이 대통령과 피만 안 나눈 형제’라고 불릴 정도로 20년간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져 전형적인 ‘측근인사’이기도 하다.
청와대는 대통령실장 외에 고용복지수석에 노연홍 식품의약품안전청장, 총무기획관에는 장다사로 기획관리실장을 내정하고, 공석이 된 기획관리실장에는 이동우 정책기획관을 임명했다. 이들은 모두 청와대 비서관 출신으로 전형적인 ‘회전문·측근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11일 방송3사의 청와대 인사 개편 소식에서는 최소한의 분석이나 비판을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KBS는 이 대통령의 반복되는 측근인사 회전문 인사가 ‘불통’의 상징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소통을 강화한 인사라며 청와대에 힘을 실어주는 등 노골적인 ‘나팔수’ 행태를 보였다.

KBS <‘소통강화’ 참모진 개편>(이재원 기자/11일)
MBC <대통령실장 하금열>(박성준 기자/11일)
SBS <대통령실장 하금열 참모진 개편>(박진원 기자/11일)

KBS는 11일 청와대 인사를 두 번째 꼭지로 내보냈다.
KBS는 어깨걸이 제목부터 <‘소통강화’ 참모진 개편>으로 뽑으며 이번 인사를 추켜세웠다. 보도는 “오랜 정치부 기자 경험을 통한 정무적 감각과 언론사 경영자로서 보여준 추진력”이 하금열 대통령실장의 발탁 배경이라며 “국민 여론을 적극 반영해서 대통령을 충실히 보좌하고 원활한 당정과 대 국회관계를 이룰 것으로 판단했다”는 청와대의 설명을 자세히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청와대 개편은 언론계 출신 대통령 실장이 말해주듯 대국민 소통 강화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포장했다.
이번 인사를 두고 마지막까지 ‘회전문 인사·고소영 인사’를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지만 이런 비판여론은 일절 다루지 않았다.

MBCSBS도 각각 세 번째 꼭지 <대통령실장 하금열>(박성준 기자), 네 번째 꼭지 <대통령실장 하금열 참모진 개편>(박진원 기자)에서 관련 내용을 다뤘는데, 대통령실장 임명을 비롯한 청와대 개편에 대한 발표내용을 단순 전달하는 데 그쳤다.
 

2. 선관위 디도스 공격 … 경찰은 수사의지 ‘실종’, 방송은 보도의지 ‘실종’
- KBS, 16번째 꼭지로 경찰 해명 적극 전달

9일 경찰은 10·26 재보궐 선거 당일 선관위 홈페이지에 사이버 테러 사건을 검찰로 송치하며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비서 공아무개 씨가 ‘술김에 혼자 저지른 것’으로 결론 냈다.
전문가들은 이번 디도스 공격의 규모 등을 감안했을 때 많은 돈이 들어갔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고, 공씨가 범행 직전 청와대 행정관을 비롯한 국회의장 비서 및 여당 의원 비서들과 만난 것으로 드러나면서 배후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국정원이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을 확인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선관위가 디도스 공격을 받은 직후 국정원에 보고해야 한다는 매뉴얼을 무시한 점, 이번 보궐선거에서 투표소 30%가 바뀐 게 이번 사건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등의 추가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경찰이 공씨 단독범행으로 결론짓자 ‘꼬리 자르기’, ‘부실수사’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경찰은 공씨가 범행을 몇 시간 앞두고 함께 저녁을 먹은 인사들 중에 청와대 행정관이 있는 것을 확인했지만 브리핑하지 않고 그의 일방적 진술을 받아들여 범행과 관련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공씨가 체포되기 전 지인들을 만나 “내가 한짓이 아닌데, 내가 책임져야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는 증언에 대해서도 “원래 피의자들은 자신의 죄를 부인하는 경향이 있다”며 배후 조사 자체를 기피하는 듯 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제 조사는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은 “원점에서 재수사”하겠다며 수사의지를 밝혔으나, 과연 검찰이 사건의 배후나 정황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이번 사건에 대해 방송3사는 시종일관 소극적 보도태도를 보였다. 여당 인사가 국민의 선거권을 유린하고 주요시설에 사이버 테러를 감행했으며 여당의 조직적 개입 의혹까지 제기되는 중대 사건이지만 방송3사는 공씨 범행이 처음 알려진 2일부터 최근까지 이번 사건에 대한 어떠한 심층보도도 내놓지 않았다. 방송3사는 경찰의 수사결과와 여야 반응 등을 나열하는 데 그쳤고, 조사 결과가 미흡하다는 평을 내놓은 게 전부였다.
특히 KBS는 경찰의 수사결과가 발표된 9일 16번째 꼭지(MBC 5번째, SBS 3번째)로 배치하고 수사의 의문점에 대한 경찰 측의 해명을 자세하게 전하기도 했다.

KBS <“단독 범행”…“재수사”>(김준범 기자/8일)
       <“단독 범행”…의문 여전>(김준범 기자/9일)

KBS는 8일 <“단독 범행”…“재수사”>에서 “공 씨 입만 바라보다가 이른바 ‘윗선 개입’ 의혹은 파헤쳐 보지도 못하고 내일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게 됐다”, “재보선 전날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박모 행정관이 김 씨 등과 저녁을 먹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경찰은 박 행정관도 조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9일 <“단독 범행”…의문 여전>에서는 세간에 제기되는 의혹에 대한 경찰의 해명을 일일이 실었다. 디도스 공격에 큰 돈이 든다는 의혹에 대해 “실제 사용된 공격 프로그램은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간단한 것”이라는 경찰 해명을 실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디도스공격이 다수 좀비PC들이 꺼져 있을 새벽에 이뤄졌기 때문에 동원된 좀비PC 수가 많았을 것이라며 프로그램 구입비로 최소 200만원은 들었고 고도의 해킹프로그램이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정치권 인사들의 술자리에 대해 “디도스와 관련한 대화는 없었다”, 청와대 행정관이 공씨와 식사를 함께한 사실을 숨긴 이유에 대해 “당사자의 인권을 고려했다”는 어처구니없는 경찰 해명을 단순 전달하는 데 그쳤다. 

MBC <“단독 범행”…의문투성이>(양효걸 기자/8일)
       <“술 김에 혼자 범행”>(강민구 기자/9일)
       <진술에만 의존 의문투성이>(양효걸 기자/9일)

MBC는 8일 <“단독 범행”…의문 투성이>에서 범행을 부인하던 공 씨가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한 날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 김모씨와 공성진 전의원 비서 박모씨도 “말을 바꿨다”며 “이들 정치권 인사 세 명이 사전에 진술을 조율했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사전 준비가 필요한 디도스 공격을 공 씨가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결정했다는 부분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9일 <진술에만 의존 의문투성이>에서는 경찰 조사결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고향 선배이자 형님처럼 따르던 김 씨가 두 차례나 말렸음에도 공 씨가 공격을 강행한 것은 뭔가 믿는 구석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과 “사안의 중대성을 잘 아는 김 씨가 윗선에 보고하지 않은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었다. 또 경찰이 관련자들의 진술만을 토대로 사실상 단독범행으로 결론지었다고 지적하면서 “선거 방해 범죄를 공 씨가 술을 마시고 우발적으로 감행했다는 부분도 납득이 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경찰이 “다른 소환자들의 신원은 공개하면서도 정두언 의원의 비서 김모씨의 신원은 모른다고 했고, 청와대 행정관은 존재 자체를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정치권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비판을 자초했다”고 언급했다.

SBS <“단독 범행” 주장 배후 못밝혀>(정영태 기자/8일)
       <국정조사·특검 추진>(정성엽 기자/8일)
       <단독 범행 결론 배후 규명 한계>(정영태 기자/9일)

SBS는 8일 <“단독 범행” 주장 배후 못밝혀>에서 “선관위 디도스 공격을 주도한 최구식 의원의 전 비서 공 모 씨가 결국 입을 열었다”면서 공 씨와 김씨가 경찰에서 한 진술을 단순 나열했고, <국정조사·특검 추진>에서는 경찰 발표를 비판하는 민주당의 입장을 전했다.
9일 <단독 범행 결론 배후 규명 한계>는 경찰의 수사 결과를 전하면서 “결국 경찰 수사는 공씨와 공범들의 진술에만 의존해 계좌추적 등 배후를 밝히는데 미진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끝>

2011년 12월 1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