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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7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1.11.18)이국철 ‘정권실세 로비’ 의혹 … KBS “실체 없다” 차단 안간힘
이 회장의 비망록에는 친정부 보수 성향의 스님이 이 회장에게 폭로를 중단하라고 수차례 회유와 협박을 한 내용, 이 회장이 정권 최고 실세에게 60억을 전달했다는 내용 등이 담겨있다. 이 스님은 이 회장에게 “더 이상 폭로하지 말라. 이 회장만 죽는다. SLS건은 절대 오픈 못한다”고 회유하고 “여기서 더 시끄럽게 하면 검사가 가만 있을 것 같으냐”는 협박성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회장이 대영로직스 문아무개 사장을 통해 정권 실세 L의원에게 60억원을 건넸다는 주장도 나왔는데 이에 대해서도 이 스님이 L의원을 적극 감싸며 “직접 준 게 아니라면 99% 안받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스님은 그동안 4대강 사업에 찬성하고 무상복지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천명했으며 이 대통령이 주최하는 행사에도 여러 차례 참석하는 등 노골적인 친청부 보수 성향을 보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18일 대영로직스 문아무개 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문 사장은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 ‘이 회장이 SLS그룹을 살리기 위해 30억원과 자회사 소유권을 넘겼다’고 지목했던 인물로 잠적했다가 지난 16일 검찰에 출두해 체포됐다. 문 사장은 이 회장이 현 정권 실세를 향한 구명로비 창구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검찰이 뇌물을 받은 신 전 차관보다 이 회장을 먼저 구속한 것을 두고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이 폭로해 온 정권 실세들에 대한 비리 의혹 수사가 제대로 될 것인지를 두고도 의문이 제기된다. 그동안 검찰은 한상률, 부산저축은행 로비 수사 등 정권 실세 연루 의혹이 제기되는 사건에 있어 ‘부실수사’를 해왔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그런 점에서 검찰이 과연 ‘60억 로비’ 의혹 등이 제기되는 정권 최고 실세의 실체를 밝힐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BS는 제목과 앵커멘트, 기자멘트에서 정권 실세 로비 의혹과 관련해 ‘실체가 없다’는 검찰의 주장을 적극 부각하며 의혹 차단에 앞장섰다. 공개된 이 회장의 비망록 내용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SBS는 이 회장의 비망록 내용을 전하며 검찰의 수사진행 상황 등을 덧붙여 접근 방식, 내용 등에서 KBS와 차이를 보였다.
MBC는 17일 아예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다만 16일 보도에서 정권 실세 로비창구로 지목되는 문 사장 체포 소식을 전하며 정권 실세 로비 의혹 관련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60억 전달 실체 없다”>(KBS, 김건우/17일)
<구속 직후 비망록 공개>(SBS, 정혜진/17일)
KBS는 정권 실세 로비 의혹을 검찰이 ‘실체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의혹 차단에 앞장섰다.
<“60억 전달 실체 없다”>(김건우 기자)는 앵커멘트부터 “이국철 SLS회장을 구속한 검찰은 정권 실세에 거액을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 일단 실체가 없는 것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며 ‘정권 실세 로비 의혹’에 대한 관심 차단에 앞장섰다.
보도에서도 “(이 회장)구속과 동시에 비망록 5권 중 2권은 이미 일부 언론사에 전달돼 경우에 따라 파장이 예상된다”고 비망록을 언급하긴 했지만 비망록 내용을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이어 “검찰은 비망록의 내용을 지켜보겠지만, 의혹의 상당 부분은 이미 수사를 통해 규명됐다는 입장”이라며 “특히 이 회장이 구명을 위해 정권 핵심 실세에게 60억 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은 수사 결과 ‘실체가 없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고 정권 실세 로비 의혹의 ‘실체가 없다’는 검찰 측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SBS <구속 직후 비망록 공개>(정혜진 기자)는 이 회장의 구속 사실을 전하며 “돈 준 사람은 영장 먼저 청구해서 구속되고, 받은 사람은 뒤에 있고”라고 검찰을 비판하는 이 회장의 발언을 실었다.
이어 이 회장의 비망록 일부가 공개됐다며 “비망록에는 모 종교계 인사가 정권 실세들에 대한 폭로를 중단하라고 회유했고, 정권 실세의 측근으로 알려진 문모 씨에게 그룹 구명 로비를 위해 60억 원을 줬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공개된 비망록 내용은 근거가 약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검찰관계자의 발언을 전하고 검찰의 수사 진행 상황 등을 덧붙였다.
MBC는 17일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다만 16일 <‘실세 로비 창구’ 체포>(박영회 기자)에서 체포된 “문 씨는 이국철 회장의 현 정권 실세 로비 창구로 민주당이 지목했던 인물”이라며 “이국철 회장이 현금 30억 원과 회사 자산을 문 씨에게 제공했고, 문 씨는 정치권 인사 2명과 함께 정권 실세에게 구명 로비를 했다는 주장”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이번에 이 회장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며 “SLS의 120억원대 선박을 문 씨 회사에 넘긴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고 전하며 정권 실세 로비 의혹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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