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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1.11.15)
등록 2013.09.2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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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안철수 1500억 사회 환원 … 방송3사 무덤덤
 
 
 
■ 안철수 1500억 사회 환원 … KBS는 18번째 꼭지

14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자신이 소유한 안철수연구소의 지분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안 원장의 지분은 37.1%(372만주)로 약 3028억원(14일 종가 기준)으로 사회에 환원되는 금액은 1500억여원 규모로 추정된다. 
안 원장은 이날 연구소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 ‘더불어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사회를 꿈꾸며’에서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고 있던 작은 결심 하나를 실천에 옮기고자 한다”며 이 같은 뜻을 밝혔다. 메일에서 안 원장은 최근 한국사회가 “중산층의 삶이 무너지고 젊은 세대들이 좌절하고 실의에 빠져” 있는 큰 시련을 겪고 있다고 현실을 진단한 뒤, 이런 “시련들을 국가 사회가 일거에 모두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국가와 공적 영역의 고민 못지않게 우리 자신들도 각각의 자리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혜택을 받은 입장에서, 앞장서서 공동체를 위해 공헌하는 이른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며 기부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더 나아가 안 원장은 “이것은 다른 목적을 갖고 있지 않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한 뒤, “다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오늘의 제 작은 생각이 마중물이 되어…많은 분들의 동참이 있었으면 하는 것”이라며 각계의 동참을 기대했다.
기부금의 사용에 대해서는 “오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수많은 문제의 핵심 중 하나는 가치의 혼란과 자원의 편중된 배분이며, 그 근본에는 교육이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소득층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쓰여졌으면 하는 바람”을 언급했다.
정치권 등에서는 안 원장의 1500억 사회 환원을 대선행보, 정치행보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안 원장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재산의 사회 환원을 공언해왔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을 강조해왔다. 또한 안 원장의 이번 재산 사회 환원은 개인의 기부 차원을 넘어 각계의 동참을 촉구하는 사회운동적 차원의 메시지도 담고 있다는 평가다. 안 원장의 1500억 사회 환원은 인터넷에서도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안 원장은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상위권에 링크됐고, SNS에서 안 원장의 사회 환원을 환영하는 멘션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방송3사는 안 원장의 1500억 사회 환원을 정치행보, 대선행보로 해석하는 데 그쳤다. 특히 KBS는 18번째 꼭지에서 관련 내용을 보도해, 각각 세 번째, 다섯 번째 꼭지로 관련 내용을 보도한 MBC와 SBS보다도 소극적인 보도행태를 보였다.

<“1500억 사회 환원”>(KBS, 강민수)
<주식 절반 사회 환원>(MBC, 박찬정)
<“지분 절반 사회 환원”>(SBS, 허윤석)

KBS는 안 원장의 재산 사회 환원을 18번째 꼭지에서 다뤘다.
<“1500억 사회 환원”>(강민수 기자)은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자신이 보유한 안철수 연구소 주식 지분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며 안 원장의 메일 내용을 간단하게 전했다. 그러면서 “안 교수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정치권 진출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전하는 데 그쳤다.

MBC는 세 번째 꼭지에서 관련 내용을 다뤘다.
<주식 절반 사회 환원>(박찬정 기자)에서도 앵커멘트부터 “안 교수가 본격적으로 정치활동에 나서겠다는 신호탄이 아닌지, 정치권의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며 ‘정치활동’에 초점을 맞췄다. 보도에서도 안 교수의 메일 내용을 소개한 뒤, “민주당은 안 교수의 기부에 대해 ‘본인이 정치를 하던 안하던 안교수가 이미 우리 사회에 보탬이 되는 큰 정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고, 한나라당은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정치적 의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고 정치권의 반응을 덧붙였다.

SBS 다섯 번째 꼭지 <“지분 절반 사회 환원”>(허윤석 기자)도 안 원장의 사회 환원 사실과 메일 내용 등을 전한 뒤, “안철수 교수가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정치권도 반응을 보였다”며 “한나라당은 공식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반응 속에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안철수 교수에 대해 통합 야당 참여를 권유해 온 민주당은 사회 지도층으로서 본보기를 보여줬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정치권의 입장을 덧붙이는 데 그쳤다.

한편 방송3사는 지난 2009년 7월 6일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 사회 환원을 위한 청계재단 설립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물론 현직 대통령의 재산 사회 환원과 안 원장의 재산 사회 환원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방송3사의 이 대통령의 재산 사회 환원 보도와 이번 안 원장 보도는 대조적이다.
당시 방송3사는 관련 내용을 2∼4건 씩 비중 있게 다뤘으며, 재산 환원의 의미 등 긍정 평가 일색이었다. KBS와 MBC는 이 대통령의 청계재단 설립이 ‘기부문화 확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KBS는 관련 보도를 4건이나 했는데, 이 대통령이 재산 기부 외에도 월급 전액을 기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외국의 기부문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끝>

 
2011년 11월 15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