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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8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1.11.9)
등록 2013.09.25 13:32
조회 338
※ 오늘의 브리핑
1. ‘친일파 찬양’하던 KBS, 역사교과서 개악도 두둔
2. ‘KBS 추락’시킨 김인규, 메인뉴스에서 띄우기
 
 
 
11월 8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친일파 찬양'하던 KBS, 역사교과서 개악도 두둔
 
 
■ ‘친일파 찬양’하던 KBS, 역사교과서 개악도 두둔

8일 교육과학기술부는 2013년부터 중학교에서 사용될 교과서의 ‘지침’이 되는 ‘2009 개정 교육과정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뀐 내용 면면이 정권의 입맛에 따라 역사와 교육 자체를 흔들겠다는 것이어서 역사학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비판이 제기되어 왔던 민주주의 용어도 끝내 자유민주주의로 바꿨다. ‘이승만 독재’ ‘박정희 중심 5·16 군사정변’ ‘5·18 민주화 운동’ ‘전두환 신군부 정권’ 등 독재와 민주화운동 관련 주요 내용이 삭제되었다. 이 과정에서 독재 정권이라는 말 대신 ‘장기집권 등에 따른 독재화’라는 표현으로 독재의 개념을 왜곡했다. 이승만·박정희 정권 등의 독재는 단순히 장기집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국민들의 언론 자유·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는 등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했다는 점에서 새 집필기준은 독재정권의 의미를 축소·왜곡하는 것이다. 또 대한민국이 ‘유엔으로부터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승인’받았다며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고 기술한 것도 당시 유엔의 결의가 38선 이남에 한정된 것이라는 역사학계의 지적을 받고 있으며 남북이 각각 UN에 가입되어 있는 현실과도 동떨어진 것이다. ‘친일파 청산’ 문구도 삭제되었다.
절차도 잘못됐다. 집필기준은 국사편찬위원회 산하 ‘역사 교육과정 개발정책연구위원회(연구위)’와 교과부 자문기관인 ‘역사 교육과정 개발 추진위원회(역추위)’의 논의와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이런 절차가 무시되었다. 뉴라이트 계열의 ‘한국현대사학회’라는 일개 학회의 요구로 집필기준 개발 실무진도 모르게 민주주의가 자유민주주의로 일방적으로 바뀌었다.
교과부가 자문기구로 새로 만든 역추위도 문제다. 국사편찬위원회가 있는데 굳이 ‘옥상옥’ 기구인 역추위를 만든 것부터 의구심을 자아냈다. 역추위 위원장은 대통령 직속기구인 국가브랜드위원회위원장인 이배용씨로 교과서 개정에 정부 입김을 불어넣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역추위는 이번 집필기준을 만드는 과정에서 국사편찬위원회가 올린 최종안을 번번이 뒤집고 뉴라이트 입장을 적극 주입하고 나섰으며, 집필기준 확정 과정에서 ‘역추위 심의를 거쳤다’는 모양새를 갖추는 데 활용되었다. 하지만 역추위는 지난 9월 역사교육과정 개정안 무단변경에 반발해 위원 20명 중 9명이 사퇴해 정상적인 기구라 할 수 없다.
정부는 겉으로는 역사학계의 의견을 수렴한 것처럼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상 소수의 뉴라이트 학자들과 수구언론, 재계 등 일부의 주장만 적극 받아들여 역사를 왜곡하고 교육을 농단하고 있다.

그러나 방송3사는 문제가 심각한 교과부의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문제를 제대로 따지지 않았다. 오히려 KBS는 제목부터 정부가 논란 절충에 나선 것처럼 달고, ‘역추위의 안을 대부분 수용했다’며 의견 수렴 절차를 제대로 밟은 것처럼 보도하는 등 교과부를 적극 두둔하며 본질을 호도하고 나섰다. 집필기준 문제점은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MBC는 자유민주주의 사용의 문제점을 다루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면밀하게 내용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따지지는 않았다. SBS는 관련 보도를 아예 하지 않았다.

<심층취재/ ‘자유민주적’…논란 절충>(KBS, 이영풍)
<“자유민주주의로 써라”>(MBC, 현원섭)

KBS <심층취재/ ‘자유민주적’…논란 절충>(이영풍 기자)은 제목부터 정부가 논란 절충에 나선 것처럼 달며 사안의 본질을 호도하고 나섰다. 그러나 교과부는 민주주의에서 무단변경된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게 했고, 본문 중 한 문장만 헌법상 표현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로 바꾸는데 그쳤다. 그나마도 교과부는 기본원칙이 ‘자유민주주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논란 절충 운운하는 것은 무리다.
보도에서도 개악된 집필기준을 무비판적으로 단순 나열하며 정부가 “역사교육과정개발 추진위원회가 내놓은 안을 대부분 수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위원의 절반가까이가 탈퇴해 비정상조직이 된 역추위를 거론하며 정부가 제대로 절차를 밟은 것처럼 보도했다.
집필기준의 문제점은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채, “진보 학계에서는 요구 사항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있다”며 대다수 역사학계가 반발하고 있지만 이를 ‘진보 학계’로 표현해 학계 일각에서 ‘정치적 입장 차이’로 반발하는 것처럼 축소했다.
그리고는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서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가 나온 것은 지난 92년 6차 교과서 개정 때”라며 “그 후 지난 2007년엔 민주주의라는 용어가 사용된 뒤 2009년 개정 때는 다시 자유민주주의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자유민주주의 용어가 과거에도 사용됐었다며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꾼 것이 큰 문제가 아닌 것처럼 호도하고 나선 것이다.

MBC는 역사교과서 개악 문제를 면밀하게 따지지 않았다. 
<“자유민주주의로 써라”>(현원섭 기자)는 교과부의 집필기준 내용을 단순 나열한 뒤, “진보 역사학계에선 이번 집필 기준이 이념적 편향을 심어줄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며 일부 ‘진보 역사학계’만의 반발로 보도했다.
그나마 “‘민주주의’는 ‘자유민주주의’를 포괄하는 개념인데, 일부 보수 학자의 주장을 반영한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며 “자유민주주의는 시장과 경쟁의 대단한 강조,그리고 남북 평화통일보다는 남북대결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쓰이고 있다”(오수창 서울대 교수)는 자유민주주의 용어 사용의 문제를 지적한 인터뷰를 실었다. 하지만 다른 개악 내용은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그리고는 “조만간 집필기준 재개정을 촉구하겠다고 밝혀 ‘민주주의’ 관련 서술을 둘러싼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이는데 그쳤다.
 
 
■ ‘KBS 추락’시킨 김인규, 메인뉴스에서 띄우기

KBS가 메인뉴스에서 ‘KBS를 추락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특보사장’ 김인규 씨 띄우기에 나섰다.
KBS는 8일 메인뉴스에서 19번째 꼭지로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 48차 아시아 태평양 방송연맹(ABU) 총회에서 KBS 사장 김인규 씨가 13대 ABU회장으로 선출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국 방송 사상 최초”, “ABU창설 47년만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회장이 나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KBS의 자사 사장 띄우기는 낯 뜨겁고 당혹스럽다. 김 씨가 해외에서 얻어 온 ‘감투’를 자랑하기에는 지금 KBS의 현실이 너무 참담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시절 ‘특보’ 출신인 김 씨는 2009년 취임사에서 “제가 대선캠프에 있었다고 해서 현 정부가 원하는 대로 정부 입맛에 맞게 방송을 좌지우지할 사람으로 보이느냐”, “저는 KBS를 정치권력으로부터 자본권력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왔다. 양심을 걸고 말한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이런 김 씨의 말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오히려 KBS는 김인규 씨 체제에서 더 심각한 ‘나팔수 방송’으로 추락하고 있다. 최근 사례만 해도 10·26 재보궐선거 편파방송, ‘MB 내곡동 사저터’ 해명보도, ‘4대강 띄우기’ 특집방송 등등 정권 홍보·두둔성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9월 KBS 새노조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98.1%가 “김 사장은 정치ㆍ자본권력으로부터 KBS를 지키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또 ‘김 사장 취임 이후 KBS 뉴스와 프로그램이 신뢰도와 대내외적인 평가 등 전체적으로 그 이전보다 좋아졌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95.8%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KBS는 민주당 당 대표실을 도청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언론윤리를 뒤흔드는 심각한 상황이지만 KBS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식의 도청은 없었다’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시민사회에서 제기하는 진상규명 요구도 외면하고 있다. 명색이 ‘공영방송’이라는 KBS를 이렇게까지 망가뜨린 책임이 큰 김 씨의 ABU회장 선출을 메인뉴스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ABU회장 선출>(KBS, 한재호)
 
< ABU회장 선출>(KBS, 한재호)은 앵커멘트부터 “김인규 KBS 사장이 한국 방송 사상 최초로 세계 3대 국제 방송기구인, 아시아-태평양 방송연맹 ABU 회장에 선출됐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나섰다. 보도에서도 단독후보로 나선 김인규 씨가 만장일치로 회장에 선출됐다며 “KBS가 회장사가 된 것은 한국 방송으로서는 ABU 창설 47년 만에 처음”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김 씨의 공약사항과 내년 서울 ABU총회 등을 소개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