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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1.11.4)
등록 2013.09.2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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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KBS, ‘반값 등록금’ 힘 받을까 전전긍긍
 
 
■ 박원순 시장,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결정 … KBS 축소보도

그동안 대학들이 부당하게 등록금을 인상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3일 감사원은 전국 113개 대학과 교육과학기술부 등 감독기관을 대상으로 ‘등록금·대학재정 운용 적정성 중간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이 중 표본으로 선정된 전국 35개 대학(사립대 29곳, 국공립대 6곳)의 예·결산을 분석한 결과 5년간 지출은 늘리고 수입은 줄여 6552억원을 부당하게 학생들의 등록금에 전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25개 사학들은 등록금을 올리기 위해 사학재단이 대학에 내야 할 법정부담금을 교비회계로 메워 등록금에 부담시켰고, 9개 대학 법인은 교비회계로 처리해야 할 기부금과 학교시설 이용료를 재단 몫으로 가져갔다. 재단이 부담할 법인 운영비를 교비회계로 충당한 대학도 23개에 달했다. 이런 식으로 대학 1곳당 연평균 187억원을 학생 등록금에 부담시켰다. 사립대 평균 등록금이 평균 754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신입생 2480여명의 등록금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재학생들의 경우 15∼20%까지 등록금을 낮출 수 있다. 그밖에 50여곳의 대학 이사장과 총장, 교수, 직원들의 비리도 드러났다.
그러나 감사원 감사에 대해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초 감사원은 대학 등록금의 원가를 따져보고 적정 등록금 수준을 제시하겠다고 내세웠지만 용두사미로 끝났다. 대학의 등록금 부당인상 규모도 ‘중복되는 금액’이 있어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고 ‘대학 자율’이라는 미명하에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이라는 것이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은 3일 서울시 예산 182억원을 투입해 내년부터 서울시립대 등록금을 반값으로 줄이기로 했다. 박 시장은 “제 공약이기도 하지만 전국적으로 파급효과가 워낙 크다고 생각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립대 연간 평균등록금은 477만5300원으로 반값이 되면 238만7650원이 된다. 서울시내 주요 사립대 연간 평균 등록금 827만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감사원의 감사결과와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결정으로 그동안 대학생들과 시민단체들이 요구해왔던 반값등록금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대학생들과 시민단체들은 등록금을 부당하게 인상해 온 대학들을 비판하고 박 시장의 결정을 적극 환영하며 ‘정부가 나서 반값등록금을 실현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사립대들은 반값 등록금 요구에 힘이 실리자 당혹해하는 한편 반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연세대는 감사원 감사가 대학의 자율성과 학문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3일 방송3사는 감사원 감사와 박 시장의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소식을 주요하게 보도했는데, 뉴스 배치 등에서 차이를 보였다. MBC와 SBS는 뉴스 첫 꼭지로 감사원 감사결과를 보도하고 바로 이어 박 시장의 반값등록금 결정 소식을 다뤄 전반적으로 등록금 인하, 반값등록금 주장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KBS는 감사원 감사결과를 3번째 꼭지로 전하고, 박 시장의 반값등록금 결정은 뚝 떼어 뉴스 말미에서 단신으로 다루는 데 그쳤다. 뉴스 배치나 내용 등에서 다른 방송사와 달리 반값등록금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것을 반감시켰다.

<집중진단/거품낀 대학등록금 거세지는 인하압박>(KBS, 김철우, 유광석)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내년 시행>(KBS, 간추린단신)

KBS 세 번째 꼭지 <집중진단/ 거품낀 대학등록금 거세지는 인하압박>(김철우, 유광석 기자)은 대학들이 ‘지출은 많게 수입은 적게’ 계산하는 방식으로 등록금을 편법 인상해왔다며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전했다. 이어 “상당수 대학이 등록금을 부당하게 인상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앞으로 등록금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감사원이 적정 등록금 수준을 제시하진 않았지만, 대학들은 내년에 5∼10%의 인하 압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사립대들은 특히 감사원 감사로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됐다며 불만을 터뜨렸다”며 대학교육협의회의 반발과 연세대의 헌법소원 소식 등을 전한 뒤, “대학들의 반발을 극복하고 실질적으로 등록금을 인하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의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소식은 뉴스 말미 간추린 단신에서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내년 시행>에서 짧게 다루는 데 그쳤다.
 
MBC와 SBS는 뉴스 첫 꼭지로 감사원 감사소식을 전하고 바로 이어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소식을 함께 비중 있게 다뤘다.
 
<“예산 부풀려 등록금 올렸다”>(MBC, 엄지인)
<등록금 얼마나 낮출 수 있나?>(MBC, 현원섭)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시행”>(MBC, 이상현)
 

MBC 첫 꼭지 <“예산 부풀려 등록금 올렸다”>(엄지인 기자)는 대학들이 등록금을 무리하게 인상하고 대학 마음대로 등록금을 결정했다며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전했다.
<등록금 얼마나 낮출 수 있나?>(현원섭 기자)에서는 “적립금을 한 푼도 쌓지 않는다면 정원이 만 명인 경우, 학생 1인당 187만원씩 낮출 수 있다”며 “작년 연간 평균 754만원인 등록금을 567만원으로 내릴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구체적인 등록금 인하 액수를 추정했다. 이어 “사립대들은 당장 거센 등록금 인하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사립대측의 반발 목소리를 전했다.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해 “감사원도 등록금이 얼마가 적정한지는 제시하지 못했다”며 지적했다. 그러나 문제점을 면밀하게 따지기보다는 “정부에서는 적어도 어디에서 등록금이 부풀려지는지를 찾았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인력을 충원해 보다 체계적인 후속 감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고 보도했다.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시행”>(이상현 기자)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립대 반값등록금 시행 소식을 전하며 “박원순 시장의 기대대로 반값등록금 확산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반값등록금 실시에 대해 학생의 절반 이상이 지방 출신이고, 서울시 사업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덧붙였다. 하지만 ‘싼 등록금’으로 시립대 경쟁력이 높아진다면 서울시민들에게도 좋은 일이고, 서울시 재정은 전시성 사업만 축소해도 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출 부풀려 등록금 부당 인상”>(SBS, 권영인)
<비리 연루 90여명 수사 의뢰>(SBS, 정유미)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SBS, 곽상은)

SBS 첫 꼭지 <“지출 부풀려 등록금 부당인상”>(권영인 기자)은 “감사원이 전국 국공립 대학과 사립대학 113개중 35개 대학을 샘플로 감사한 결과, 이렇게 지출을 부풀리고 수입은 줄이는 방식으로 대학이 더 받아간 등록금은 연 평균 187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며 “미래 투자분을 감안하더라도 이 만큼의 등록금은 더 내릴 수 있었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라고 전했다. 이어 “감사원은 그러나 등록금을 어느 정도 인하하는 것이 적정수준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고 문제점은 언급에 그쳤다.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곽상은 기자)에서는 ‘반값등록금에 대한 파급효과’를 감안해 결정했다는 박 시장의 발언을 전한 뒤, “다른 대학의 학생들도 기대감을 보였다”며 “사립대는 훨씬 더 많은 등록금을 내고 있는데, 시립대처럼 좋은 선례가 많이 생겨서 등록금 절감 실현됐으면 좋겠다”는 연세대 학생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어 “대학들은 내심 당혹해하는 분위기”라며 대학들의 주장을 전했다. 보도 말미에 “이미 사립대의 절반 수준인 시립대 등록금을 세금을 투입해 낮출 경우, 다른 대학 학생들의 박탈감은 물론 대학사회와의 갈등과 마찰이 커질 수도 있다는 걱정”을 덧붙였다. 
 
 
<끝>
 
 
2011년 11월 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