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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1.11.1)
등록 2013.09.25 13:29
조회 375
※ 오늘의 브리핑
1. 말뿐인 MB “소통 강화” 주장 … 방송3사 무비판
2. KBS, 메인뉴스에서 편파적 ‘수신료 보도’
 
 
10월 31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말뿐인 MB ‘소통 강화’ … 방송3사 무비판·띄우기
 
 
■ 말뿐인 MB ‘소통 강화’ 주장 … 방송3사 무비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후속 대책이라며 말뿐인 ‘쇄신’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31일 이명박 대통령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청와대와 부처 등이 외부 인사를 포함해서 종합적으로 팀을 짜서 각계와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만들라”며 소통을 주문했다. 그러나 청와대 박정하 대변인은 “이번 소통 강화가 국정기조의 변화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면서 ‘국민과의 소통’ 운운하는 것은 그야말로 보여주기식, 말잔치에 불과하다. 더구나 이 대통령은 선거 하루 만에 불통의 상징 ‘명박산성’ 어청수 전 경찰청장을 청와대 경호처장에 내정하고, 대선시절 대운하 구상을 도왔던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를 국립환경과학원장에 임명하는 등 국민 정서와는 동떨어진 행태를 보여 왔다. 때문에 이 대통령이 말하는 소통의 진정성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된다.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한나라당 역시 이 정권의 한 축으로 책임이 크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정부가 밀어붙인 4대강 등 각종 ‘나쁜 정책’, 미디어법 등 각종 악법을 밀어 붙일 때마다 앞장섰다. 최근 한미FTA에 대해 국익을 훼손하는 ‘퍼주기 협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문제점을 꼼꼼하게 따져보자는 목소리가 높지만 한나라당은 정부와 청와대의 주문을 받고 강행처리에 나서고 있다. 이러니 당 내의 ‘쇄신’ 주장에 대한 진정성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것이다. 또한 “천막당사 버금가는 쇄신안을 내놓겠다”고 설레발치는 홍준표 대표의 발언도 마찬가지다. 홍 대표는 선거 직후 지역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결과를 거론하며 ‘한나라당은 패배하지 않았다’고 말해 당 안팎에서 비난을 받았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정치구태라는 네거티브전으로 만드는 데도 앞장섰다. 홍 대표가 진정으로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당을 바꾸겠다면 요란한 대책보다 과거 잘못을 반성하는 것이 순서다.

그러나 방송3사는 ‘말 뿐’인 청와대와 여당의 ‘소통’, ‘쇄신’ 주장을 단순 전달하는데 급급하다. KBS는 이 대통령의 발언, 한나라당 내부의 주장 등을 단순 나열하는데 그쳤다. MBC도 이 대통령의 ‘소통’ 발언을 “정책투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단순 전달했다. SBS도 등록금과 청년실업 등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강화될 것”이라고 띄웠다.

<“쇄신” “통합”>(KBS, 곽희섭)

KBS <“쇄신” “통합”>(곽희섭 기자)에서는 당 쇄신안을 두고 “천막당사 버금가는 쇄신안을 내놓겠다”는 홍준표 대표의 발언, 박근혜 전 대표가 나서야 한다는 정몽준 의원의 주장, 대통령과 청와대를 비판하는 원희룡 의원의 발언 등을 단순 나열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변화를 바라는 젊은이들의 민심을 확인했다’며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 대통령의 라디오연설 내용을 전했다. 그리고는 야권은 “통합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며 상황을 전했다. 청와대와 여당의 ‘쇄신’ 움직임이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이 쏟아지지만 제대로 된 분석과 평가 없이 상황 나열에 그쳤다.

한편 KBS는 <연속기획 위기의 한국정치/툭하면 말 뒤집어>(홍희정 기자)에서 연속기획으로 ‘한국정치의 문제점’을 다뤘다. 본회의에 제대로 출석하지 않는 국회의원들의 모습, 예산안 처리시한을 넘기고, 대화와 토론을 약속해놓고도 몸싸움을 벌인다고 비난하며 “시간 약속부터 공약 지키기까지 정치인의 약속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 한 정치에 대한 불신의 벽은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지난 28일 첫 보도에서도 여야의 몸싸움 장면을 집중 보도하며 책임정치가 실종됐다고 비난한 바 있다.
정치권의 몸싸움, 말바꾸기, 지키지 않는 공약 문제 등등은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이다. 그러나 보도에서는 왜 이런 행태가 반복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탐구와 분석이 빠져 있다. 일례로 연속기획 보도에서 연일 주요하게 다뤄지는 정치권의 몸싸움도, 그동안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야당의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수적 우위를 내세워 각종 악법을 날치기 처리나 직권상정 등으로 밀어붙인 과정에서 빚어졌다. 이런 근본 원인 분석 없이 몸싸움을 벌인다고 여야를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정치 냉소주의만 부추길 뿐이다.
 
<“청와대가 사과하라”>(MBC, 이세옥)
<“2040세대와 소통”>(MBC, 박성준)

MBC <“청와대가 사과하라”>(이세옥 기자)는 한나라당의 쇄신 목소리를 전했는데, 청와대의 잘못된 인사 등을 지적하며 쇄신을 요구하는 정두언, 정태근 의원 등의 주장과 홍준표 대표의 발언 등을 단순 나열하는데 그쳤다.
<“2040세대와 소통”>(박성준 기자)에서는 이 대통령의 ‘소통’ 발언을 전하며 “전문가들을 불러 모아 의견을 듣는 형식이 아니라, 불특정 젊은 세대를 직접 찾아가 현장의 불만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라는 취지”라는 청와대 측의 설명을 상세하게 전했다. 이어 “수요자 입장에서 정책을 점검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겠다는 것”, “이른바 ‘정책 투어’의 결과를 올 연말 각 부처 업무보고에 즉각 반영할 계획이며, 현장의 불만을 반영하다보면, 정책의 거시적 틀도 바뀔 수 있다고 청와대측은 밝혔다”며 이를 “정책투어”라고 의미를 부여하는 등 청와대의 발표를 단순 전달했다.

<“정책 전반 재점검”>(SBS, 최대식)
<청와대 쇄신론 ‘고개’>(SBS, 이승재)
 
SBS도 <“정책 전반 재점검”>(최대식 기자)에서 이 대통령이 ‘소통에 나서라’고 지시했다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드러난 민심, 특히 20대에서 40대까지의 이른바 ‘2040세대’의 불만과 불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과도한 등록금 부담과 청년 실업, 비정규직 차별, 사교육비 부담, 전월세 폭등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청와대 쇄신론 ‘고개’>(이승재 기자)에서는 한나라당 당내에서 “청와대 책임론이 제기됐다”며 정두언 의원 등의 ‘청와대 비판’을 단순 보도했다. 이어 “청와대 쇄신론이 부각 된 것과는 달리 당 지도부 개편문제는 더이상 거론되지 않았다”며 그 이유가 “친박 측과 소장파가 홍준표 대표체제를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데다, 박근혜 전 대표가 당분간 당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야권은 통합논의가 진행되면서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KBS, 메인뉴스에서 편파적 ‘수신료 보도’

KBS가 자사 메인뉴스에서 노골적으로 수신료 인상을 주장하고 나섰다.
3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2010 회계연도 KBS 결산 승인안을 의결하기 위한 전체회의가 개최됐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KBS ‘특보사장’인 김인규 씨는 “(연말) 종합편성채널 4개가 출범함에 따라 치열해질 광고 경합에서 KBS라도 벗어나야 한다”며 “만약 수신료 인상이 안 될 경우 (KBS는) 더 치열한 광고 경합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김 씨의 발언은 사실상 겁박이나 다름없다. 정부·여당이 수신료 인상에 앞장서는 이유가 조중동종편을 위한 ‘먹을거리’ 마련 차원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씨가 조중동 종편을 거론하며 수신료 인상 안해주면 치열한 광고 수주 경쟁에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하지만 ‘정권의 나팔수’도 모자라 친일파·독재자 다큐를 방송하며 ‘뉴라이트 나팔수’를 자처하고 도청 사건에까지 연루되며 공영방송의 위상을 추락시킨 KBS가 수신료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 몰염치하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조중동종편을 위해 국민들의 호주머니를 털겠다는 발상도 기막히다. 
이런 가운데 31일 KBS는 자사 메인뉴스까지 동원해 ‘수신료 인상’에 힘을 실었다. 그것도 수신료 인상을 주장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목소리만 다룬 지극히 편파적인 보도였다.

KBS <“수신료 조속 처리”>(이영현 기자)는 앵커멘트부터 “여당 의원들은 차질없는 디지털 방송 전환과 공영방송의 위상 확립을 위해서 수신료 인상안의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수신료 인상을 띄우고 나섰다.
보도에서도 “여당 의원들은 수신료 인상안이 올해 안에 처리되지 않을 경우 우려되는 문제점을 짚었다”며 ‘적자가 늘어난다’(한나라당 홍사덕), ‘디지털방송 전환에 차질이 빚어진다’(한나라당 조진형), ‘정략적 접근하지 말고 인상해야 한다’(한나라당 진성호), ‘수신료 인상이 당초 여야간 합의’라는 등의 일방적 주장을 나열했다. 또 “공적 책무와 거리 멀어지는 모순된 현상 예상되고 있다”며 맞장구치는 김인규 씨 발언도 실었다.
그러나 KBS가 수신료 인상을 주장하며 내세우는 ‘디지털방송 전환’이나 ‘적자 증가’ 등에 대해서는 국감에서 이사회에서 승인한 디지털 전환 예산의 73%밖에 집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고, 적자 증가도 인건비 증가 등 방만 경영 때문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보도에서 이런 문제점이나 야당 측의 반론은 일절 다뤄지지 않았다.
한편 보도는 EBS에서 강제 하차당한 도올 김용옥 교수 관련 내용을 짧게 덧붙였는데, “현정부 정책 비판적이기 때문에 외압받은거 아니냐”는 야당 질의와 “EBS는 김 교수 관련 외압은 없었다고 답변했다”는 해명 나열에 그쳤다. 김 교수는 EBS에서 <도올 김용옥의 중용, 인간의 맛>이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진행해왔다. 36부작 중 16회가 방송됐고, 내년 1월 3일까지 방송될 예정이었는데 지난 25일 갑작스럽게 특강중단을 통보받았다. 김 교수가 최근 EBS특강 내용을 묶어 출간한 ‘중용 인간의 맛’이란 책에서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을 강하게 비판해 사실상 ‘퇴출’ 당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KBS는 이런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하나마나한 부실한 보도를 내놨다.

<끝>
 
 
2011년 11월 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