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0월 27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1.10.28)1. 반성 없는 MB, ‘명박산성’ 어청수 임명 … 방송3사 무비판
2. 방송3사, ‘MB정권 심판’은 쏙 빠진 부실보도
10월 27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MB ‘명박산성’ 어청수 내정 … 방송3사 무비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에 대해 ‘젊은 세대들의 뜻을 새기겠다’고 말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MB정권 ‘불통’의 상징인 어청수 씨를 신임 경호처장에 내정해 비판이 쏟아진다.
27일 이명박 대통령은 ‘내곡동 사저 의혹’으로 물러난 청와대 경호처장에 어청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을 내정했다. 어 이사장은 이명박 정부 초대 경찰청장을 지내며 2008년 촛불집회를 무력으로 진압하는 데 앞장섰으며, 광화문에 컨테이너로 ‘명박산성’을 쌓아 촛불집회 참석자들을 고립시켰다. ‘명박산성’은 촛불을 든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려는 이명박 정권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다. 또한 어 이사장이 관리공단 이사장이 된 지 2개월여만에 청와대 경호처장에 내정돼 ‘보은인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측근인사’, ‘회전문 인사’라는 점에서도 문제를 안고 있다. 이날 지식경제부 장관에 임명된 홍석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사장도 KOTRA 사장에 취임한지 100일도 채 되지 않아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에 대해 “재·보선 결과에 담긴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특히 젊은 세대들의 뜻을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지만 진정성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드러난 국민들의 민심은 이명박 정권의 불통, 무능, 부패 등에 대한 심판이었다. 무엇보다 선거 시기 불거진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은 아직도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 대통령이 진정으로 국민의 뜻을 받아들인다면 내곡동 사저 문제부터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진상을 밝히는 것이 순서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이번에도 ‘꼬리 자르기’식 경호처장 인선으로 대충 얼버무리려 하고 있다. 더구나 후임자로 자신의 친위체제 강화에 앞장 설 수 있는 ‘불통의 상징’ 어청수 씨를 임명했다. 선거 결과에 대한 반성은커녕 최소한의 문제의식조차 없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줬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러나 27일 방송3사 보도에서 비판은 일절 찾아볼 수 없었다. 방송3사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이 대통령의 발언을 주요하게 전하면서도 이율배반적인 ‘어청수 내정’에 대해 어떤 비판적 언급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방송3사는 ‘청와대 감싸기’에 급급했다. KBS는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변화를 예고한다”고 국정 운영이 크게 바뀔 것처럼 부각하고 나섰다. MBC와 SBS도 어청수 씨 내정을 ‘청와대의 선거 후속조치’, ‘내곡동 사저 의혹을 문책인사로 털고 가려는 뜻’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나섰다.
<“젊은 세대 뜻 깊이 새겨”>(KBS, 이영현)
<임태희 실장 사의 “선거 책임”>(MBC, 이주승)
<대통령 실장 사의 시사>(SBS, 최재식)
KBS <“젊은 세대 뜻 깊이 새겨”>(이영현 기자)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이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전하며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 사례로 한미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시간을 두고 있고, 대북정책과 경제정책 등도 “변화된 민심을 고려해 신중한 재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어청수 내정’은 뉴스 말미 간추린 단신 <지경부 장관 홍석우·경호처장 어청수 내정>에서 “신임 경호처장에는 경찰청장 등을 역임한 어청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을 내정했다”는 언급에 그쳤다.
MBC와 SBS는 ‘어청수 내정’에 의미를 부여했다.
MBC도 <임태희 실장 사의 “선거 책임”>(이주승 기자)에서 서울시장 선거 패배에 대해 “이 대통령은 낮은 자세로 민생을 챙기겠다고 밝혔다”며 “우선 교체요인이 있는 인사를 단행했다”고 이번 인사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사저논란 때문에 물러난 김인종 경호처장 후임에는 어청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을 지명했다”고 단순 전달한 뒤, “선거결과에 따른 후속조치가 청와대에서 먼저 나오면서, 여권의 쇄신 움직임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청와대의 인사를 ‘선거 후속 조치’로 부각했다.
SBS <대통령 실장 사의 시사>(최대식 기자)는 이 대통령이 경호처장 후임으로 “통상 군이 맡아왔던 경호처장에 경찰 출신인 어청수 전 경찰청장을 임명했다”며 “선거 패배의 한 요인으로 지목돼 왔던 사저 의혹 문제를 인책인사로 털고 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경호처장 인책을 두고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고, 내곡동 사저에 대해서는 아직도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보도는 이런 문제점은 일절 따지지 않았다. 이어 “젊은 세대들의 뜻을 깊이 새기겠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며 “선거패배에 대한 반성과 후속 조치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설명을 덧붙였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실정과 부정부패, 불통, 민주주의 압살 등등에 대한 엄정한 심판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최소한의 반성도 하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은 ‘명박산성’ 어청수 씨를 경호처장에 임명하며 다시 한번 ‘불통 대통령’이라는 것을 보여줬고,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한나라당은 패배하지 않았다’고 강변하고 나섰다. 네티즌들은 물론이고 한나라당 내에서도 홍 대표의 인식에 대해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MB나팔수’로 전락해 한나라당의 선거운동원, 선거도우미를 자처했던 방송3사도 반성은 커녕 26일에 이은 27일 보도에서도 제대로 된 선거평가를 내놓지 않았다. 방송3사는 이번 선거가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이라는 핵심적인 사실을 제대로 언급하지 않았다. 대부분 실업과 등록금, 전월세난 등 ‘경제적 어려움’에서 원인을 찾는 데 그쳤다. 특히 KBS는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선거를 제외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이겼다는 점을 부각하며 한나라당 홍 대표의 후안무치한 주장과 다름없는 기조의 보도를 내보냈다.
<박원순 새시장…서울 야권으로>(KBS, 김귀수)
<‘시민사회’ 정치 입성>(KBS, 홍희정)
<여 선전…민주 한계>(KBS, 최문종)
<2040 야권 ‘몰표’…왜?>(KBS, 하송연)
<서울 민심 바뀌었다>(KBS, 최영철)
<대선 판도 변화 오나?>(KBS, 곽희섭)
<심층취재/정당정치 위기…여야의 선택은?>(KBS, 송창언)
KBS <2040 야권 ‘몰표’…왜?>(하송연 기자)에서는 20대에서 40대가 압도적으로 박원순 후보를 지지한 이유를 다뤘지만 면밀한 분석은 부족했다. 보도는 “치솟는 대학등록금에 가중되는 청년 일자리난, 해결될 기미가 없는 전월세난까지. 이대로는 힘들다는 성난 민심이 변화를 선택했다”며 유권자들의 ‘성난 민심’의 원인을 경제적 문제에 국한시키는 데 그쳤다.
<서울민심 바뀌었다>(최영철 기자)에서도 서울시민들의 지지 정당이 지난 총선과 6.2지방선거,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구별로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전하는데 그쳤다. 왜 시민들이 한나라당 지지에서 급격하게 돌아섰는지 원인은 일절 다루지 않았다.
<심층취재/ 정당정치 위기…여야의 선택은?>(송창언 기자)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트위터, SNS의 영향력이 부상했고, 정치적 무당파층이 확대됐다며 “아날로그 정치에서 디지털 정치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추상적인 주장을 폈다.
<여 선전…민주 한계>(최문종 기자)는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는 서울시장 선거와는 사뭇 달랐다”며 “한나라당은 후보를 낸 8곳에서 모두 이긴 반면 민주당은 호남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배를 마셨다”고 한나라당이 이겼다는 사실을 부각하고 나섰다. 이어 “한나라당에 희망과 애증의 회초리를 함께 주신, 그런 선거”라는 홍 대표의 발언을 실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 따가운 질책과 경고 앞에 겸허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손학규 대표 발언을 실었다. KBS가 인용한 당 대표들의 발언 내용만 보면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 쪽은 한나라당이 아니라 민주당이었다.
<서울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MBC, 오해정)
<세대간 표대결 젊은 층 분노>(MBC, 박찬정)
<책임론 보다 당 개혁에 무게>(MBC, 김세진)
<야권통합에 속도 주도권 진통>(MBC, 이필희)
<정치권 흔들 제3정당 출현?>(MBC, 이언주)
<“정치권 불신‥대세론 없다”>(MBC, 조현용)
<박근혜 38 안철수 37.8>(MBC, 강나림)
<‘나는 꼼수다’ 수사>(MBC, 김준석)
MBC도 면밀한 분석은 부족했다.
<세대간 표대결 젊은 층 분노>(박찬정 기자)는 세대간의 대결 양상이 드러났다며 “등록금 문제와 청년 실업, 자녀 교육과 비정규직 문제 등 젊은 층의 불만이 반영됐다”는 분석을 전하는데 그쳤다.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 대한 심판이라는 분석은 없었다.
<정치권 흔들 제3정당 출현?>(이언주 기자)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기성 정당에 대한 외면과 무당파 층이 늘어났다며 기성 정당의 대변혁을 촉구했다. MB정권과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 등을 제대로 따지지 않은 채 ‘정치권 전체에 대한 불만’만 부각하는데 그쳤다.
<‘나는 꼼수다’ 수사>(김준석 기자)에서는 경찰의 ‘나는 꼼수다’ 수사 소식을 전했는데, 나경원 후보 측의 ‘나꼼수’ 출연진 고발 사실과 “‘나꼼수’ 전체 멤버를 고발했다는 것은 이 방송 자체를 전면적으로 탄압하겠다는 독재적 발상으로 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정봉주 전 의원의 비판 발언을 단순 나열하는데 그쳤다. 한나라당 측의 ‘나꼼수’ 멤버 고발에 대해 치졸한 복수, 언론자유 탄압이라는 비판이 나오지만 이런 문제를 제대로 지적하지 않았다.
<박원순 돌풍 정치권 빅뱅 예고>(SBS, 김지성)
<충격 속 해법찾기 고심>(SBS, 정하석)
<야권 통합 탄력 주도권 논란>(SBS, 허윤석)
<뉴스in뉴스/ 2040 그들은 왜?>(SBS, 정성엽)
<대선 판도 요동>(SBS, 한승희)
<한나라 8 민주 2>(SBS, 김윤수)
<무상급식 결재로 첫 업무>(SBS, 최고운)
SBS는 <충격 속 해법찾기 고심>(정하석 기자)에서 한나라당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긴 했지만 “지도부 책임론은 쏙 들어갔다”며 “친이, 친박 모두 선거 패배에 일정부분 책임이 있는데다 자칫 자리다툼의 양상으로 번질 경우 공멸한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홍 대표의 ‘패배한 것 아니다’라는 주장에 대해 “소장파들은 유권자의 소리가 안 들리느냐, 입 닫으라는 식의 반응을 트위터에 올리며 불만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뉴스in뉴스/ 2040 그들은 왜?>(정성엽 기자)에서는 “이태백,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뜻의 청년실업, 3,40대로 가면 오르는 전세값과 떨어지는 내 집값, 사교육비로 상징되는 자녀교육, 직장 불안에 대한 위기감”을 언급한 뒤, “마치 반 월가 시위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던 것처럼 이번 선거는 20대에서 40대에 이르는 청장년층의 좌절과 분노, 불만이 그대로 표심으로 분출된 듯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곡동 사저 문제와 나경원 후보의 고액 피부클리닉 출입이 대형 선거 이슈가 됐던 것도 따지고 보면 현 정부와 여당이 특권층 집단이라는 이미지가 누적돼 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권자들의 정서는 이명박 정권의 실정과 불통 등에 대한 전반적인 분노지만 보도는 ‘경제 문제’, ‘특권층 이미지’ 등에 대한 언급에 그쳤다.
<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