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0월 26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1.10.27)서울시민 ‘MB정권 심판’ … 방송3사 애써 모른 척
10월 26일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단일후보 박원순 후보가 승리했다. 박 후보는 7.2%p 차이로 여유있게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이겼다.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6·2지방선거, 4·27재보궐선거,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이어 4연패를 당했다.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4연패는 예상된 결과다. 이명박 정권의 실정과 각종 부패, 민주주의 압살 등등에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한 상태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오만했다. 선거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한나라당은 온갖 흑색선전과 색깔론 공세로 박 후보를 음해하는 데 골몰하며 구시대적 정치로 일관했다. 선관위는 SNS규제, 박 후보 학력정정 공고문 부착 등 노골적으로 ‘나경원 편들기’ 행태를 보였다. 여기에 조중동과 방송3사도 온갖 편파보도로 여론을 왜곡하는 데 앞장섰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 뿐 아니라 조중동과 방송3사의 패배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MB나팔수’ 방송사들의 편파·부실보도 행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심각한 문제다.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흑색선전, 네거티브 공세를 적극 중계하며 이를 ‘검증’으로 정당화했고, 반면 나경원 후보에 대해 제기되는 의혹은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편파보도를 보였다. 나경원 후보의 ‘초호화 피부클리닉’ 문제 등이 언론에서 주요하게 제기되자 ‘여야공방’, ‘흙탕물 싸움’으로 몰아가며 양측을 싸잡아 비난하며 본질을 흐렸다. 선관위의 편파적 선거관리에도 침묵했다. 또 ‘MB 내곡동 사저 의혹’ 등 선거에서 여권에 악재가 될 민감한 이슈는 ‘해명’을 내보내며 파장 축소에 앞장섰다. 특히 KBS는 안철수 교수의 ‘박원순 지지’를 축소 보도하고, 나 후보 띄우기에 나서는 등 ‘한나라당 홍보방송’ 행태를 보였다.
26일 방송3사의 선거보도에서도 이런 기조는 지속됐다. 확실한 선거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방송3사는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았다. 방송3사 모두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 이번 선거에서 드러났다는 사실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선거 결과에 대한 다양한 예측과 평가를 내놓은 것도 아니다. 방송3사는 선거 결과가 미칠 정치권의 판도 변화를 예상하는데 그쳤다. MBC와 SBS는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했다’고 야권연대를 폄훼하기도 했다.
<출구조사…박원순 54.4% 나경원 45.2%>(KBS, 최문종)
<서울시장 투표율 48.6%>(KBS, 송창언)
<“최선 다했다”…유권자로 한 표 행사>(KBS, 하송연)
<총선·대선…정치권 변화 불가피>(KBS, 박상민)
<투표맞춰 디도스 공격…수사 착수>(KBS, 김해정)
KBS는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재보궐선거 투표율, 투표 현장의 이모저모, 선관위와 박원순 후보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등을 전했다.
<총선·대선…정치권 변화 불가피>(박상민 기자)는 이번 재보궐선거 결과가 정치권에 미칠 영향을 단순 예측하는 데 그쳤다.
보도는 “나경원 후보가 승리하면 여당이 정국 주도권을 행사하며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도 힘을 받게 된다”, “박원순 후보가 승리하면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야권이 행사하며 야권통합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정치권의 변화로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당선될 경우 무소속 강세 등 민주당 중심의 야권 판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고, 여당 지도부의 지도력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언급에 그쳤다. 이번 선거 결과가 이명박 정권과 집권여당에 대한 심판이라는 사실은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민주당 중계차‥박원순 후보 승리 자신>(MBC, 이해인)
<반전 거듭하며 초접전 양상>(MBC, 배선영)
<대선 전초전 정당 대 시민사회>(MBC, 이언주)
<정국 격랑 새판짜기 시동>(MBC, 최장원)
<투표소 앞에서 시위>(MBC, 배주환)
MBC도 출구조사 결과, 출구조사 결과에 따른 각 당의 분위기, 선거전 과정과 선거 결과에 따른 정치권의 변화 등을 전했다.
<대선 전초전 정당 대 시민사회>(이언주 기자)는 이번 선거전에 대한 평가 보도였는데 “선거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비방선거전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며 “보다 못한 선관위는 22년만에 경고서한을 보낼 정도였다”고 전했다. 비방선거전을 조성한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선거전 문제를 제대로 지적하지 않고, 또 이런 네거티브 공세를 단순 중계하며 선거가 정책대결이 아닌 비방전으로 흐르게 만든 데 대한 방송보도의 책임도 크지만 이런 면밀한 비판과 반성 없이 양측을 싸잡아 비난하는데 그쳤다.
<정국 격랑 새판짜기 시동>(최장원 기자)에서는 선거 이후 변화를 예측했는데,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예상하는데 그쳤다. 이번 선거가 현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이라는 사실을 짚지 않았다. 단순히 “한나라당에서는 지도부 책임론과 함께 쇄신 요구가 불거질 것”, “박근혜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은 박 전 대표를 중심에 둔 대선 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대안론’과 충돌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대해서는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한 민주당의 상황은 간단치 않다”며 야권연대를 폄훼하고 “박 후보가 승리하면 총선대선을 겨냥한 야권대통합의 주도권을 민주당이 장악하기가 쉽지 않고, 박 후보가 패배한다면 패배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투표소 앞에서 시위>(배주환 기자)에서는 장애인들의 접근을 차단한 투표소 설치 문제를 지적했다.
<출구조사 우세 박원순 캠프 ‘환호’…기대감 상승>(SBS, 김지성)
<예상 깬 격차…출구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은?>(SBS, 정성엽)
<세대별로 지지층 뚜렷…40대 표심 최대 변수로>(SBS, 정성엽)
<박원순 vs 나경원, 한 달간 여론조사 추이는?>(SBS, 정성엽)
<선거 결과 따라 지각변동>(SBS, 정하석)
<서울시장 투표율 50% 안팎 될 듯>(SBS, 정유미)
<부산 민심 변화 풍향계>(SBS, KNN 김건형)
<디도스 공격 한 때 불통>(SBS, 정경윤)
SBS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출구조사 결과, 각 당의 입장, 출구조사 결과 분석, 선거기간 여론조사 변화 추이, 디도스 공격 등을 전했다. SBS도 ‘정권 심판’이라는 민심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은 채 “변화의 욕구가 그만큼 크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예상 깬 격차…출구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은?>(정성엽 기자)에서는 출구조사 결과 박 후보와 나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예상보다 굉장히 차이가 컸다”며 “유권자들이 변화의 욕구가 그만큼 크다는 것으로 해석 할 수 있겠다”는 평가에 그쳤다.
<선거 결과 따라 지각변동>(정하석 기자)에서도 선거 결과에 따른 ‘정치권의 변화’를 점쳤다. 보도는 “여든 야든, 패배하는 쪽의 지도부는 선거 패배 책임론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렵다”는 일반론을 거론하는데 그쳤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경우, 지난해 경기지사 선거, 지난 4월 경남 김해 선거에 이어 이번 서울시장 선거까지 후보 한번 못 내보고 패배했다는 비판이 쏟아질 게 뻔하다”며 야권연대를 폄훼했다. 정작 박 후보의 승리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