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9~21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방송3사, 여전한 ‘나경원 편애’
-MB ‘논현동 사저’ 의혹도 제대로 보도 안 해
■ 나경원 의혹, 방송3사 제대로 보도 안 해
- KBS, ‘나경원 감싸기’ 앞장
20일 나 후보가 연회비가 1억원인 강남의 초호화급 피부클리닉에 상시 출입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시사IN> 보도에 따르면 나 후보가 다니는 곳은 강남의 부유층과 톱스타급 연예인들이 주로 다니는 ‘ㄷ클리닉’으로 1인당 회비가 연간 ‘1억원 선’에 달한다. 1억 회비는 누구도 깎을 수 없는 게 이곳의 철칙이라는 회원들의 증언도 실렸다. 나 후보 측은 <시사IN>에 “시장이 된다면 피부 관리 클리닉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건강관리를 해나가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후 ‘귀족생활’ 등 네티즌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딸의 피부 노화가 심해져서 다녔다’는 다른 해명을 내놨다. 그러자 한 소아정신과 전문의는 자신의 트위터에 “다운증후군 조기노화는 성인 다운증후군 이야기”라며 거짓해명 의혹을 제기했다. 또 나 후보가 ‘연간 회원이 아니고 치료비는 1억원의 10분의 1도 안되는 금액’이라고 해명한데 대해서도 법조계에서는 나 후보가 1년 계약 치료비를 할인 받은 것이라면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변호사 시절 수임료 탈세 의혹 등도 불거졌다. 한겨레신문은 20일자 신문에서 나 의원이 변호사 시절인 2003년 경 조아무개씨에게 성공보수를 포함한 변호사 수임료 3000만원을 사업용 계좌가 아닌 여직원 계좌로 받았다고 보도했다. 타인명의 계좌로 수임료를 받는 것은 수입을 숨기기 위한 것으로 세금 탈루 의혹이 제기된다. 또 성공보수금을 먼저 받는 것은 변호사 윤리에 어긋나 징계위원회에 회부 될 수 있는 문제다. 대한변호사협회가 변호사법에 따라 제정한 윤리장전(2000년 개정)에 따르면 “변호사는 성공보수를 조건부로 미리 받아서는 아니된다”고 규정되어 있다.
나 후보 남편의 병역 의혹도 제기됐다. 나 후보의 남편인 김재호 판사는 3대 독자로 6개월 방위로 병역의무를 마쳤다. 그런데 이북도민회에서 발행하는 <이북도민연합신문>에 실린 ‘개성며느리 나경원’(6일자)에서 “김재호 판사의 부친 김한수 씨가 미수복 경기도 개성이 고향이며 김 판사의 작은아버지가 김기수 개성시민회 명예회장”이라고 언급했다. 3대 독자라던 김 판사의 작은아버지 존재가 드러난 것이다. 이 신문의 기사내용이 지난 19일 뒤늦게 알려지면서 병역 의혹이 나오자 나 후보 측은 김 판사의 아버지와 작은아버지가 각각 월남해 이산가족이 돼 따로 호적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제시대 강제징용으로 빚어진 박 후보의 양손입양에 대해 “호적 쪼개기를 통한 병역 면탈”이라고 공격해 왔던 것을 생각하면 궁색한 해명이다.
21일에는 나 후보가 2년간 약 5700만 원 어치를 주유비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2009, 2010년 정치자금 내역에 따르면 나 후보가 1848만1550원(2009년), 1467만4671원(2010년)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국회의원들에게 지급되는 별도의 유류지원비 2년치 2460만원을 더하면 5775만6221원을 주유비로 사용한 것으로 계산된다. 나 후보가 이례적으로 많은 주유비를 사용했지만 지역구(중구)가 여의도와 가깝고 특정 주유소에서 하루 4차례나 주유를 한 기록도 있어 ‘카드깡’과 같은 일종의 ‘깡’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또 오마이뉴스는 홍신유치원 세입결산 분석을 통해 나 후보 부친소유 홍신학원이 나 후보 모친 소유 홍신유치원에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평균 시세보다 싸게 받는 등의 특혜를 줬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20일과 21일 방송3사는 나 후보에 대해 제기된 의혹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언론보도 등을 통해 나 후보에 대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고 ‘초호화 피부클리닉’에 다닌다는 사실 등도 드러났다. 그러나 방송3사는 나 후보 의혹에 대한 후속 취재나 검증 보도는 물론이고 드러난 사실조차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방송3사는 나 후보 측과 박 후보 측의 ‘공방전’으로 접근하며 사실상 의혹 축소에 나섰다.
특히 KBS는 20일 나 후보 관련 의혹을 뉴스 말미에 배치하며 파장 축소에 앞장섰다. ‘연회비 1억원 피부 클리닉’ 문제는 21일에야 보도하는 등 부실한 보도행태를 보였다. 그러면서 나 후보의 정책 발언을 적극 실으며 띄우기에 앞장서는 등 노골적인 편파보도 행태를 보였다.
<지지층 다지기…비방전>(KBS, 김귀수/20일)
<도덕성․의혹 검증>(KBS, 곽희섭/20일)
<‘맞고소’…비방전 격화>(KBS, 곽희섭/21일)
KBS 20일 6번째 꼭지 <지지층 다지기…비방전>(김귀수 기자)은 나경원, 박원순 후보의 유세활동을 전했는데, 이번에도 후보자들의 멘트 인용에서 차이를 보였다. 나 후보는 “고도제한 규제완화와 두 번째로는 10대 거점도시를 자족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체적인 공약 발표 장면을 실은 반면, 박 후보는 “인간다운 생활과 안정된 삶이 보장된 정말 기본으로 돌아가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라는 추상적인 발언 내용을 실었다.
나 후보에 대해 제기된 의혹은 20일 뉴스 말미인 24번째 꼭지로 따로 보도했다.
<도덕성․의혹 검증>(곽희섭 기자)은 보도 내용도 박 후보 측 의혹을 함께 나열하고, 의혹 제기와 후보자 측의 해명만 단순 나열하는 방식이었다. 최소한의 ‘검증’은 이뤄지지 않았다. 나 후보가 13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건물 매매에 대해 “나 후보 측은 세금을 제외하면 11억원 정도가 실제 차익이라고 해명한다”, 나 후보가 부친 학교를 감사에 빼달라고 청탁했다는 의혹도 “원래 감사 대상이 아니다”라는 짧은 해명으로 넘어갔다. 새로 제기된 변호사 수임료 탈세 의혹에 대해서도 “위법이 아닌 당시의 관례였다”는 해명을 나열하는데 그쳤다. 나 후보가 강남의 초호화 피부 클리닉에 다녔다는 사실은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
21일 <‘맞고소’…비방전 격화>(곽희섭 기자)에서는 나 후보의 ‘1억원 피부클리닉’ 문제가 비로소 다뤄졌다. 그러나 두 후보 측의 공방으로 다루며 “장애가 있는 딸의 치료를 위해 피부 클리닉에 다녔고, 병원비도 5백만 원 정도”라는 해명을 전했다. ‘거짓해명’ 논란이 일고 있는 나 후보 측 해명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기부금 전용”‥“세금 탈루”>(MBC, 조현용, 박찬정/20일)
<사활건 당대표 더 바쁘다>(MBC, 이언주/20일)
<바닥 민심 흝는다>(MBC, 최장원/21일)
<나경원-박원순 정책공약 비교>(MBC, 장준성/21일)
MBC 20일 3번째 꼭지 <“기부금 전용”‥“세금 탈루”>(조현용, 박찬정 기자)는 “비방선거 하지 않고 정책 대결하겠다던 두 후보의 약속이 무색해졌다”는 양측을 싸잡아 비난하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박 후보에 대한 여행경비, 아름다운 재단의 지원 등에 대한 한나라당의 일방적 주장을 전한 뒤, 나 후보의 세금탈루 의혹과 “나 후보가 회원권만 1억 원에 달하는 강남의 피부 클리닉을 다녔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서민의 삶과 거리가 멀다”고 한 박 후보 측의 비판을 단순 나열하는데 그쳤다.
<사활 건 당대표 더 바쁘다>(이언주 기자)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당대표의 선거운동을 전했는데, 홍 대표의 네거티브 공세를 비판하기는커녕 “당내 최고 ‘저격수’”, “공세의 선봉에 섰다” 운운하며 ‘사활을 걸고’ 선거운동에 나서는 것처럼 긍정적으로 보도했다.
21일 <바닥 민심 흝는다>(최장원 기자)는 “나경원 후보의 다이아몬드반지와 피부 클리닉 출입논란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이 거듭됐다”, “나 후보 측은 박원순 후보가 오히려 겉 다르고 속 다른 0.1% 초호화생활자라며 맞받았다”고 양측의 공세로 단순 나열했다.
그러나 ‘2캐럿 다이아몬드 반지 축소 신고’는 나 후보 측이 ‘23년전 가격으로 신고했다’며 사실상 축소 신고를 인정했고, ‘1억 피부클리닉’도 나 후보 측이 사실상 이곳을 이용해 왔다고 인정했지만 보도는 이런 사실은 외면한 채 “민주당의 공격”으로 언급하는데 그쳤다.
<나경원-박원순 정책공약 비교>(장준성 기자)는 도시계획, 무상급식, 일자리 창출 등 면밀한 분석이 필요한 내용들을 한꺼번에 소개하는데 그쳐 분석 보다는 공약소개에 머물렀다.
<깎아 내리기 전면전>(SBS, 한승희/20일)
<복지-일자리 공약 점검>(SBS, 정영태/20일)
<흠집내기 총력전>(SBS, 김윤수/21일)
<도시개발 공약 검증>(SBS, 박세용/21일)
SBS도 20일 13번째 꼭지 <깎아 내리기 전면전>(한승희 기자)에서 ‘아름다운재단 좌파단체 지원’ 등 한나라당의 폭로전을 무비판 단순 전달했다. 이어 박 후보 측이 “나경원 후보가 강남에 있는 연회비 1억 원짜리 고급 피부 클리닉을 다니고 있다고 주장하며 어제(19일)부터 본격화한 나경원 검증론을 이어나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1억 피부 클리닉’은 언론에서 취재를 통해 문제가 드러났고, 나 후보가 이곳을 다니고 있다고 사실을 시인했는데도 이를 ‘박 후보 측의 주장’으로 언급하며 나 후보 측의 문제를 ‘축소’한 것이다.
21일 <흠집내기 총력전>(김윤수 기자)에서는 한나라당의 아름다운재단 공격, 나 후보에 대해 제기된 다이아몬드 반지 축소 신고, ‘1억원 피부 클리닉’ 등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을 나열하며 양측의 공방으로 몰았다.
■ MB ‘논현동 사저’ 공시가격 반토막 … KBS 모르쇠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땅’ 의혹에 이어 논현동 자택 공시지가가 지난해에 비해 16억원이나 낮게 책정돼 세금이 600여만원 덜 부과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서울시 ‘부동산종합정보’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자택은 2006년 29억원, 지난해에는 35억8000만원까지 올랐지만 올해는 19억6000만원으로, 무려 16억2000만원이나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재산세 등 세금은 지난해 1257만600원에서 올해 654만2840원으로 줄었다. 강남구청 측은 행정착오라고 해명했고, 청와대는 몰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강남구에서 이 같은 재산세 과세자료 오류가 의심되는 사례는 이 대통령 자택 단 1건 뿐이고, 특별히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이 대통령의 사저가 지난해에 비해 16억이나 내렸는데도 담당자가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은 의아한 대목이다. 또 대통령은 매년 재산 변동내역 신고를 의무화하는 고위 공직자라는 점에서 이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이 이 사실을 정말 몰랐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공시지가가 줄어들면 재산세를 비롯해 종합부동산세와 상속세, 증여세 등도 줄어든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이 대통령이 퇴임 후 내곡동 사저로 옮긴 뒤 자녀에게 논현동 자택을 증여하기 위해 공시가격을 축소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논현동 자택 공시가격 축소 의혹은 ‘내곡동 땅’ 의혹 이후 불거진 대통령 사저 관련 의혹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행정착오’라는 해명으로 넘기기에는 납득가지 않는 의혹들도 많다. 하지만 방송3사는 논현동 사저 의혹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KBS는 20일, 21일 양일간 관련 보도를 일절 하지 않았고, SBS는 20일 뉴스 말미에 단신으로 짧게 처리하는데 그쳤다. MBC는 20일 5번째 꼭지로 관련 내용을 보도했지만, 강남구청과 정부 해명을 비중 있게 실었다. 특히 공시가격 고의 축소 의혹에 대해 “고의로 10억 원 이상 차이가 나게 하겠냐”는 정부 측 주장을 적극 보도했다. MBC와 SBS는 21일 후속보도를 하지 않았다.
<1년 새 집값 반토막?>(MBC, 김세의/20일)
<논현동 사저 재산세 논란>(SBS, 단신/20일)
MBC <1년 새 집값 반토막?>(김세의 기자)은 꾸준하게 오르던 이 대통령의 논현동 자택 공시가격이 1년만에 16억2천만원으로 떨어졌고 재산세도 절반 가량 줄었다고 전했다. 이어 “담당 공무원이 잘못 계산해 일어난 실수”로 “행정 착오로 지하 1층과 지상 1층 일부가 소매점 용도로 책정돼 건물의 절반가량만 공시 가격 대상으로 판단했다”, “추가로 납부할 고지서를 발부할 예정”이라는 등의 강남구청 측 해명을 자세하게 전했다. 또 고의로 공시가격을 줄인 것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 “1년 전과 비교해 공시가격이 10억 원 이상 차이가 나면 정밀 확인 작업을 벌이게 되는데, 고의로 10억 원 이상 차이가 나게 하겠냐며 의혹을 부인”하는 정부 주장을 주요하게 전했다. 야당 등이 제기하는 의혹은 싣지 않았다.
SBS는 뉴스 말미에 단신 <논현동 사저 재산세 논란>에서 이 대통령의 논현동 자택 공시가격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 사실과 이에 대한 해명을 단순 나열하는데 그쳤다. <끝>
2011년 10월 2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