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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3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1.10.14)※오늘의 방송 브리핑
1. 방송3사, ‘한미FTA 처리’만 관심 … 문제점 제대로 안 다뤄
2. 비판 제기되는 MB ‘펜타곤 행보’ … 방송3사 무비판
한미FTA ‘문제’ 따지지 않는 방송3사
-방송3사, MB ‘펜타곤 행보’도 무비판
12일(현지시각) 미국 상·하 양원이 한미FTA 이행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자 정부와 한나라당은 한국에서도 의회 비준 동의안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며 서두르는 기색이다. 그러나 한국 내에서는 한미FTA가 한국의 일방적 ‘퍼주기’로 끝난 불평등한 협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미국과 한국은 한미FTA 협정의 국내법적 지위부터 다르다. 미국이 처리한 한미FTA 이행법안에 따르면 ‘한미FTA법안과 미국법이 충돌할 경우 미국법이 우선하며, 한국인은 한미FTA를 위반했다고 미국에 소송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한미FTA가 국내법과 동등한 지위를 지닌다. 한국 측에 불리한 ‘독소조항’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독소조항은 투자자-국가 소송제(ISD)다. 투자자가 상대방 국가의 정책으로 이익을 침해당했을 때 해당 국가를 국제투자분쟁조정센터 등에 제소할 수 있는데 한국 사법부의 개입이 불가능하다. 협정문 서문의 투자보호 관련 문구도 ‘미국에 있어서와 같이’라는 표현이 나와 미국 내 한국 투자자 보호에 제한이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투자 및 서비스장(章)에 포함된 역진방지조항, 서비스시장 개방에서 채택된 포괄주의(네거티브) 방식, 허가-특허 연계조항 등도 한국에 불리하다는 평가다. 의료분야에서는 지적재산권 보호의무가 강화될 경우 ‘복제약 금지’ 등으로 업계와 환자 모두 부담을 떠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한국의 핵심적인 요구였던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반덤핑장벽 철폐, 전문직 미국 취업 비자 등은 담겨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외에 정부가 한미FTA와 별개라고 주장하고 있는 쇠고기와 쌀 시장 전면개방이라는 문제도 남아있다. 정부는 한미 협정이 발표된 이후에 미국과 쇠고기 협상을 재개할 것이고 2014년 쌀 협상을 진행할 것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한미FTA의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위키리크스에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2014년에 쌀을 재논의하자’고 미국 측에 양보한 사실 등 한미FTA 교섭이 ‘한국의 퍼주기’로 진행됐음을 증명해 주는 정부관계자들의 매국적 행태가 담겨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통상협상 과정을 국회에 보고하고 공청회 개최 등 여론수렴을 의무화 한 ‘통상절차법’조차 마련되지 않았다. 기초적인 협정문의 번역 오류까지 드러나기도 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한미FTA 협정 체결은 ‘빨리 밀어붙이’는게 능사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한국에 불합리한 독소조항을 제거하기 위한 재재협상이나 그것이 힘들다면 미국에 시장을 개방해도 한국의 여타 산업이 충분히 버틸 수 있도록 확실한 보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13일 방송3사는 일제히 뉴스 첫 꼭지로 미 의회의 한미FTA 비준안 처리 소식을 전하며 관련 내용을 주요하게 전하고, 미 의회는 비준안을 처리했지만 한국은 야당이 반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정작 야당과 시민단체가 왜 한미FTA 비준에 반대하는지, 문제가 되고 있는 협정문의 독소조항은 무엇인지 등을 면밀하게 따지는 보도는 없었다. KBS와 SBS는 한미FTA 비준안 처리에 대한 여야의 상반된 입장을 단순 나열하는 데 그쳤다. MBC는 ‘투자자의 국가 제소 조항’ 문제를 한 꼭지 다루긴 했지만, 보도 순서가 다른 한미FTA 보도와 달리 뉴스데스크 끝에 따로 배치되었다. 한미FTA에 조금이나마 비판적인 보도는 뉴스 배치부터 ‘홀대’하고 나선 것이다.
<심층취재/공은 한국으로…여야 입장차 팽팽>(KBS, 송창언)
<“환영”“비준저지”>(KBS, 김세정)
KBS는 한미FTA 비준에 대한 여야, 재계와 농민 등의 찬반을 단순 나열하는 데 그쳤다.
첫 꼭지 <美의회 한미FTA 초고속 처리>(최규식 기자)는 미국 의회의 한미FTA 협정안 처리 소식을 전하며 “미국측은 당장 내년 1월부터 FTA가 발효되길 기대하고 있다”, “우리 국회의 비준일정이 변수가 되고 있다”고 한국 의회의 비준안 처리를 압박했다.
<심층취재/공은 한국으로…여야 입장차 팽팽>(송창언 기자)에서는 미국이 “일자리 창출과 자동차 산업 회생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데 의회와 공감대를 형성”해 비준안을 처리했다고 평가한 뒤, “하지만 국내 상황은 여전히 여야간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고 비준안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는 한국 상황을 대조적으로 비췄다. 그리고는 비준안에 대한 여야의 입장을 단순 나열했다.
<“환영”“비준저지”>(김세정 기자)에서도 한미FTA가 발효될 경우 “10년간 일자리가 35만 개 늘어나고, 실질 국내총생산도 5.6% 증가한다”는 등 전경련의 ‘장밋빛 전망’을 전하며 FTA 비준안 처리를 요구하는 재계의 입장을 전했다. 이어 “한미 FTA 발효시 농어업 피해 규모를 2조 원”이라며 반대하는 농민단체와 소상공인의 입장을 전했다.
<미국 FTA 비준 끝냈다>(MBC, 이호인)
<“분리 대응”‥“처리 불가”>(MBC, 김세진)
<농업·중소기업 피해 대책은?>(MBC, 이성일)
MBC도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그나마 ‘투자자의 국가 제소 조항’의 문제를 다뤄 조금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이 보도는 다른 한미FTA 보도들이 1~3꼭지에서 다뤄진 것과 달리 뉴스데스크 말미인 25번째 꼭지에 따로 배치되어 비판적 내용에 대한 ‘홀대’로 비춰졌다.
첫 꼭지 <미국 FTA 비준 끝냈다>(이호인 기자)는 미 의회의 FTA비준안 처리 소식을 전하며 의회의 비준안 처리 이유가 “불신을 받고 대립 중인 미 여야가 미국민들 앞에 성과로 내놓을 수 있는 사실상의 유일한 사안이었기 때문”, “부시가 서명하고 오바마가 더 유리하게 고쳤다”고 평가했다.
<“분리 대응”‥“처리 불가”>(김세진 기자)는 한미FTA 비준안 처리에 대한 여야의 입장을 단순 나열했다.
<농업·중소기업 피해 대책은?>(이성일 기자)에서는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꼽히는 ‘투자자의 국가 제소 조항’ 문제를 다뤘다. 보도는 ‘투자자의 국가 제소 조항’이 국회와 정부가 추진 중인 대형 마트 입점 제한이나 대기업 업종 제한을 문제 삼을 수 있다며 “정부가 대책을 마련 중인 농업과 달리 중소 상공인, 중소기업들의 피해에는 속수무책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며 “한미 FTA 발효를 앞두고 마지막 절차로 남은 우리 국회통과는, 이런 문제를 정치권이 어떻게 풀어낼 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FTA 비준안 미 의회 통과>(SBS, 주영진)
<막판 협상..충돌 우려>(SBS, 김지성)
SBS도 여야의 찬반양론을 단순 나열했다.
<막판 협상..충돌 우려>(김지성 기자)는 한국 의회의 상황을 전했는데, 여야의 입장을 나열하는 데 그쳤다. 보도는 국내 중소상인 보호장치와 투자자 소송제도에 대해 “SSM법이 사문화된다”는 야당의 지적과 “WTO출범 때 국제사회와 약속한 것인 만큼 어쩔 수 없다”는 여당의 입장을 단순 나열했다. ISD법안에 대해서도 “사법 주권의 침해”라는 야당의 비판과 “외국인 투자 촉진책”이라는 여당의 입장을 나열하는 데 그쳤다. 그리고는 비준안 강행처리 입장을 내세우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전하며 “강행처리와 충돌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망하는 데 그쳤다.
■ 비판 제기되는 MB ‘펜타곤 행보’ … 방송3사 무비판
한편 방송3사는 13일 보도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소식을 주요하게 전했는데, 이 대통령이 미국 펜타곤을 방문해 미 국방부 관계자들로부터 한국의 안보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는 사실도 적극 보도했다. 특히 MBC와 SBS는 이를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자화자찬한 청와대의 평가까지 무비판 보도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펜타곤 방문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의 정상이 미국 국방부 관계자들에게 한반도의 안보상황을 보고받았다는 것은 ‘안보를 미국에 의지한다’는 사실을 공언하는 것으로 주권국가 대통령이라면 생각하기 힘든 행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한국이 내년 미국에서 직구매하는 무기가 사상 최대인 14조에 육박해 이 때문에 미국에서 ‘극진한 대우’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방송3사는 이런 비판의 목소리는 일절 다루지 않았다.
<“통상 확대, 일자리 창출”>(KBS, 최재현)
<“참 잘된 일” 곧 정상회담>(MBC, 박성준)
<“공동 번영의 장 될 것”>(SBS, 최대식)
KBS는 <“통상 확대, 일자리 창출”>(최재현 기자)에서 이 대통령이 “미 국방부 청사 펜타곤을 방문해 패네타 국방장관의 영접을 받았으며, 작전지휘소인 탱크룸에서 뎀프시 합참의장과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미군 수뇌부로부터 한반도 관련 안보 브리핑도 받았다”고 단순 전달했다.
MBC는 <“참 잘된 일” 곧 정상회담>(박성준 기자)에서 이 대통령이 미 펜타곤 방문 소식을 전하며 “외국 정상이 미 펜타곤의 심장부인 탱크룸 안까지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이는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청와대의 자화자찬을 단순 전달했다.
SBS도 <“공동 번영의 장 될 것”>(최대식 기자)에서 이 대통령의 펜타곤 방문에 대해 “한미 동맹에 대한 미국측의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라는 청와대 측의 설명만 단순 전달했다. 펜타곤 방문의 문제점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