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9월 29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1.9.30)1. 이국철 “박영준 말은 거짓” 폭로 … MBC 적극 보도
2. 방송3사, ‘도가니 법’ 막았던 한나라당 문제 안 따져
‘왕차관’ 박영준 의혹, KBS는 외면
- KBS, ‘박영준 의혹’은 언급조차 안 해
이날 이국철 SLS 회장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게 검찰수사 무마를 부탁했었다고 폭로했다. 2009년 창원지검에서 이 회장을 수사하자 일본에서 박 전 차관을 접대했던 권아무개 지사장이 박 전 차관에게 도와달라는 이메일을 보냈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일본 접대 자리에서 박 전 차관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요청하라고 했었다고 덧붙였다. 또 이 회장은 박 전 차관이 접대 받은 사실을 부인하자 2009년 창원지검이 이 회장을 수사하며 박아무개 계열사 사장의 노트를 압수해 갔는데 거기 박 전 차관의 접대 내용이 적혀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박 전 차관은 술자리에 SLS 관계자가 있긴 했지만 술값은 지인이 계산했다며 말을 바꿨다. 이 회장 측에서 구체적인 증거를 거론하자 박 전 차관이 말을 바꾼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앞서 이 회장은 박 전 차관이 일본에 출장 갔을 때 SLS 일본현지법인으로부터 수백만원대 향응을 제공했고,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임재현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은 신 전 차관을 통해 거액의 상품권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그러자 27일 박 전 차관과 곽 위원장, 임 비서관은 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이 회장을 상대로 각각 1억원, 총 3억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SBS는 이날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지만, 지난 23일 보도에서 “지난해 당시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이 일본 출장을 갔을 때 향응을 제공했다는 이 회장의 주장에 대해서도 확인 조사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며 관련 의혹을 언급 한 바 있다.
<일기장 확보…수사탄력>(KBS, 이승철)
KBS <일기장 확보…수사탄력>(이승철 기자)은 검찰이 이국철 회장의 일기장을 확보했다며 “꼼꼼한 성격의 이 회장은 거의 매일 일기를 썼는데, 당시 접촉했던 인사들에 대한 기록과 다녔던 곳에 대한 여러 단서들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또 수사진용도 대폭 강화됐다며 신 전 차관과의 돈거래 의혹 외에도 “정권 실세에게 30억 원을 줬다는 의혹까지 살피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KBS는 ‘일본 접대’건과 관련해 도마에 오르고 있는 박 전 차관에 대해서는 일절 관련 내용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박 전 차관 말은 거짓”>(MBC, 박영회)
광주 청각장애 학교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가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도가니>는 개봉 5일만에 관객 100만명을 넘으며 흥행 돌풍을 이어가면서 복지시설 장애아동들에 대한 성폭력 범죄 근절과 장애인 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도가니>의 소재가 된 광주 인화학교의 성폭력 범죄는 지난 2005년 처음 알려졌다. 2004~2005년 인화학교에서 교장과 교직원들이 청각·지적장애 학생들 12명에게 지속적인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6명이 고발됐다. 그러나 학교 측은 학부모들을 회유하고 조직적으로 진상을 은폐했다. 법원은 솜방망이 처벌로 학교 설립자의 아들이자 죄질이 가장 나빴던 교장마저 집행유예로 풀어줬고, 학교법인은 성폭행 가해자를 복직시켰다. 국가기관도 피해 아동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시민대책위원회가 법인 임원 해임 등을 요구하며 242일간 농성을 벌이고 학생들이 60여일 동안 수업을 거부했지만 교육당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국회는 2009년 발의된 성폭력 범죄 처벌 특별법 개정안을 아직도 처리하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영화를 보고 장애학교에서 벌어진 끔찍한 성범죄와 성범죄 가해자들을 단죄하지 못하는 한국사회의 현실, 자신들의 특권을 지키기 위한 기득권 세력들의 몰염치한 모습 등에 공분하며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에 대한 재조사와 성범죄 공소시효 폐지, 성폭력 피해자들을 두 번 울리는 ‘항거불능’ 조항 등 법 개정을 적극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이런 사회 여론에 밀려 뒤늦게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여야는 이른바 ‘도가니 법’이라는 이름으로 사회복지재단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이사진에 공익이사 선임을 의무화하는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법은 인화학교 사건이 폭로된 뒤 정부가 지난 2007년 추진했었지만 당시 한나라당과 종교단체의 반대로 무산됐었다. 당시 한나라당은 공익이사 선임, 대표이사와 가족들의 재산변동 사항 공개 등의 핵심조항을 두고 ‘사회주의법’ ‘빨갱이법’이라고 매도했었다. 때문에 이번에는 법 추진이 제대로 될 것인지를 두고 회의적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도 장애인단체들은 현실 속의 장애인 성범죄는 영화보다 훨씬 심각하고, 장애인들은 일상적으로 차별과 인권침해를 겪고 있다고 지적한다. <도가니>를 계기로 장애인 성범죄 근절과 인권향상을 위한 관리감독 강화와 법 제도 개선, 사회적 관심 등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당부도 나오고 있다.
방송3사도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는 <도가니> 돌풍을 주요하게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방송3사 모두 정치권이 ‘도가니법’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이 지난 2007년 좌절된 이유가 무엇인지, 당시 한나라당이 왜 법 개정에 반대했었는지 등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10년간 고통 받았지만…>(KBS, 김기흥)
<속도 내는 ‘도가니법’>(KBS, 곽희섭)
KBS <10년간 고통 받았지만…>(김기흥 기자)에서는 성폭력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 징벌적 배상제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속도 내는 ‘도가니법’>(곽희섭 기자)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법 개정 추친 소식을 전하며 “한나라당 안의 경우 사회복지법인에서 수용자 학대나 인권 유린이 발생할 경우 재단 폐쇄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민주당 안은 장애인 대상 성폭력에서 항거불능 상태의 기준을 아예 삭제하기로 했다”며 내용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이번에는 제대로 된 보호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지가 관건”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사회복지법 개정안이 과거 한나라당이 반대해 무산됐던 법안이라는 점에서 이 법안에 공익이사 선임 등 핵심내용이 제대로 담길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런 점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도가니 방지법’ 다시 추진>(MBC, 문소현)
<‘항거불능’ 잣대 오락가락>(MBC, 강연섭)
<집중취재/‘도가니 현상’ 왜 일어나나?>(MBC, 양효경)
MBC <‘도가니 방지법’ 다시 추진>(문소현 기자)은 정부가 장애인 시설의 인권침해와 운영실태에 대해 일제조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권은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 제도입에 나섰다며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은 4년 전에도 장애인 시설 비리가 불거지면서 등장했다 사라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개정안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이번에는 영화의 열기가 가라앉기 전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고 보도하는데 그쳤다.
<‘항거불능’ 잣대 오락가락>(강연섭 기자)은 법원의 ‘항거불능’ 적용 사례를 전하며 “최근 9년간 장애인성폭행 사건 261건 중 가해자 다섯 명 가운데 한명 꼴로 ‘항거불능’이 인정되지 않아 무죄판결을 받았다”며 “성폭력에 울고 항거불능이 아니었다고 매도당해서 또 울고, 장애인 피해자들은 두 번 좌절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중취재/‘도가니 현상’ 왜 일어나나?>(양효경 기자)에서는 영화 ‘도가니’ 열풍을 분석했는데, 사회적 약자들은 감독기관과 법에 보호를 받지 못하고 공권력은 오히려 기득권 세력인 가해자들을 비호하는 현실을 보여준다며 “평소에 무심코 지나치고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사건. 그러나 내가 그 당사자가 될 수 있고 그게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된 것. 영화 ‘도가니’의 힘이다”라고 지적했다.
<장애인 시설 대대적 실태조사>(SBS, 김경희)
<부랴부랴 ‘도가니법’ 추진>(SBS, 정영태)
<장애인 울리는 ‘항거불능’>(SBS, 임찬종)
<세상을 바꾸는 영화의 힘>(SBS, 류란)
SBS <장애인 시설 대대적 실태조사>(김경희 기자)는 정부가 전국의 사회복지시설에 대해 대대적인 실태조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부랴부랴 ‘도가니법’ 추진>(정영태 기자)은 여야가 ‘도가니법’을 추진한다며 “사회복지법인 이사진의 4분의 1 이상을 공익 이사로 선임하고 불법행위를 저지르면 경영에 다시 참여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문제는 법 개정의 진정성과 실천의지”라며 “광주 인화학교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2007년에도 같은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복지법인들의 반대 로비에 밀려 논란 끝에 폐기된 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개정안 통과를 한나라당이 막았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장애인 울리는 ‘항거불능’>(임찬종 기자)은 장애인들의 성폭력 범죄에서 법원이 ‘항거불능’ 조항을 협소하게 해석하고 있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세상을 바꾸는 영화의 힘>(류란 기자)에서는 ‘도가니’처럼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낸 영화들을 소개하며 “그동안 영화가 불러온 관심은 대부분 법이나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만큼 오래가진 못했다”, “영화 ‘도가니’를 통해 드러난 사회의 치부가 얼마만큼 개선되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