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9월 27~28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1.9.29)1. KBS, 메인뉴스에서도 ‘이승만 미화’
2. 서울시장 보궐 선거 … MBC, ‘나경원 문제’는 침묵 ‘박원순 의혹’은 적극 보도
KBS, 뉴스까지 동원해 ‘이승만 찬양다큐’ 바람몰이
28일 KBS가 독립유공자 단체, 4·19혁명 관련 단체, 언론단체 등의 거센 반발에도 기어이 ‘이승만 찬양 다큐멘터리’를 강행했다. KBS는 이승만의 ‘공’과 ‘과’를 모두 다루겠다고 주장했지만, 이미 역사적 평가가 끝난 인물을 엄청난 제작비를 들여 특집 다큐멘터리로 만든다는 것 자체가 뉴라이트 세력 등의 ‘이승만 우상화’에 동조하는 행위라고 비판받았다.
심지어 28일 첫 회 방송분을 보면 KBS는 ‘이승만의 공과 과를 모두 다루겠다’는 말조차 지키지 않은 일방적인 미화로 흘렀다. KBS는 이승만의 업적은 부풀리고, 과오는 간단한 내레이션으로 단순 서술하거나 이승만을 두둔하는 식의 ‘해명’을 자세하게 덧붙였다. 방송이 끝난 후 인터넷에는 “매국노의 면죄부를 주는 방송”, “우려가 현실이 됐다”, “극우 헌정방송”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KBS는 이날 메인뉴스를 통해 10시부터 시작될 ‘이승만 다큐’를 소개하며 이승만 미화·찬양에 나섰다.
28일 <미에 독립보전 요청>(정인성 기자)은 고종의 최측근이던 민영환과 한규설이 이승만을 미국에 보내 “한국인 최초로 미국 대통령 루스벨트를 만나 대한제국의 독립을 보전해 달라고 요청했던 사실이 문서로 확인됐다”, “고종이 보낸 선물인 나전칠기도 함께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해방직후 미군정 하지 사령관이 이승만 대신 김규식을 대통령으로 옹립하려 했었다며 “이승만이 미국의 앞잡이로 보였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항상 사실은 아니었다”는 브루스 커밍스 교수 인터뷰를 전했다.
특히 보도는 “4·19 당시 이승만은 부상자들이 입원한 병원을 방문해서야 사태를 파악하고 울먹였던 것으로 당시 화면을 통해 드러났다”며 이승만이 울먹이는 듯한 화면을 비췄다.
4·19의거가 이승만의 독재에 항거해 일어난 일이었고, 당시 이승만 정권은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수많은 시민들이 죽거나 다쳤다. 그런데도 KBS는 이승만의 울먹이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승만은 몰랐으니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두둔하고 나선 것이다.
■ 서울시장 보궐 선거 … MBC ‘나경원 문제’는 침묵, ‘박원순 의혹’은 적극 보도
28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관심이 쏠렸던 범야권 통합후보 단일화 경선 규칙이 매듭지어졌다. 박원순 시민사회후보와 박영선 민주당 후보, 최규엽 민주노동당 후보는 후보단일화 협약식을 열고 합의된 경선 규칙과 경선 결과에 승복하기로 약속했다. 야권통합후보는 일반여론조사(2000명) 30%+ 배심원단(2000명) 평가 30%+국민참여경선 현장투표(3만명) 40%로 선출된다. 막판 쟁점이었던 선거인단의 명단 공개도 사실상 박원순 후보 측의 양보로 마무리됐다.
‘박원순 펀드’ 돌풍도 이어졌다. 박 후보는 ‘펀드’ 방식으로 선거자금을 모았는데, 불과 사흘만에 목표했던 38억8500만원을 선거자금을 모았다. ‘정치인 펀드’는 공개적으로 시민들에게 선거자금을 빌려 쓰고 선거가 끝난 뒤 선거비용을 보전 받아 되돌려주는 방식이다. 막대한 선거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정치신인들의 출마가 용이해 지고, 부적절한 정치자금 문제도 없어 정치개혁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이날 범보수 단일후보를 내세웠던 이석연 변호사가 사실상 출마 포기 의사를 밝혔다. 낮은 지지율과 무상급식에 대한 추대단체들과의 갈등 때문에 이 변호사가 불출마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여권에선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특별한 경쟁 없이 독자후보가 됐다. 이런 가운데 나 후보의 부적절한 행보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004년 나 후보가 일본 자위대 창설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것을 두고 다시 논란이 일었다. 일본제국주의의 피해국인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군국주의의 상징인 자위대가 창설 기념행사를 개최하는 것만으로도 한국을 무시하는 일인데 어떻게 국회의원들이 참석할 수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자 최근 나 후보는 “모르고 참석했다가 뒤늦게 알고 나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시 행사장을 찍은 동영상에서 나 후보가 ‘자위대’라고 발언하는 장면이 공개됐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측은 나 후보에게 참석하지 말라는 항의공문까지 보냈었다고 밝혀 나 의원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또 지난 26일 중증장애인시설에 봉사를 간 나 후보가 취재진과 방송사 카메라 앞에서 장애청소년의 옷을 벗기고 목욕을 시켜 인권침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중증 장애인의 몸을 자신의 선전의 도구로 이용하는 파렴치한 행위는 장애인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라며 나 후보의 사과를 요구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각 정당의 후보가 결정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방송3사도 주요하게 관련 보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나경원 후보와 관련해 제기되는 ‘자위대 거짓해명’과 ‘장애청소년 알몸 목욕’ 문제에 대해 방송3사는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다.
특히 MBC는 박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은 집중적으로 다루는 이율배반적 보도행태를 보였다.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박 후보가 ‘입장을 바꿔’ 단일화 합의에 문제가 있었던 것처럼 보도했다.
SBS도 한나라당이 제기한 박 후보에 대한 의혹 제기만 다뤘다.
KBS는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 보도에서 박 후보가 야권단일후보로 나 후보와 대결할 경우에는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는 사실보다, 단일화 하지 않았을 경우 박원순 후보와 나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이라는 사실을 부각하고 나섰다.
<오차범위 접전>(KBS, 송창언/27일)
<이석연 불출마…野 단일화 합의>(KBS, 김귀수/28일)
KBS 27일 <단일화 기싸움 ‘팽팽’>(강민수 기자)은 나 후보가 시장을 방문한 모습 등을 비추고 이석연 변호사와의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이어 야권에서는 박영선 후보와 박원순 후보의 선거운동과 단일화 진행과정 등 각 후보자들의 선거운동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KBS는 나 후보와 관련해 일고 있는 ‘자위대 거짓해명’, ‘장애청소년 알몸 목욕’ 등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오차범위 접전>(송창언 기자)은 서울시 보궐선거에 대한 KBS의 여론조사 결과를 전했는데, 나경원, 이석연, 박원순, 박영선 후보가 모두 나왔을 경우 나 후보와 박원순 후보간의 지지율이 각각 33%와 31.9%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는 사실을 제목에서부터 강조했다. 하지만 박원순 후보로 단일화 했을 경우 “나경원 42.9% 박원순 50.8%”로 박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왔다. 박원순 후보와 박영선 후보가 단일화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 같은 보도는 유권자들의 상황판단을 흐릴 수 있다.
28일 <이석연 불출마…野 단일화 합의>(김귀수 기자)는 이석연 변호사가 불출마 의사를 밝혀 나 후보가 사실상 여권 단일후보가 됐다고 전하고, 야권의 단일화 소식 등을 전했다.
<닭 팔고..음식 나르고>(MBC, 이필희/27일)
<신상의혹..해명>(MBC, 이언주/27일)
<이석연 불출마 나경원 단일 후보>(MBC, 김세진/28일)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 합의>(MBC, 이필희/28일)
MBC는 박원순 후보의 의혹제기는 적극 보도하고, 박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입장을 번복’해 단일화 합의에 난항이 있었던 것처럼 보도했다.
27일 <닭 팔고..음식 나르고>(이필희 기자)는 서울시장 후보들의 활동을 다룬 스케치 보도였는데, 나 후보의 전통시장 방문과 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노인복지관 방문 등에 비중을 뒀다. 정작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박원순 후보는 보도 말미에 “박원순 변호사는 ‘혁신과 통합’을 방문해 야권 후보단일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는 언급에 그쳤다.
<신상의혹..해명>(이언주 기자)에서는 박원순 후보에 대해 제기된 각종 의혹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보도는 박 후보가 시민운동을 하며 재벌로부터 후원금을 받았다, 강남의 61평짜리 아파트에 산다,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부인이 ‘아름다운 가게’ 공사를 도맡았고 대기업 대형공사 수주를 맡았다 등의 의혹을 전하고, 이에 대해 변호사로 번 돈을 시민운동하느라 다 까먹었고, 아름다운 가게 공사는 이익이 나지 않아 다른 인테리어 업체들이 꺼렸던 것이고 대형공사 수주도 박 후보와 무관한 것이라는 등의 박 후보의 해명을 덧붙였다.
보도는 박원순 후보에 대한 의혹 제기는 자세하게 전한 반면 나 후보의 ‘자위대 거짓 해명’과 ‘장애청소년 알몸 목욕’ 관련 문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28일 첫 꼭지<이석연 불출마 나경원 단일 후보>(김세진 기자)는 나경원 후보가 사실상 여권의 단일후보가 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석연 변호사의 불출마 사실을 덧붙였다.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 합의>(이필희 기자)에서는 야권 단일화 합의 소식을 전했는데 “합의까지는 진통이 있었다”며 “당초 민주당의 경선규칙을 조건 없이 수용하겠다고 밝혔던 박원순 변호사가 선거인단의 명부공개를 둘러싸고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라며 “명부를 미리 공개하면 조직력을 갖춘 민주당이 선거인에 대한 표심잡기에 나설 수 있고, 이 경우 조직이 없는 자신이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 “신경전 끝에 결국 명부를 공개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보도는 마치 박원순 후보가 ‘입장을 바꿔’ 단일화 합의 과정에서 트집을 잡은 것처럼 전했지만, 실제 박 후보는 당초 민주당이 제기했던 경선규칙(일반여론조사3: 배심원단평가3: 국민참여경선4)을 조건 없이 받아들였다. 그런데 민주당 측이 합의 이후 뒤늦게 ‘선거 명부 공개’를 들고 나온 것이다.
<초반부터 난타전>(SBS, 박세용/27일)
<“불출마” 선거구도 변화>(SBS, 정영태/28일)
SBS도 27일 <초반부터 난타전>(박세용 기자)에서 후보자들의 선거운동 장면을 전한뒤, 박원순 후보에 대한 한나라당의 의혹제기를 다뤘다. 한나라당은 박 후보가 “대기업 사외이사 재직시 대기업들이 8억7000만 원을 기부했다”는 주장을 전하고, 기부금과 연봉까지 희망제작소에 기부했다는 박 변호사의 반박을 덧붙였다. 그러나 SBS 역시 나 후보의 ‘자위대 거짓해명’과 ‘장애청소년 알몸 목욕’ 문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28일 <“불출마” 선거구도 변화>(정영태 기자)는 이석연 변호사의 불출마 입장을 전하고 한나라당 후보 추천식에 참석한 나 후보의 모습을 전하고, 이어 야권의 후보 단일화 합의 소식 등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