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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5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2011.9.16)
등록 2013.09.25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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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5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사상초유의 ‘정전대란’에 KBSㆍMBC “폭염 때문이야”
 
 
 

■ 무능한 MB정부, ‘정전대란’ 불러 … KBSㆍMBC “폭염 탓”
- KBS 보도량도 가장 적어, 사태축소 급급
 
15일 전국 곳곳에서 사상초유의 대규모 정전사태가 벌어졌다. 가을 늦더위로 전력사용량 예측에 실패한 한국전력이 지역별로 전력공급을 중단하는 순환정전을 실시해 전국이 정전사태로 대혼란을 겪었다. 서울․경기 46만 가구를 비롯해 전국 162만가구가 정전피해를 입었고, 은행 영업점 417곳 등 금융권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부산대와 덕성여대 등 대학 34곳도 원서접수 차질을 빚고 접수 마감일을 하루 연장했다. 승강기 작동이 갑자기 중단돼 졸지에 승강기에 갇힌 시민들의 구조요청이 전국적으로 944건이 쏟아졌다. 신호등 2877곳이 작동 중단돼 교차로마다 차량이 뒤엉키는 등 교통대란이 빚어졌다. 의료기관도 정전피해를 입었는데, 수술 중 정전 사태가 빚어지는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전국의 공장 등 산업시설도 정전으로 생산 차질을 빚는 등 피해를 입었다.
 
이번 ‘정전대란’에 대해 한전 등은 가을철 이상 고온으로 인한 전력수요 급증 때문이라며 ‘늦더위 탓’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전력수요를 안이하게 예측한 전력당국의 ‘인재’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이미 기상청이 여러 차례 가을철 늦더위를 예보해왔는데도 당국이 사전에 계획된 발전기 예방정비를 위해 23곳(고장2곳 포함)의 발전을 중단했다. 전력당국의 사후대처도 엉망이었다. 전력수요 급증으로 예비전력이 위험수위에 다다르자 지역별로 순환정전을 시행했지만 사전 고지는 일절 없었고, 갑작스런 단전으로 인한 일대 혼란을 자초한 2시간 뒤에야 ‘뒷북 해명’을 내놨다. 한전은 비상매뉴얼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단전 대상을 피해가 적은 일반주택과 저층아파트를 1단계로 고층아파트와 경공업 등으로 점차 확대시키고, 예비전력량이 100만kW 아래로 떨어져야 정전 조치에 나서야 하는 등의 매뉴얼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또 전력산업을 지식경제부와 한전, 발전사, 전력거래소 등이 제각각 관여하고 있는 관리 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등 발전사 사장들의 안이한 태도, MB정부의 인사 실패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발전노조)은 그동안 다섯 차례(7.18, 8.3, 8.12, 8.16, 8.29)에 걸쳐 전력대란을 경고하며 면담을 요청했지만 지식경제부와 발전사 사장 등이 이를 외면한 채, 노조 탄압과 사장연임 등에만 연연해왔다고 폭로했다. 주무부처 장관인 최 장관은 대규모 정전사태로 온 나라가 발칵 뒤집힌 15일 대국민사과문을 서면으로 대처하고 그 시각 이명박 대통령이 개최한 콜롬비아 대통령 영접 만찬에 참여해 빈축을 샀다. 최 장관은 임명 당시 2008년 금융위기와 97년 IMF 당시 경제정책 실패에 책임이 있는 인사를 다시 불러선 안된다는 반대 여론이 높았다. 그런데도 이명박 대통령은 ‘강만수 라인’으로 불리는 최 장관의 임명을 밀어붙였다. 게다가 정부는 지난 8월 31일 한전 사장으로 이 대통령의 고려대 후배이자 현대건설 시절 이 대통령과 한솥밥을 먹었던 ‘측근’ 김중겸 전 현대건설 사장을 내정해 ‘정실인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15일 방송3사는 초유의 ‘정전대란’ 사태를 주요하게 보도했다. [표]에서 드러나듯 KBS 7건, MBC 18건, SBS 12건 내보냈는데, KBS의 보도량이 다른 방송사에 비해 유독 적었다. 이번 정전이 사상 초유의 사태고, 이로 인한 피해가 전국적으로 속출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KBS의 이 같은 보도량은 다분히 이례적이다.
또한 방송3사의 보도는 대부분이 ‘상황나열’에 그쳤다. 방송3사의 정전 관련 보도 중 피해상황 등을 다룬 보도는 KBS 71.4%, MBC 77.8%, SBS 66.7% 등 세 방송사 평균 72%에 달했다.
반면 정전원인이나 전력당국의 대응 문제 등을 다룬 보도는 극히 적었는데, KBS 1건, MBC 2건, SBS 3건에 그쳤다. 정전 원인 등을 다룬 방송3사 보도는 보도량도 적었지만 내용도 부실했다. 이번 사고가 ‘70년대에나 일어날 법한 인재’라는 비난이 속출하고 있지만 방송3사는 전력당국이 밝힌 정전 원인 외에 정부 대처 문제 등을 면밀하게 따지지 않았다.
특히 KBS는 이번 정전사태 관련 정부 대응 문제 등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보도 건수도 방송3사 중 가장 적어 ‘정전대란’으로 인한 파장을 축소하는데 급급한 모습이었다. 또 KBS는 이어진 날씨보도에서 앵커멘트로 이번 정전사태의 원인이 ‘폭염’ 때문이라며 ‘날씨’를 탓하기도 했다. 
MBC는 정전사태 이후 비상지침을 무시해 초동대처에 실패했다고 지적했지만, 날씨보도에서 “100년만의 늦더위”, “폭염” 운운하며 이번 사고의 원인을 ‘날씨’에 돌렸다.
그나마 SBS는 사후 대응이 미흡했고 해명도 뒷북이었다고 지적하고, 정부의 ‘날씨 탓’을 비판했다. 또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전력난을 겪고 있는 일본도 대규모 정전사태는 없었다고 꼬집었다.
 
<안이한 판단…수급 ‘구멍’>(KBS, 김세정)
<모레까지 가을 폭염>(KBS, 신방실)
 
KBS는 정전사태 원인으로 폭염과 전력 수급 차질 문제를 간략하게 전하는데 그쳤다. 전체 보도량은 물론이고 사태 원인 분석 보도 건수도 방송3사 중 가장 적었다.
<안이한 판단…수급 ‘구멍’>(김세정 기자)은 “가을 늦더위가 예견된 상황에서 전력 수급조절 실패로 초유의 정전사태를 빚게 된 셈”이라고 사고 원인을 간단하게 다뤘다. 정전사태 관련 정부 대응 문제 등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모레까지 가을 폭염>(신방실 기자)은 날씨 보도였는데, 앵커멘트로 “이처럼 전국 곳곳에서 정전사태가 일어난 것은 기록적인 가을 폭염 때문”이라며 이번 정전사태의 원인을 ‘날씨 탓’으로 돌렸다.
 
<전력 수요 예측 빗나갔다>(MBC, 김수정)
<비상지침 무시 초동대처 실패>(MBC, 한동수)
<정전 사태 빚은 백년만의 폭염>(MBC, 박재형)
 
MBC는 전력당국이 비상지침을 무시해 초동대처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지적하긴 했지만, 이어진 날씨 보도에서 이번 사고의 원인을 ‘날씨’에 돌렸다. 
<전력 수요 예측 빗나갔다>(김수정 기자)는 “국가 주요 시설의 정전 피해를 막기 위해 전국을 세부적으로 쪼개 30분 단위로 돌아가며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며 “잘못된 수요 예측이 사상 첫 전국적 제한송전이라는 국민 불편과 피해를 불렀다”고 전했다.
<비상지침 무시 초동대처 실패>(한동수 기자)에서는 “전국적인 전력 차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였지만, 사전 예고는 없었다”며 “전력 비상시 대응원칙에는 고층 아파트 등 2순위 대상부터는 단전에 앞서 예고를 하게 돼 있다”면서 “예상치 못한 전력 수급 차질에 허둥대다 기본 원칙도 지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전사태 빚은 백년만의 폭염>(박재형 기자)은 앵커멘트부터 “전력 사용량을 급격히 끌어올리며 사상 초유의 정전 사태를 불러온 9월 폭염”이라는 ‘날씨탓’으로 시작했다. 보도에서도 날씨 상황을 전하며 “100년 만의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사상 초유의 정전사태로 이어졌다”고 다시한번 이번 사태의 원인을 ‘늦더위’로 돌렸다.
 
<수요예측 빗나갔다>(SBS, 송욱)
<대응도 허둥지둥>(SBS, 정명원)
<일본도 괜찮았는데..>(SBS, 김광현)
 
SBS는 정부가 사후대응에도 허둥지둥 해놓고 전력당국이 ‘늦더위와 전력 과소비’를 탓한다고 비판했다. 
<수요예측 빗나갔다>(송욱 기자)는 “최근의 이상고온을 감안하지 않고 메뉴얼대로 발전소 23곳을 정비를 위해 멈췄다”며 전력당국의 수요예측이 빗나갔다고 전했다.
<대응도 허둥지둥>(정명원 기자)에서는 이번 정전사태의 원인으로 “늦더위는 고려치 않고 관행적으로 정비를 위해 발전소 가동을 무더기로 중단”시킨 “정부와 한전의 안이한 자세”를 지적했다. 또 사후대응 문제는 더 컸다며 “아무런 예고도 없이 전력 공급을 끊어”버리고 “정전 발생 2시간이 지난 오후 5시가 돼서야 순환 정전을 시행하고 있다는 뒷북 해명을 내놓았다”며 “문제가 터지고 나서도 지식경제부와 한전은 늦더위 탓, 전력 과소비 탓만 하며 책임을 미뤘다”고 질타했다.
<일본도 괜찮았는데..>(김광현 기자)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최악의 전력난을 겪고 있는 일본은 지난 여름 폭염 속에서도 전력 회사의 정확한 수요예측과 시민들의 협조로 정전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끝>
 
 
2011년 9월 1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