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9월 14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모니터 브리핑(2011.9.15)
등록 2013.09.25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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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4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검증’ 손 놓은 방송3사 ‘인사청문회’ 보도

 
■ MB정부 ‘고위공직 도덕성’ 추락 … 방송3사 ‘상황 중계’에 그쳐

14일 국회는 8.30 개각으로 내정된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이번 청문회에서도 이명박 정부 고위공직 후보자들에 대해 어김없이 부동산 투기, 세금탈루, 특혜 채용 등 각종 의혹이 쏟아졌다.
이 대통령의 ‘측근 중의 측근’으로 꼽히는 류우익 통일부장관 후보자는 장남의 특혜채용 의혹이 불거졌다. 류 후보자의 장남은 2009년 특채로 삼성그룹의 계열사 에스원에 입사했다. 당시 에스원은 ‘박사학위 소유자이거나 경력자’만 응시할 수 있었는데, 류 후보자 장남은 박사학위를 받지 못했고 전공도 생물공학분야 석사로, 맡고 있는 관리회계분야와 전혀 관련이 없다. 류 후보자가 주중대사 시절 대학교수인 배우자가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강의를 지속해 1억5천여만원의 급여를 받은 사실도 문제가 됐다. 류 후보자의 배우자는 출입국 기록 상 3학기 동안 한국에 체류한 기간이 99일이고 이 중 강의 일정과 겹치는 날은 33일에 불과해 강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의심스럽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류 후보자가 2008년과 2009년 재산세를 체납하고, 2007·2008년 속도위반과 주ㆍ정차위반으로 3차례 과태료가 부과됐으나 이를 납부하지 않아 자동차가 압류된 사실도 드러났다.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부동산 투기 및 다운계약서 의혹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는 1983년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은행 사원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해 갖고 있던 집의 명의를 남에게 넘기고 법적으로 남의 집인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2000년에는 당시 시가표준액만 2억3000천(실거래가 4억여원)인 분당의 47평형대 아파트를 9000만원에 샀다가 3년 뒤에는 9500만원에 되팔았다고 신고하는 등 여러 차례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 김 후보자의 남편도 시가 10억이 넘는 아파트를 1억8300만원에 구입했다고 신고하는 등 부동산 투기와 관련한 ‘죄질’이 나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외에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아버지의 위장취업 의혹, 지식경제부 차관 퇴임 직후 로펌에 취직해 50일만에 5300만원을 받아 전관예우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논문 중복게재 의혹이 제기됐다.

이명박 정부 들어 인사청문회마다 고위공직자들의 도덕성 의혹이 쏟아지면서 과거 한 가지라도 위반하면 공직에서 물러나야 했던 위장전입, 병역기피,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등은 ‘고위공직자 4대 필수조건’이라 불릴 정도가 됐다. 이렇게 고위공직 후보자들의 도덕성 기준이 땅에 떨어지고, 인사청문회가 요식행위로 전락한데에는 후보자들의 ‘부적격’ 사실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임명을 강행하는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인사 관행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 하지만 고위공직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에 소극적인 언론의 책임도 크다.
방송3사도 그동안 고위공직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에 제대로 나서지 않았다. 지난 권재진 법무장관·한상대 검찰총장의 인사청문회 때도 방송3사는 검증은커녕 제기된 의혹마저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바 있다.

방송3사의 이번 8.30 개각 관련 인사청문회 보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방송3사는 후보자 검증보다는 인사청문회 상황을 단순 중계하는데 급급했다. 그나마도 KBS와 MBC는 류 후보자에 대해 제기된 ‘대기업 특채 의혹’은 다루지도 않았다.

<‘대북정책’‘탈세’ 추궁>(KBS, 홍희정)
<“제2개성공단 검토”>(MBC, 노재필)
<“제2개성공단 검토”>(SBS, 김지성)

KBS <‘대북정책’‘탈세’ 추궁>(홍희정 기자)은 단순 청문회 중계에 그쳤다. 류우익 후보자에 대해서는 ‘대북정책’과 관련된 질의내용을 전하는데 그쳤고, 김금래 후보자에 대해서는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이 제기됐다며 야당의 질의와 김 후보자의 해명을 나열했다. 

MBC도 마찬가지였다. <“제2 개성공단 검토”>(노재필 기자)에서 류 후보자의 ‘대북정책’ 관련 내용을 전했고, 김 후보자와 관련해 “김 후보자의 배우자가 지난 2000년과 2003년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시세의 4분의 1도 안되는 금액으로 신고해 세금을 탈루했다”며 의혹을 전하고 “당시에는 지방자치단체가 고시하는 과세시가 표준액이 기준이었다면서 위법이 아니”라는 김 후보자의 해명을 덧붙이는데 그쳤다.

SBS는 <“제2개성공단 검토”>(김지성 기자)에서 류 후보자의 ‘대북정책’과 함께 “대통령실장 직에서 물러난 2009년, 아들의 대기업 특채 의혹도 제기됐다”며 “화학을 공부한 유능한 청년이 갑자기 회계 경력직으로 입사를 했다”(한나라당 정옥임)는 의혹 제기와 류 후보자의 해명을 실었다.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다운계약서 의혹과 아파트를 판 뒤에 남편 명의로 근저당을 설정한 데 대한 의혹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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