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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2011.6.7)
등록 2013.09.25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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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KBS, '안철수 돌풍' 차단 분위기

 
 
■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깨끗한 양보’ … 방송3사, 면밀한 분석 부족
- KBS, ‘안철수 돌풍’ 차단 경향 엿보여
 
6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인 박원순 변호사와 단일화 협상을 거친 후 후보직을 양보했다. 안 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박 변호사는 사회를 위해 헌신하며 시민사회운동의 새로운 꽃을 피운 훌륭한 분으로, 서울시장직을 누구보다 잘 수행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박 변호사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또 최근 높은 지지율에 대해서는 “온전히 저를 향한 게 아니라 우리 사회 리더십에 대한 변화의 열망이 저를 통해 표현된 것”이라며 “사회를 먼저 생각하는 정직하고 성실한 삶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출마 검토’만으로도 40%대의 높은 지지율을 보인 안 원장이 지지율 5%대의 박 변호사에게 서울시장후보직을 아무런 조건 없이 ‘깨끗하게 양보’한 것은 기존 정치권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충격이다. 또 ‘안철수 돌풍’이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감과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현 정치권에 남긴 의미도 적지 않다. 안 원장과 박 변호사의 단일화로 범야권의 단일화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박 변호사는 이날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중재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 중 가장 지지율이 높은 한명숙 전 총리와 만나 야권 단일후보를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그동안 ‘뚜렷한 정치색’을 보이지 않았던 안 원장은 이번 서울시장 출마 고민 과정에서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제가 생각할 때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것은 현재의 집권세력”, “현 집권세력이 한국사회에서 그 어떤 정치적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한다”, “한나라당 후보로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등 ‘반한나라당’ 노선을 밝혔다.
그러자 한나라당과 조중동은 ‘안철수-박원순 단일화’를 폄훼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당 논평에서 “강남좌파 안철수 파동은 결국 좌파 단일화 정치쇼로 막을 내렸다”며 “선거만을 위해 야합한 곽노현식 단일화가 연상된다”고 구시대적 색깔론 등을 동원해 맹비난했다. 조중동은 6일 1면에서 안 원장의 ‘반 한나라당’ 발언을 부각했다. 또 “간이 배 밖으로 나오고 있다”는 막말로 안 원장을 비난한 이회창 자유선진당 전 대표의 발언을 제목으로 뽑는 등 안 원장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주요하게 실었다. 7일에도 조선일보는 “잘 짜인 6일간의 ‘치고 빠지기’ 드라마 종영”이라고 비아냥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중도성향 유권자는 물론이고 보수 성향 유권자들마저 안 원장에 대한 지지가 높은 것으로 드러나자 ‘보수층 표 단속’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방송3사도 6일 ‘안철수-박원순 단일화’ 소식을 주요하게 다뤘다. 그러나 안 원장의 시장 후보 양보 의미, ‘안철수 돌풍’의 원인 등을 면밀하게 분석한 보도는 찾기 힘들었다. 
특히 KBS는 안 원장의 시장 후보 양보나 ‘안철수 돌풍’의 원인을 분석하는 보도는 하지 않은 채, 안 원장을 비난하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비중 있게 전했다. 야권 단일화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을 부각하는 등 전반적으로 ‘안철수 돌풍’을 차단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또 안 원장이 ‘반한나라당’ 노선을 분명하게 밝혔다는 사실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MBC는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시장 후보를 양보한 것 아니냐는 정치권의 추측을 전하는데 그쳤다. ‘안철수 돌풍’ 의미를 다루긴 했지만 면밀한 분석은 부족했다.
SBS는 안 원장의 서울시장 후보 양보를 “이례적인 일”로 평가하고 ‘대선 출마설’ 등도 함께 다뤘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안철수 돌풍’으로 이어졌다는 진단도 내놨다. 하지만 안 원장에 대한 한나라당의 색깔론 비난을 무비판 보도했다.
 
<서울시장 불출마…박원순 지지>(KBS, 최문종)
<‘단일화 득실’ 계산 분주>(KBS, 이영현)
 
KBS <서울시장 불출마…박원순 지지>(최문종 기자)는 ‘안철수-박원순’ 단일화 소식을 단순 전하는데 그쳤다. 안 원장의 서울시장 후보 양보 등의 의미를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단일화 득실’ 계산 분주>(이영현 기자)에서는 안 원장 불출마 선언에 대한 정치권의 입장을 전하며 “선거만을 위해 야합한 곽노현식 단일화가 연상된다”(한나라당 대변인), “민주정치란 특출한 개인이 혼자하는 것은 아니다”(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한나라당의 비난 발언을 주요하게 전했다. 단일화 전망에 대해서도 “박 변호사가 야권 경선에 뛰어들지는 아직 불확실”, “여당보다는 야당의 속내가 좀더 복잡한 상황”이라고 ‘불확실성’을 부각했다.
 
한편 KBS는 5일 <안철수 부상…대책 고심>(이영현 기자)에서 안 원장이 “기존 정치권은 제발 자각했으면 좋겠다”, “한나라당이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렇다고 민주당에게도 혜택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했다며 여야를 싸잡아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안 원장이 ‘반한나라당’ 노선을 분명하게 밝혔지만 이런 사실은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MBC는 4일 보도에서, SBS는 5일 보도에서 안 원장이 ‘반한나라당’ 노선을 밝혔다고 주요하게 보도해 차이를 보였다.)
 
<안철수 불출마 박원순 단일화>(MBC, 박찬정)
<왜 포기했나? 대선 출마?>(MBC, 최장원)
<‘안철수 신드롬’ 무엇을 남겼나?>(MBC, 이언주)
 
MBC <왜 포기했나? 대선 출마?>(최장원 기자)는 안 원장의 시장 불출마 결정의 배경에 대한 ‘대선 출마 가능성’, ‘새로운 정치세력화 가능성’ 등 정치권의 추측을 전했다.
<‘안철수 신드롬’ 무엇을 남겼나?>(이언주 기자)에서는 ‘안철수 돌풍’을 다루긴 했지만 주요 내용은 안 원장의 서울시장 출마 검토부터 불출마 선언까지의 과정을 나열하는데 그쳤다. 보도 말미에 “안철수 출마 파문은 5일 만에 끝났지만 기존 정치권의 한계와 위기에 대해 수많은 질문과 숙제를 던졌다”고 언급했지만 면밀한 분석 없이 이번 ‘돌풍’의 의미를 “기존 정치권의 한계와 위기”로 얼버무렸다.
 
<안철수 불출마 “박원순 지지”>(SBS, 김지성)
<안철수 대권행? 판세 요동>(SBS, 허윤석)
<“진보좌파쇼” vs “통합 청신호”>(SBS, 이승재)
 
SBS <안철수 대권행? 판세 요동>(허윤석 기자)은 “40%에 가까운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안 교수가 아직은 5% 내의 박 변호사에게 후보를 양보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두 사람의 단일화 효과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 입장을 나열하며 “안철수 대통령 후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로 역할분담론”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진보좌파쇼” vs “통합 청신호”>(이승재 기자)는 정치권 입장을 전했는데 “진보좌파 진영의 단일화 쇼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민은 더 이상 속지 않을 것”(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이라고 색깔론을 동원한 한나라당 입장을 무비판 보도했다. 야권 단일화에 대해서는 “박원순 변호사의 진보적 성향을 감안할 때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보수 대 진보’의 여야 1대 1 맞대결 구도로 바뀔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5일 <안철수 돌풍 왜?>(한승희 기자)에서는 ‘안철수 돌풍’의 원인을 다루며 “기존 정치권에 대한 혐오감이 안철수 대안론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을 전했다.<끝>
 
 
 
2011년 9월 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