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방송 브리핑
1. 대내외‘악재’로 증시 급락 1800선 붕괴 … KBS는 침묵
2. 대구 육상,‘적자운영’우려 … MBC만 다뤄
9월 5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주가 급락, 한국 경제 위기 경보 … KBS는 침묵
■ 대내외 ‘악재’로 증시 급락 1800선 붕괴 … KBS는 침묵
- MBC도 단신, SBS만 5번째로 주요 보도
5일 주가가 4%이상 급락해 1800선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지난 달 주가급락 상황을 재현하듯 81.92포인트(4.39%) 떨어진 1785.83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급락으로 원-달러 환율은 5.8원 상승한 1068.8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치는 것은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 우려가 다시 확산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주에 발표된 미국의 비농업취업자수 증가율이 ‘0’으로 나타나 경기둔화 우려를 키웠다. 유로존 상황도 나쁘다. 그리스의 구제금융 지원금 집행에 대한 협상이 지연되면서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프랑스 은행의 부도위험지표도 올라가고 있다.
이 같은 대외악재가 한국 금융시장을 뒤흔든 원인이긴 하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1~2% 하락에 그친 반면 한국만 폭락 장세를 보인 것은 짚어볼 대목이다. 대외여건에 민감한 외국인들의 순매도(3천317억원)에 나선 것은 예상된 측면이지만, 그동안 주가를 떠받쳐온 기관도 4천325억원을 매도했다. 외국인 순매도보다도 많은 액수다. 기관들이 대거 매도에 나선 것은 저축은행들이 금명간 무더기 영업정지가 될 것이라는 보도,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저축은행의 PF대출 부실 및 금융기관 부실, 물가상승과 성장률 하락, 수출상승세 둔화 등 쏟아지는 ‘내부 악재’들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경제가 여전히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외부악재에 쉽게 흔들리는 한국경제가 내부에서마저 흔들리며 총체적 위기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그러나 5일 방송3사는 코스피 급락의 원인이 무엇인지, 우려되는 ‘내부악재’에 대한 정부 대책은 무엇인지 등을 면밀하게 따지지 않았다. 특히 MB정권의 '경제 악재' 보도에 유독 몸을 사려 온 KBS는 이날 일절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MBC도 뉴스 말미에 단신으로 주가 하락 사실만 짧게 전하는데 그쳤다. 그나마 SBS는 5번째 꼭지로 주가폭락 소식을 주요하게 전했다. 하지만 아시아 국가 중 유독 한국의 주가하락 폭이 큰 원인과 기관이 대거 매도에 나선 이유 등에 대한 면밀한 분석은 부족했다.
<1800선 다시 붕괴>(MBC, 단신)
<증시 다시 패닉 82P 급락>(SBS, 정호선)
SBS <증시 다시 패닉 82P 급락>(정호선 기자)은 “지난 주말 미국의 신규고용 부진 소식이 미국과 유럽증시 폭락에 이어 국내 주가도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며 코스피 급락 상황을 전했다. 이어 “일본과 대만, 중국 주가도 1~2%대 하락세를 보였지만, 국내 증시의 낙폭이 두드러졌다”면서도 이유로 대외변수에 민감한 수출기업들의 주가 하락이 컸고 외국인 투자자에게 주식시장이 많이 개방되어 있다는 점을 들었다. 기관이 대거 주식매도에 나섰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국내 기관이 팔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불확실성이 커질수 있다”는 전문가 인터뷰를 싣는데 그쳤다. 한국경제가 어떤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은 없었다.
MBC는 단신 <1800선 다시 붕괴>에서 “미국의 고용불안으로 세계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지면서 오늘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며 “주요 아시아지수 가운데 가장 큰 폭인 4.4% 하락”했다고 전했지만 하락 원인에 대한 분석은 없었다.
■ 대구육상, ‘적자운영’ 우려 … MBC만 다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지난 8월 27일 시작해 9월 4일 막을 내렸다. 202개국에서 1945명의 선수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3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단 하나의 세계신기록수립이라는 유례없는 기록가뭄과 이신바예바를 비롯한 스포츠 스타들의 부진 등 이변이 속출했다. 한국은 역대 세 번째의 ‘노메달 개최국’의 불명예를 안았다.
이번 대회로 지자체의 경쟁적인 국제대회 유치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대구시는 육상선수권대회를 유치하면 천문학적인 경제 창출 효과와 한국과 대구의 브랜드가치 제고 효과 등을 내세우며 대회 유치에 안간힘을 쏟았다. 대구경북연구원은 생산 유발 효과 5조5400억여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2조3174억원 등의 경제효과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대회 운영비와 시설비 등 지출은 3,460억인데 반대 수입은 입장료와 선수촌 임대료 등 924억에 불과해 단순 계산만으로도 2000억원대의 적자가 발생했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는 장밋빛으로 치장된 경제효과를 앞세워 각종 국제 스포츠 행사 유치 경쟁에 적극 나서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면 막대한 국민 혈세만 낭비하는 경우도 많아 무분별한 국제 스포츠행사 유치는 중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 대회 조직위 측은 이번 대회에 역대 최다관중(44만6305명)이 참여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초중등학생들과 대구시 공무원들이 연일 행사장에 동원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외에 부족한 숙박시설과 대중교통 연계 부족, 비싼 음식 등 미숙한 대회 운영도 대회 내내 문제로 지적됐다.
방송에서도 대회 기간 내내 대구 육상선수권대회는 주요 뉴스로 다뤄졌다. 특히 KBS는 주관방송사로 방송3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대회 소식을 보도했다. 대회가 끝난 5일에는 KBS와 MBC가 심층취재 꼭지에서 이번 대구 대회에 대한 평가 보도를 내보냈는데 내용에서 차이를 보였다. MBC가 대구 대회의 ‘적자’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반면 KBS는 적자 문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고, 오히려 기존 경기장 활용 등으로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을 보였다고 긍정 평가했다. 대회의 문제점으로는 운영 미숙만 언급했다. SBS는 대회 평가 보도를 하지 않았다.
<이슈&뉴스/갈길 먼 한국 육상>(KBS, 정현숙, 김완수, 손기성)
<뉴스플러스/대구 육상 2천여억원 적자>(MBC, 김재경, 정규묵)
KBS <이슈&뉴스/갈길 먼 한국 육상>(정현숙, 김완수, 손기성 기자)은 볼트의 100m 실격, 대회기간 발행된 안내책자 모델들의 부진 징크스 등 이번 대회의 ‘이변’을 소개했다. 또 한국육상의 초라한 성적표를 전하며 “학교 체육을 활성화해 유망주를 조기에 발굴해야 육상 선진국과 격차를 좁힐 수 있다는 숙제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대회 평가는 보도 뒷부분에서 다뤄졌는데, 역대 최대 관중이 들어선 점, 자원봉사자 등 활발한 시민참여, “기존 경기장을 활용하는 등 대회 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제로는 교통과 숙박시설 등 대회운영 미숙을 꼽는데 그쳤다. ‘관중 동원’ 비판이 제기되고, 적자 운영에 대한 문제 지적이 나오지만 KBS는 이런 문제점은 일절 다루지 않았다.
MBC <뉴스플러스/대구 육상 2천여억원 적자>(김재경, 정규묵 기자)는 대구 대회의 수입과 지출을 따지니 적자폭이 2천여억원이 넘는다며 “도시홍보 효과를 고려한다 해도 적자폭이 크다”는 앵커 멘트로 시작했다. 이어진 보도에서는 전남의 포뮬러 원과 이번 대구 대회 등 적자부담만 안기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스포츠행사 문제를 전하며 “국제대회 유치가 지방 자치 단체의 역량을 과시하며 홍보 효과도 얻는 축제의 장이 될 수도 있지만, 철저하게 손익 계산을 따지지 않는다면 존립 기반을 뒤흔드는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MBC도 한국 육상의 부진을 전하며 “과감한 투자로 기존 선수들에겐 다양한 국제 경험을 쌓게 하고, 학교 체육 활성화를 통해 유망주를 발굴, 육성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전했다. <끝>
2011년 9월 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