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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4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2011.9.5)
등록 2013.09.2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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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1. 해군기지 갈등, 끝내 공권력 투입...방송3사 무비판
2. 방송3사, 위키리크스에 포함된‘MB문제’외면
 
 

9월 2∼4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해군기지 갈등, 끝내 공권력 투입 … 방송3사 무비판
 
 
■ 해군기지 갈등, 끝내 공권력 투입 … 방송3사 무비판
- SBS, ‘민군 복합항’ 해군 주장 부각
 
3일 제주 강정마을에서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평화콘서트가 열렸다. 평화콘서트에는 제주 도민과 평화 비행기·평화 배 등을 이용해 서울과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2000여명의 사람들이 참여해 평화롭게 행사를 진행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새벽 경찰은 강정마을에 공권력을 전격 투입해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마을 주민들과 활동가들을 대규모 연행하는 폭거를 저질렀다. 경찰병력 600여명은 강정마을 근처의 모든 길을 차단한 채 토끼몰이식 검거작전을 폈고, 한쪽에서는 경찰의 보호 속에서 해군기지 펜스 공사를 진행했다. 경찰의 공권력 투입에 대해 제주도의회와 야당, 시민사회는 공권력 투입은 갈등 해결 방법이 아니라며 강력하게 규탄했다.
 
정부와 군은 공권력 투입이 법원의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결정에 따른 정당한 법집행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해군기지 건설은 4년째 갈등을 겪고 있는 민감하고 첨예한 사안을 무조건 힘으로 밀어붙일 경우 더 큰 부작용이 빚어질 우려가 높다. 무엇보다도 제주 해군기지 건설은 선정 절차의 하자로 인해 사태가 악화됐다. 당시 1900여명의 강정마을 주민들 중 단 87명만이 참석한 주민총회에서 해군기지 건설안이 통과됐고,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주민들은 다시 마을총회를 열어 725명 중 680명이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 같은 다수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해 주민들이 ‘반대운동’에 나서게 된 것이다. 이 외에 환경 파괴 문제와 해군기지 건설로 인한 외교․군사적 문제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절차적 하자를 바로잡고 환경파괴 문제와 외교․군사적 문제 등에 대해서도 다각도의 검토를 진행해야 한다. 제주도의회 등에서는 주민투표와 같은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가 민주적 방식은 외면한 채 공권력을 투입해 반대 주민들을 힘으로만 억누르려고 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방송3사는 정부의 공권력 투입의 문제를 비판하거나, 사태의 민주적 해결을 요청하는 제주도의회와 야당, 시민사회의 목소리 등을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다. 방송3사는 정부의 공권력 투입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특히 SBS는 심층취재 꼭지에서 관련 내용을 다뤘지만, 오히려 ‘민군 복합항’이라는 해군 측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35명 연행…공사 재개>(KBS, 유용두/2일)
<‘해군기지 반대’ 문화제 열려…큰 충돌 없어>(KBS, 유용두/3일)
<제주 해군기지 반대 시민 활동가 등 4명 구속>(KBS, 간추린단신/4일)
 
KBS는 상황 나열에 그쳤다. 
2일 <35명 연행…공사 재개>(유용두 기자)는 경찰의 강정마을 공권력 투입 사실을 단순 전달했고, 3일 <‘해군기지 반대’ 문화제 열려…큰 충돌 없어>(유용두 기자)에서도 평화콘서트 소식을 전했다. 4일 간추린 단신 <제주 해군기지 반대 시민 활동가 등 4명 구속>에서는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해온 시민활동가와 주민 등의 경찰 구속 사실을 짧게 전했다.

 
<경찰 투입..35명 연행>(MBC, 권혁태/2일)
<2천명 집결>(MBC, 조인호/3일)
 
MBC도 2일 <경찰 투입..35명 연행>(권혁태 기자)과 3일 <2천명 집결>(조인호 기자)에서 경찰의 공권력 투입과 평화콘서트 소식을 단순 전달했다. 
 
<뉴스inNEWS/강정마을 경찰력 투입>(SBS, 임찬종/2일)
<민-군 복합항 2015년 완성>(SBS, 김태훈/2일)
<2차 평화비행기 추진>(SBS, 한세현/4일)
 
SBS는 심층취재에서 제주 해군기지 문제를 다뤘으나 정부의 공권력 투입은 비판하지 않고, 해군기지가 ‘민-군 복합항’이라는 해군 측의 주장을 주요하게 전했다.
<민-군 복합항 2015년 완성>(김태훈 기자)은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앵커의 설명으로 시작됐는데 “순수 군사시설이 아니”고 “해군 함정이 정박하는 군사기지의 성격과 관광객용 크루즈 선박을 정박시키는 민간의 성격을 모두 갖춘 민-군 복합형 항구로 건설한다”는 해군의 ‘민군 복합항’ 주장을 부각했다.
보도에서도 해군기지가 군용부두와 크루즈용 부두를 동시에 건설할 예정이고 해양 레저타운 같은 관광시설도 동시에 들어선다는 해군 측의 주장을 자세하게 전했다. 또 “북한 도발시 동해나 서해 어느 쪽이든 신속한 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위치”에 있고, “주변국과 분쟁이 생겼을 때도 즉각적 대응을 보장하는 요충지”라는 군의 설명도 전했다. 그러나 해군기지 예산(9770억원)이 크루즈항 예산(534억원)의 18배를 넘는 상황에서 ‘민군복합형’ 주장은 허울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이런 내용은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이어 해군기지가 건설될 경우 군사·외교적 파장이 있을 것이라는 등의 야당과 시민단체의 주장을 덧붙였다.
4일 <2차 평화비행기 추진>(한세현 기자)은 평화롭게 진행된 평화콘서트 소식 대신 다음 날 있었던 해군기지 건설현장으로 들어가려는 활동가들과 경찰 간의 실랑이 장면을 전했다. 그리고는 해군이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지만 제주도의회 의원들과 주민들이 계속 반발하고 있다며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덧붙이는데 그쳤다.
 
 
■ 방송3사, 위키리크스에 포함된 ‘MB 문제’ 외면
 
2일 내부고발사이트 ‘위키리크스’가 25만여 건의 미 국무부의 기밀 외교전문을 공개했는데 한국과 관련된 민감한 내용들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정권의 ‘아킬레스건’이라는 BBK와 관련된 내용도 24건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이 중에는 지난 2007년 10월 이명박 후보 측 유종하 한나라당 공동선대위원장이 ‘BBK 주가조작 사건’으로 미국에 수감돼 있는 김경준 씨의 한국 송환을 미뤄달라고 버시바우 당시 주한대사에게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당시 이 후보는 BBK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이 전문에는 유 전 장관이 버시바우 대사에게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라크 파병을 확대할 것이라는 언급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BBK와 관련해 버시바우 대사는 “이명박 후보가 대선에 당선된다면 특검수사를 받은 첫 대통령이 될 것”(2007.12.10), “이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BBK 스캔들로 인해 인수위 시기와 집권 초기 심각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2007.12.19)는 보고서를 본국에 보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인수위 시절 이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앞장서 추진한 사실도 드러났다. 2008년 1월 인수위에서 활동하던 최시중 현 방송통신위원장과 현인택 현 통일부 장관이 버시바우 대사를 만나 이 대통령의 방미문제를 논의했는데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한 이후, 4월에 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다면 더 좋을 것”이라는 버시바우 대사의 말에 현 장관이 “쇠고기 이슈에 대한 정치적 민감성을 이 당선인이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앞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한국 시장이 개방될 것”이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실제 이 대통령은 그해 4월 부시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는데,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개방을 허용해 ‘정상회담 대가’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고, 정부의 졸속협상을 비판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일어났었다. 이명박 정부는 이 대통령의 방미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해 왔지만,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 내용은 그동안의 정부 주장과 상반된 것이다.
 
하지만 방송3사는 BBK 의혹이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과정의 문제 등 현 정권과 관련한 위키리크스 내용을 일절 다루지 않고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