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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4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2011.8.25)
등록 2013.09.2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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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4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나쁜 투표’ 띄우던 방송3사, 반성 없어
 
 
 

■ 오세훈 ‘나쁜 투표’ 참패 … 방송3사, 분석․평가 외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행했던 ‘나쁜 투표’가 참패했다. 24일 치러진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25.7%의 투표율로 유효투표율 33.3%에 미치지 못해 무산됐다.
이번 주민투표 무산은 시민들의 투표 불참으로 ‘나쁜 투표’를 심판한 것이며, 무상급식으로 대표되는 보편적 복지가 지금 한국 사회의 시대적 과제라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줬다. 반면 선별 급식 주장은 설 자리를 잃었다. 여권과 보수진영은 온갖 불법․탈법을 동원해 오 시장을 적극 지원했지만 끝내 시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오 시장은 이번 주민투표 성사에 자신의 시장직을 걸겠다고 시민들을 겁박하고, 눈물을 흘리며 표를 구걸했지만 시민들은 냉정했다. 시민들은 어린아이들의 점심밥 한 끼를 놓고 ‘복지 포퓰리즘’ 운운하며 이념전쟁을 벌이고 이를 자신의 정치적 발판으로 삼으려 했던 오 시장의 오만과 독선에 대해 투표 거부라는 방식으로 심판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투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도 투표 무산으로 복지정책의 방향을 확인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나쁜 투표’를 강행한데 대한 사과는 없었다. 또 오 시장은 이번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했지만 투표 종료 직후 기자회견에서 사퇴시기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사퇴시기를 두고 ‘정략적 저울질’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이번 주민투표 무산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패배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수시로 ‘복지 때문에 유럽 국가들이 재정위기를 겪고 있다’는 왜곡된 발언으로 복지확대 요구를 외면했고, 부재자 투표 참여 등 직간접적인 방식으로 오 시장에게 힘을 실었다. 한나라당 지도부도 내부의 반대를 무시한 채 오 시장 지원에 적극 나섰다. 이렇게 여권이 총출동해 오 시장을 지원했지만 결과는 여권의 패배였다. 하지만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아직도 “평일 투표율 25%를 넘었으면 사실상 승리”라는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자신들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주민투표 패배에 따른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는 여권의 태도를 두고 트위터 등에서는 비판과 조롱을 담은 각종 패러디가 쏟아지고 있다. 
시민사회에서는 무상급식으로 촉발된 보편적 복지 의제에 대해 정치권이 정책적 대안을 세우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이번 주민투표 무산은 방송3사의 패배이기도 하다. 그동안 방송3사는 투표일 직전까지 주민투표에 대한 심층보도, 안내 보도, 주민투표 문구 왜곡 보도 등을 내놓으며 오 시장이 주도하는 주민투표를 적극 홍보했다. 반면 오 시장의 선거개입 문제 등 주민투표의 문제점은 제대로 따지지 않았다. 방송3사가 노골적으로 오 시장이 주도하는 ‘나쁜 투표’를 밀어줬지만 시민들은 방송의 ‘나쁜 투표’ 밀어주기에 속지 않았다.
그러나 24일 보도에서 방송3사의 반성은 없었다. 방송3사는 이번 주민투표 무산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와 분석도 내놓지 않은 채, 여야 정치권의 주장을 단순 나열하는데 그쳤다. 특히 KBS는 이번 주민투표에 대해 “복지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뜻을 물으려 했던 시도가 무산됐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여권의 패배’로 끝났다는 본질을 애써 외면했다. 무상급식이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조차 내놓지 않았다. 
MBC도 여야의 평가를 나열하고 보궐선거에 대한 정치권의 ‘수 싸움’을 전하는데 그쳤다.
SBS도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이번 주민투표 패배로 한나라당이 ‘후폭풍’을 겪을 것이라고 전해 조금 차이를 보였다. 
 
<한나라 “사실상 승리”…민주 “준엄한 심판”>(KBS, 송창언)
<“투표결과 겸허히 수용”>(KBS, 임승창)
<투표율 25.7%…개표 무산>(KBS, 김영인)
<후유증 해소 과제>(KBS, 고순정)
 
KBS는 투표 무산으로 무상급식이 확산될 것이라는 기본적인 전망조차 내놓지 않았다. 
<한나라 “사실상 승리”…민주 “준엄한 심판”>(송창언 기자)은 주민투표가 유효투표율 기준에 미달됐다며 “복지정책 전반에 대한 시민들의 뜻을 묻겠다던 오세훈 시장의 시도는 무산됐다”며 ‘오세훈의 시도가 무산됐다’는 점을 강조하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에서도 ‘사실상 승리’라는 한나라당의 주장과 ‘오시장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라는 민주당의 주장을 단순 나열했다. 한나라당의 ‘사실상 승리’ 주장에 대해 비판과 조롱이 쏟아지지만 이런 반응은 일절 보도하지 않은 채 “주민투표 결과를 놓고 여야의 평가가 엇갈”린다며 오 시장과 한나라당의 패배라는 주민투표 결과마저 ‘논란’으로 다뤘다. 그리고는 “일단 야당의 복지 정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라 전한 뒤, 오 시장의 사퇴 여부에 대한 정치권의 ‘논란’을 덧붙였다.
<“투표 결과 겸허히 수용”>(임승창 기자)은 오 시장의 기자회견을 전했는데, 오 시장이 “무릎까지 꿇으며 투표 참여를 호소했지만, 결국 시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한 상황”이라면서도 “이번 주민투표를 통해 보수의 상징처럼 각인돼, 정치적으론 얻은 것도 적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고 긍정적 평가를 덧붙였다.
<투표율 25.7%…개표 무산>(김영인 기자)에서도 앵커는 “이번 투표가 무효 처리되면서 복지정책 전반에 대해 시민들의 뜻을 묻겠다던 오세훈 시장의 시도는 결국 무산됐다”고 오 시장의 시도가 무산됐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보도는 이번 주민투표의 투표율을 전했다.
<후유증 해소 과제>(고순정 기자)는 주민투표에 대한 각계의 입장을 전한 뒤, “정치와 이념 대결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 속에서도 무상급식 정책에 대한 평가를 하겠다는 시민들도 있었”고, “정치논리 싸움에 끼고 싶지 않다며 투표 자체를 거부하는 시민들도 있었다”다며 “무조건 다 도와줄 필요는 없다는 생각. 앞으로 세금 내기도 두렵고”(투표참여 시민), “투표를 한다는 것은 정치문제에게 관여를 하는 것 같다”(투표불참 시민)는 인터뷰를 실었다. 이어 “급식 정책은 결정났지만 투표 과정에서 남은 앙금과 갈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얼버무렸다.
그러나 무상급식 문제를 정치와 이념대결로 만든 것은 오 시장과 이 대통령, 한나라당이다. 오 시장은 정책투표인 주민투표에 자신의 시장직을 걸며 정치투표로 변질시켰고, 포퓰리즘을 거론하며 이념으로 덧칠했다. 하지만 KBS는 이런 문제를 면밀하게 따지지 않았다. 그리고는 투표에 참여하는 시민은 ‘정책 평가에 나선 것’으로 전한 반면, ‘정치에 대한 무관심’, ‘냉소주의’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 인터뷰를 실어 이번 주민투표 무산의 의미를 깎아내렸다.
 
<투표율 25.7% 개표무산>(MBC, 박주린)
<“투표 결과 겸허히 수용”>(MBC, 이상현)
<“야당 책임”‥“시민의 심판”>(MBC, 김세진)
<보궐선거 언제 치르나?>(MBC, 김수진)
<초등생 전원 2학기 무상급식>(MBC, 임경아)
 
MBC도 이번 주민투표의 결과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을 내놓지 않았다.
<투표율 25.7% 개표무산>(박주린 기자)은 주민투표 투표율이 33.3%를 넘지 못해 개표가 자동 무산됐다며 각 구별 투표율을 전한 뒤, “보수 성향의 노년층과 중장년층이 이른 아침부터 투표장을 찾았지만 젊은층과 직장인의 투표참여가 저조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투표 결과 겸허히 수용”>(이상현 기자)은 오 시장의 기자회견을 전한 뒤, “오시장의 사퇴 시기는 10월 선거를 피하고 내년 4월 총선과 함께 시장보궐선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10월1일 이후가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오 시장이 사퇴시기를 늦추는 것에 대해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런 비판은 다뤄지지 않았다.
<“야당 책임”‥“시민의 심판”>(김세진 기자)은 여야 정치권의 평가를 단순 나열했다. 한나라당의 ‘사실상 승리’ 주장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지만 무비판 보도하는데 그쳤다.
<보궐선거 언제 치르나?>(김수진 기자)에서는 오 시장 사퇴에 따른 보궐선거 시기에 대한 여야 정치권의 입장을 전했고, <초등생 전원 2학기 무상급식>(임경아 기자)은 주민투표 무산으로 2학기부터 전체 초등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이 제공될 것이라고 전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효 될 듯>(SBS, 최고운)
<침통..잠시후 거취 표명>(SBS, 최효안)
<2014년엔 전면 무상급식>(SBS, 박현석)
<책임론 후폭풍 예고>(SBS, 정성엽)
<보궐선거 언제하나?>(SBS, 한승희)
<최종 투표율 25.7% 무효>(SBS, 최효안)
 
SBS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효 될 듯>(최고운 기자)은 주민투표가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른바 ‘넥타이 부대’를 포함한 젊은 층이 대거 불참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2014년엔 전면 무상급식>(박현석 기자)은 서울시 교육청의 무상급식 계획을 전하며 “전면 무상급식을 반대한 서울시도 입장을 바꿔 정책을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민투표가 무효로 결론나면 전면 무상급식이 더욱 힘을 얻게 되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책임론 후폭풍 예고>(정성엽 기자)는 정치권의 주장을 전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당 책임론에 미리 선을 그으려는 반응”을 보였지만 “친박계와 소장파의 주민투표 개입 반대에도 불구하고 홍 대표가 지원 결정을 내렸던 만큼 패배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또 친이계가 박근혜 전 대표 책임론을 제기할 경우 계파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후폭풍 여파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양계파의 인식을 전했다. 이어 민주당의 평가를 전한 뒤, “복지 포퓰리즘을 막겠다고 했던 주민투표가 무효가 됨에 따라 정치권의 이른바 ‘좌클릭 복지’ 논쟁도 더 뜨거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궐선거 언제하나?>(한승희 기자)에서는 오 시장의 사퇴시기에 대한 한나라당 내부 입장을 전했고, <침통..잠시후 거취 표명>, <최종 투표율 25.7% 무효>(최효안 기자)는 서울시 분위기와 선관위의 공식 발표된 최종 투표율, 오 시장의 기자회견 내용 등을 전했다. <끝>
 
 
2011년 8월 25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