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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6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2011.8.17)
등록 2013.09.25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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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방송 브리핑
1. MB정권 아래 극우단체 폭력 기승, 방송3사 심각성 외면
2. 검찰 요직도 ‘TK-고려대’ … 방송3사 무비판
 
 
 
 
8월 16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MB정권 아래 ‘극우 폭력’ 기승, 방송3사 외면
 
 
 
 
■ MB정권 아래 극우단체 폭력 기승, 방송3사 심각성 외면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극우단체 회원에게 폭행을 당했다. 정 최고위원은 15일 한국대학생연합이 주최하는 반값등록금 집회에 참석했는데, ‘라이트코리아’ 소속이라는 한 여성이 갑자기 달려들어 “빨갱이”, “다 죽여버리겠다”는 등의 폭언과 함께 그의 머리를 때리고 머리채를 잡는 등 폭력을 휘둘렀다. 당시 경찰은 폭력 난동을 적극 제지하지 않았으며, 현행범으로 연행하지도 않고 신원파악도 하지 않은 채 풀어줬다고 한다. 이후 야당들이 경찰을 비판하자 ‘수사의뢰가 들어오면 하겠다’고 말해 ‘폭행사건이 무슨 친고죄라도 되느냐’는 비난을 받았다.
 
이번 사건은 이명박 정부 들어 극우단체들의 폭력행위가 날로 대담해지고 일상화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앞서 2일에는 심상정, 노회찬 상임고문의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 촉구 단식농성장을 방문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극우단체 회원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KBS 앞에서 농성을 진행했던 ‘친일독재찬양방송저지비상대책위’의 농성장에도 11일 극우단체 사람들이 난입해 농성자들을 폭행하고 플래카드를 칼로 찢는 등 행패를 부렸고, 12일 밤에는 커터칼을 든 ‘괴한’이 난입해 농성자들을 위협하는 아찔한 사건도 벌어졌다. 지난달 30일 3차 희망버스 행사에서는 어버이연합 등 극우단체 회원들이 시내버스와 택시를 강제로 세우고 올라타 시민들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고 이를 거부하자 폭언과 폭행을 자행했다.
 
문제는 극우단체의 폭력 난동이 사실상 방치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극우단체들은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 ‘내 세상’을 만난 듯 폭력을 휘두르고 다녔다. 지난해에는 참여연대가 천안함 관련 서신을 UN에 보냈다는 이유로 어버이연합과 고엽제전우회 등의 극우단체가 참여연대 앞에서 가스통과 시너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참여연대 활동가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2009년에는 국민행동본부와 고엽제전우회가 덕수궁 대한문 앞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를 급습해 천막을 부수고 영정을 탈취하는 만행을 저질렀었고, 2008년 촛불집회 때는 특수임무수행자회(HID) 당시 사무총장이 진보신당 사무실에 난입해 당사 간판을 깨고 당원들을 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러나 경찰은 극우집단의 폭력 난동 행위들을 방치하거나 마지못해 저지하면서 엄정하게 대응하지 않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일부 극우세력은 인터넷 등을 통해 자신의 폭력 난동을 자랑하는가 하면 ‘경찰이 나를 건드리지 못한다’고 큰 소리 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공권력은 말할 것도 없고, 정치권과 언론 등에서도 극우세력들의 폭력에 대해 이렇다 할 대책은 물론 적극적인 비판도 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방송보도는 극우단체들의 폭력 행위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거나, 보도한다고 해도 단순 전달 또는 ‘진보-보수 갈등’으로 다루는데 그쳤다. 이번 정 최고위원 폭행 사건의 경우에도 KBS와 MBC는 아예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고, SBS는 사건을 단순 전달했다.
SBS는 16일 <60대 여성에 봉변>(박세용 기자)이라는 보도에서 정 최고위원이 극우단체 여성에게 폭행당하는 장면을 전한 뒤, “우익폭력과 백색테러”라며 경찰의 무대응을 비난하는 민주당 주장을 전하고 경찰의 반박 등을 나열했다.
 
최근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던 노르웨이의 테러사건 주범인 브레이비크가 백인극우주의자로 밝혀지면서 유럽에서는 극우집단에 대한 섣부른 관용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사회가 극우단체들의 폭력 난동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이들의 행위가 어디까지 치달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 검찰 요직도 ‘TK-고려대’ … 방송3사 무비판
 
16일 법무부가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대규모 검찰 고위직 인사를 발표했는데, 핵심요직에 TK 또는 고려대 출신을 대거 기용했다.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된 최교일 현 법무부 검찰국장은 경북 영주 출신으로 경북고를 졸업한 TK인맥으로 고려대를 졸업했다. 최 국장은 MBC <PD수첩>팀을 명예훼손죄로 기소하고, 정연주 전 KBS 사장을 배임죄로 기소하기도 했다. 최 국장은 서울고검 차장을 거쳐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영전되는 등 이명박 정권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에 기용된 최재경 사법연수원 부원장도 대구고와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BBK 사건을 처리한 뒤 주목을 받고 이명박 정권에서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고 있다. 법무부 차관에는 고려대 출신 길태기 서울 남부지검장이 임명됐다. 이 외에 법무부 검찰국장에 대전 출신 국민수(현 청주지검장), 대검공안부장에 서울 출신 임정혁(현 대구고검 차장) 등을 발령했다.
권재진 법무장관이 TK출신이고 한상대 검찰총장은 고려대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법무부와 검찰 요직 8곳 중 5자리를 TK 또는 고려대가 차지한 것으로 정권 말 ‘검찰 장악’ 의지를 보다 명백하게 보여준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유례가 없는 청와대 민정수석 출신 법무장관과 ‘비리백화점’으로 불리며 온갖 의혹이 제기됐던 한상대 검찰총장의 임명을 끝내 강행한 것도 모자라 이제 법무부-검찰 요직마저 TK, 고려대 출신 ‘측근’으로 구성했다. 
이명박 정권이 법무부, 검찰 인사에서 도를 넘은 ‘내 사람 심기’에 앞장서고 있지만 방송3사 보도에서는 도무지 권력 감시 의지를 찾을 수 없다. 권재진 법무장관과 한상대 검찰총장 내정부터 임명에 이르기까지 비판이 쏟아졌지만 방송3사는 최소한의 권력 감시, 비판을 하지 않았다. 이번 검찰 인사 보도도 마찬가지였다. 16일 KBS와 SBS는 단신으로 검찰 인사 소식을 전했는데, 명단을 단순 나열하는데 그쳐 보도라고 부르기도 민망했다. MBC는 관련 보도를 아예 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장에 최교일…검찰 고위간부 인사>(KBS, 간추린 단신)
<검사장급 인사 단행>(SBS, 단신)
 
KBS는 간추린 단신 <서울중앙지검장에 최교일…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전했는데, “서울중앙지검장에 최교일 법무부 검찰국장이, 대검 중수부장에 최재경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각각 임명됐다”며 단순 명단 발표에 그쳤다. 권력 감시는커녕 최소한의 분석도 없었다.
 
SBS도 단신 <검사장급 인사 단행>에서 법무부가 검사장급 인사를 단행했다며 신임 검사장들의 명단을 단순 전달했다. <끝>
 
 
2011년 8월 1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