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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9-10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2011.8.11)세계경제 휘청하는데, ‘원인’도 ‘대책’도 없는 보도
- MB “복지확대 탓”, 받아쓰기 급급
■ 세계경제 휘청하는데, ‘원인’도 ‘대책’도 없는 보도
10일 미국연방준비제도위원회(연준)는 “2013년 중반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면서 경기부양 의지를 밝혔지만 시장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앞서 9일 유럽중앙은행(ECB)은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채권을 매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10일에는 그리스의 국가채무 우려가 다시 부각되고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폭락 장세가 이어졌다.
현재 한국 금융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1.0%(6월말 기준)로 아시아에서는 대만(32.0%)에 이어 2위지만 이에 대한 규제는 거의 없다. 한국 경제의 무역의존도가 97%(1․4분기 기준)에 이르는 것도 위기에 취약한 구조다. 정부는 “한국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탄탄”하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지금은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외환보유액(3100억달러)이 세계 7위 수준이고 외화 채무구조의 건전성 개선 등으로 유동성 대비 능력이 개선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발언만으로 시장의 불안감을 달래기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 금융시스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사실상 흐지부지 되었고,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금융망 속에서 한 곳이 무너지면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 것인지 여전히 불안하기만 하다.
아울러 우리의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한 정책은 무엇인지, 한국 경제가 세계경제의 위기 속에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연기금을 동원한 주가 방어 등 지금 정부의 대응과 대책이 합리적인지 등등 언론이 꼼꼼히 따져야 할 문제가 수없이 많다.
그러나 방송3사에서 위기의 근본 원인을 면밀하게 진단하고 대책을 모색한 보도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부분의 보도가 증시 상황이나 각국의 대책,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전하는데 그쳤다.
<미 폭락 부메랑…1800선 턱걸이>(KBS, 조현진/9일)
<공매도 3개월 금지>(KBS, 우한울/9일)
<집중진단/요동치는 세계 경제 금융충격 배경은?>(KBS, 김준호/9일)
<코스피 소폭 반등>(KBS, 윤상/10일)
<美․中의 선택>(KBS, 임장원, 김주영/10일)
<금융권 단기외채 문제없나?>(KBS, 박찬형/10일)
앞서 6일 미국 재정위기의 원인을 다룬 KBS보도가 한 건 있었는데, “부시 정부 때 1조 5천억 달러를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에 쏟아 부었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2조 달러 이상 빚을 냈다”, “재원이 모자라면 세금을 더 걷어야 하지만, 지난 2000년대 부유층 감세를 하면서 1조 2천억 달러의 세수가 줄었다”는 정도로 간단하게 다뤘다. 유럽 상황도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과다한 국가부채”를 언급했을 뿐이다.
한국 경제가 세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에 대한 원인 진단도 미흡했다. 9일 <집중진단/요동치는 세계 경제 금융충격 배경은?>(김준호 기자)에서 자본거래 자유화 조치와 높은 무역의존도 등으로 한국 경제가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고 전한 게 전부였다.
<주식 왜 계속 추락하나?>(MBC, 이성일/9일)
<주식 공매도 3개월 금지>(MBC, 고은상/9일)
<연기금 “싸게 살 기회”>(MBC, 노경진/9일)
<펀드․퇴직연금 어떻게 됐나?>(MBC, 이성일/9일)
<3년 전 금융위기 상황 재연>(MBC, 도인태/9일)
<3차 ‘양적완화’ 카드 나오나?>(MBC, 왕종명/9일)
<7일만에 반등 외국인 ‘팔자’>(MBC, 고은상/10일)
<2년간 ‘제로금리’ 증시 급등>(MBC, 도인태/10일)
<돈 풀어도 경기부양 안된다>(MBC, 권순표/10일)
<‘제로 금리’ 우리 경제 영향은?>(MBC, 이성일/10일)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한 분석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9일 <연기금 “싸게 살 기회”>(노경진 기자)에서는 연기금을 동원한 주가 방어의 적절성을 따지기보다 “(연기금이)우량주를 저가로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전하며 정부의 요청으로 연기금과 투자회사들이 적극 대처에 나섰다는 점을 부각했다.
<망연자실 한숨만>(SBS, 한정원/9일)
<폭락 또 폭락 공포의 도미노>(SBS, 이주상/9일)
<금값 폭등 연일 최고치>(SBS, 송욱/9일)
<뉴스inNEWS/해법 없나? 연준에 주목>(SBS, 이현식/9일)
<“2008 금융위기와 다르다”>(SBS, 정명원/9일)
<외국인 투매 속 힘겨운 반등>(SBS, 한정원/10일)
<“2년간 제로금리” 급반등>(SBS, 이현식/10일)
<비상국면..장기화 대비>(SBS, 편상욱/10일)
한국 경제가 세계 금융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이유도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SBS는 8일 <뉴스inNEWS / 금융위기 재연되나>(정호선 기자)에 이어 9일 <“2008 금융위기와 다르다”>(정명원 기자)에서 현재 상황이 ‘2008년 금융위기 상황과 다르다’는 정부 입장을 주요하게 다뤘을 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금융시장 위기관리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번 금융위기 사태에 대해 “그리스가 10년 전에 어떻게 했는지에 따라 지금 고통을 받고 있다”, “오늘 기성세대가 편하자고 하면 10년 후 우리 젊은 세대에게 치명적”이라며 복지 확대가 미래의 불안을 초래하는 것처럼 언급했다. 또 회의 내내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며 “선거를 치르는 사람은 오늘이 당장 급한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제대로 가도록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복지정책 확대 주장이 재정을 고려하지 않고 선거만 노리는 포퓰리즘인 양 몰았다.
하지만 10일 방송3사는 재정악화의 원인을 둘러싼 비판적 접근은 외면한 채 그저 이 대통령 발언을 받아쓰기에 급급했다.
<“10년 후엔 치명적”>(MBC, 박성준/10일)
<예산기조 전면 재검토>(SBS, 박진원/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