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8월 8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2011.8.9)‘요식행위’ 인사청문회, ‘직무유기’ 방송보도
■ ‘MB측근’ 권재진 인사청문회 … 방송3사 끝까지 ‘검증’ 포기
권 후보자의 장남은 후보자 친구가 운영하는 포천의 한 병역특례업체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일했다. 그런데 이곳은 출퇴근 시간만 5시간 가까이 돼 권 후보자 장남이 제대로 근무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청문회에서 권 후보자는 “강남에서 자란 장남이 서민 생활을 이해할 수 있도록 고생해보라는 차원에서 멀리 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 작은 아들은 지역예비군동대에서 상근예비역으로 근무해, 권 후보자가 장남에게만 ‘힘든 생활’을 시켰다는 해명이 납득하기 어렵다. 또 권 후보자는 장남의 계좌거래내역 등 장남이 실제로 근무했는지를 밝힐 수 있는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해 왔다. 권 후보자는 뒤늦게 청문회에서 장남의 농협 계좌 거래내역을 공개했는데, 이 통장에는 강남 집에서 포천으로 출퇴근 했다는 2002년 9월부터 2003년 8월까지의 은행 거래내역이 없고, 장남의 개인통장이 아니라 장남의 이름으로 개설된 회사 사우회 통장으로 밝혀졌다. 권 후보자는 장남의 개인통장 내역은 끝까지 제출하지 않았다.
총리실 민간인 불법 사찰 연루의혹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청와대 출입기록을 보면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이 권 후보자를 6번 만났으며, 장석명 선임행정관은 27번, 이강덕 공직기강팀장은 15번 만났다며 이런 기록을 다 합치면 이 전 지원관은 청와대를 수시로 드나든 것이라며 청와대의 민간사찰 연루의혹을 제기했다. 권 후보자는 “민간인 사찰 문제는 제가 재직하던 시절의 사건이 아니다”라고 발뺌했지만, 박 의원은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이 대포폰을 사용하고 하드디스크를 인멸하는 등의 과정에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이 개입했는데 당시 권 후보자가 민정수석이었다며 사건 은폐에 연루된 것 아니냐고 따졌다.
권 후보자는 2002년 대치동 미도아파트를 9억2000만원에 구입해놓고 7억2000만원으로 다운 계약서를 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당시 실정법에는 실거래가로 신고하도록 돼 있지 않아 위법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운계약서 문제가 심각해 최근 국세청이 10년 전 계약까지 세금을 추징해 처벌하고 있어 법무장관 후보자로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도 권 후보자는 선례에도 없는 ‘청와대 민정수석 출신 법무장관’으로 대통령이 측근이 법을 공정하게 집행할 수 있겠느냐는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다.
인사청문회 무용론이 제기되는 데에는 언론, 특히 방송의 책임도 있다. 방송3사는 후보자 검증에 적극 나서기는커녕 정치권에서 제기된 의혹조차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오히려 후보자를 두둔하는 행태마저 보이고 있다. 이런 방송의 직무유기는 대통령이 여론의 눈치를 살필 필요 없이 문제 인사들의 임명을 강행하는데 일조하는 것이다.
특히 KBS는 ‘민정수석 출신 법무장관’의 문제점을 다루기는커녕 ‘정치인 출신 법무장관’도 있었다며 본질을 흐리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실으며 ‘물타기’에 동조했다.
MBC와 SBS는 장남의 병역의혹에 대해 권 후보자가 은행 입출금 기록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자료에 강남에서 포천으로 출퇴근 했던 기간의 은행거래 내역이 빠져 있고, 개인통장이 아닌 사우회 통장이라는 점 등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립․자녀 병역 공방>(KBS, 곽희섭)
<두 아들 병역의혹 추궁>(MBC, 이필희)
<아들 병역 의혹 추궁>(SBS, 박세용)
보도는 “법무장관 후보자가 청와대 출신이라는 게 도마에 올랐다”, “여당은 이전 정부에서도 측근 인사는 있었다, 야당은 검찰의 중립성이 훼손된다고 맞섰다”며 “새정치 국민회의에서 (원내대표였던) 박상천 장관이 법무부 장관을 지낸적이 있다”는 한나라당 이은재 의원의 발언을 실었다. 그러나 이전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이 곧바로 법무장관이 된 사례는 없었다. 공정한 법 집행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런데 보도는 과거 ‘정치인 출신 법무장관’ 사례를 갖고 ‘청와대 민정수석 출신 법무장관’의 문제를 ‘물타기’하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전하며 사실상 동조했다.
그리고는 ‘객관성과 중립성’을 지적하는 야당의 질문을 싣고, “일체의 사건에서 정치적 시비가 없도록 검찰을 지휘해 나가겠다”는 권 후보자의 답변을 나열했다.
이어 두 아들의 병역특혜 의혹, 검찰 개혁 요구 등에 대해 의원들의 주장과 권 후보자의 해명을 나열했다. 민간인 불법사찰 개입 의혹 등에 대해서는 “민간인 불법사찰 개입 의혹과 저축은행 사태 책임론도 제기됐지만 권 후보자는 부인했다”고 짧게 언급하는데 그쳤다.
<두 아들 병역의혹 추궁>(이필희 기자)은 권 후보자의 두 아들 병역의혹을 주요하게 다뤘는데 “아버지 친구인 회사 대표가 실제 근무하지 않고 편의를 봐 준 것으로 보여진다”(노철래 미래희망연대 의원)는 질문에 “장남이 포천 회사에 있으면서 포천 소재 한 금융 기관에서 돈을 입출금한 내역을 찾았다”는 권 후보자의 해명을 실었다. 그러나 이 입출금 내역이 장남 개인통장이 아닌 사우회 통장이라는 점 등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 현역 판정을 받은 둘째 아들이 대학에 합격했지만 입학하지 않아 ‘고졸’ 신분으로 동사무소 상근예비역으로 근무했다며 이를 비판하는 여야 의원들의 발언을 실었다. 그리고는 “야당 의원들은 또, 대통령의 측근인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에 의구심을 나타냈고, 여당 의원들은 근거 없는 정치공세라며 공방을 벌였다”고 여야 공방으로 언급하는데 그쳤다.
이어 다른 의혹에 대해서는 “권 후보자는 대치동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매입가를 2억원 낮춘 이른바 ‘다운계약서’ 작성은 시인했다”, “청와대 민정수석 당시 불법 민간인 사찰을 주도한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을 6차례 만났지만 사찰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간단하게 언급하는데 그쳤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