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7월 28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2011.7.29)방송3사, ‘오세훈 비판’은 성역인가?
- SBS는 시민들에게 책임 전가
한편 수해 예산이 2005년 에 비해 ‘10분의 1’로 줄었다는 비판이 나오자 서울시는 수해방지 예산이 2007년 1794억에서 2011년 3,436억으로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수해방지 예산에 포함한 예산 중 ‘하수도 특별회계 및 재난관리 기금’은 재난 발생 이후 사용하는 기금으로 수해 예방과는 ‘직접적’ 관계가 없다.
방송3사는 27일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내용을 집중호우 피해 상황 전달에 치중했다. [표]에서 드러나듯이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상황과 피해복구 상황을 다룬 보도는 KBS 11건, MBC 15건, SBS 15건으로 나타났다. 수해 원인을 다룬 보도는 방송3사 모두 4건 씩으로 27일에 비해 KBS와 SBS가 조금 늘었다.(※우리단체 27일 방송일일브리핑 참조) 하지만 내용은 여전히 미흡했다. 방송3사는 산사태와 관련해 난개발 문제 등을 적극 다뤘지만, 수해대책이 미비했다는 비판을 받는 서울시 등 행정당국의 대응, 오 시장의 정책 문제는 제대로 따지지 않았다.(기타는 침수차량 보상문제나 트위터 등을 이용해 수해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린 시민들의 활약 등이 포함됐다.)
MBC는 산사태 문제, 아열대성 기후에 대비한 방재시스템 마련 등을 다루는데 그쳤다. 서울시 수방대책 문제는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서울시가 우면산에 제대로 방재대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언급한 것이 ‘서울시’에 대한 비판의 전부였다.
SBS는 서울시의 수방대책을 따지기보다는 ‘시민협조’가 않된 것이 문제라며 책임을 시민들에게 돌렸다.
<산사태 부른 난개발>(KBS, 김준범)
<이슈앤뉴스/유례없는 산사태 난개발이 화 불렀다>(KBS, 이소정,이병도,박지은,이은정)
<집중진단-104년만의 폭우, 날씨 공식이 달라졌다>(KBS, 김민경, 정윤섭)
그러나 오 시장의 보여주기식 사업 문제 등 서울시 수방대책 문제점이 면밀하게 다뤄지지 않았고, 이어진 보도에서는 감전위험에 주의(고은희 기자), 망가진 아스팔트로 인한 위험성(김영은 기자) 등 수해 이후 시민들이 주의해야 하는 내용을 언급하는데 그쳤다.
<산사태 부른 난개발>(김준범 기자)은 “피해 지역 중 한 곳은 이렇게 산을 깎아 공원을 만들면서도, 토사를 막거나 급류를 흘려보낼 시설은 확충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뒤, “하부 지역을 대도시로 개발하면서 왜 산악지처럼 사방댐을 안 하고, 산사태 억지 대책을 안 했느냐. 난개발이라고 생각한다”는 전문가 인터뷰를 실었다.
<이슈앤뉴스/유례없는 산사태 난개발이 화 불렀다>(이소정, 이병도, 박지은, 이은정 기자)에서는 어떤 상황에서 산사태가 많이 발생하는지, 산사태의 위력은 어느때 더 커지는지, 또 산사태 감지와 대피요령 등을 설명했다. 이어 “개발을 위해 가파르게 산을 깎아놓은 절개지가 서울에만 70여 곳”이나 된다며 “이게 언제 산사태로 이어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며 절개지가 많은 산사태 위험지역을 전하는데 그쳤다. 난개발이 진행되고 있고, 이를 허가하는 관계 당국의 문제 등은 다뤄지지 않았다.
<위험지대 산비탈 펜션>(MBC, 김재영)
<아열대 대비 방재시스템 시급>(MBC, 양효걸)
<장마 뒤 왜 호우?>(MBC, 조문기)
<집중취재-“생태공원․등산로가 원인”>(조재영 기자)은 “전문가들은 잦은 공사로 인해 지반이 약해져 이번 산사태가 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이어 꼭대기에 있는 군부대가 산사태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다며 “해당 부대는 작년에 바닥을 흙 대신 콘크리트로 대체하는 공사를 진행했는데, 이 때 배수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배수시설도 취약했다고 보도하고, 당국의 관리도 허술했다며 “서울시는 우면산이 산사태 우려가 높은 것으로 보고 위험한 C등급으로 분류해놓고도 이렇다 할 보강 공사를 진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위험지대 산비탈 펜션>(김재영 기자)은 산줄기마다 산을 깎아 펜션을 지어 산사태 위험이 높지만 “정부가 관리하는 절개지는 전국 100만 여곳 가운데 1% 수준 정도이고, 붕괴위험이 있어 중점관리하는 곳은 4백여곳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펜션 주변의 배수로 확보와 옹벽쌓기도 담당하는 행정부서가 제각각이어서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아열대 대비 방재시스템 시급>(양효걸 기자)은 국지성 집중호우였던 이번 수해 상황을 전하며 “비가 많이 내리는 말레이시아의 경우 평소에는 자동차가 다니는 터널이 비가 많이 오면 거대한 하수관으로 바뀌고, 일본 역시 지하에 거대한 저장소를 설치해 홍수를 방지한다”고 해외 사례를 전했다. 이어 “아열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면 산사태의 위험은 급격히 증가한다”며 “전문가들은 빗물이 빠지는 통로에 사방댐 등을 설치해 위험을 줄이는 방법 등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수방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장마 뒤 왜 호우?>(조문기 기자)는 한국의 날씨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아열대성 기후 특성을 보인다고 전했다.
<싸고 멋있게..안전은 뒷전>(SBS, 조재근)
<한반도 급속 아열대화>(SBS, 이상엽)
<달라진 기후대책은 제자리>(SBS, 최고운)
<현장줌인-난개발이 빚은 참사>(현세현 기자)는 “노령기 지형인 우리나라 산은 이렇게 화강암 암반 위에 평균 두께가 1m도 안되는 얕은 모래층이 덮여 있는 불안한 구조”여서 개발할 경우 산사태 가능성이 커진다며 “서초구청의 생태공원 조성공사가 이번 산사태의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유”라고 전했다. 이어 우면산은 지난 추석때 이미 참사가 예고됐었지만 서초구청은 “올 4월에야 복구를 시작했고 그나마도 산의 물길까지 돌리는 위험한 공사”를 했다며 서초구청의 대응을 비판했다.
<싸게 멋있게..안전은 뒷전>(조재근 기자)은 펜션들이 “강 건너 산자락 아래로 줄지어 들어서”서 “산사태가 난다면 대피할 틈도 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멋지게, 더 빨리, 더 싸게 짓기 위해 철근 콘크리트 대신 조립식이나 목조식이 크게 늘었다”며 때문에 철근이나 콘크리트보다 취약하다고 전했다. 또 “펜션은 대부분 소규모 자본으로 지어지는 230평방미터 미만의 민박시설이라 정기적인 안전점검 대상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문제를 전했다.
<달라진 기후 대책은 제자리>(최고운 기자)는 서울의 하수관이 금이가고 깨져 있고 하수관의 물이 모이는 하수암거에도 토사 등 이물질이 쌓여 있고 빗물 저류시설도 부족하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기상 기준도 바꿔야 한다며 “현재 방재 설계 강우량이라는 건 빈도 개념으로 돼 있는데 최근 기후변화가 반영된 강우 강도라든가, 강우 증가율이 포함이 안 되고 있다”는 전문가 인터뷰를 실었다.
그리고는 “문제는 돈과 시민들의 협조”라며 “지난해 광화문 침수 이후 서울시가 대대적인 하수체계 개선에 나섰지만 예산만 5조원이 넘게 들어간다”, “저류조 추가 설치는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기 일쑤”라며 ‘악취 때문에 주민들이 반대한다’는 구청 담당자 인터뷰를 실은 뒤, “달라진 기상상황에 맞는 치수계획,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절실하고도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보도는 서울시의 수해방지 예산이 제대로 짜여졌는지, 서울시가 과학적이고 종합적인 방재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등은 전혀 따지지 않고, ‘저류조 설치’에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의 문제를 부각해 이번 수해 책임을 사실상 시민들에게 떠넘겼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