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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3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2011.7.14)
등록 2013.09.25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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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3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KBS․MBC 권재진 보도, 한나라당 소장파보다 못해
-‘MB측근’이라는 말조차 못꺼낸 KBS, MBC
 
 
 
 
■ KBS․MBC 권재진 보도, 한나라당 소장파보다 못해
 
이명박 대통령이 측근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기용을 강행할 태세다.
13일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새 지도부의 오찬 면담에서 남경필 최고위원이 권 수석의 법무장관 기용에 대해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극소수만 찬성하고 나머지는 다 반대한다”며 내정 철회를 요구했다. 남 위원은 홍 대표를 제외한 한나라당 새 지도부를 대표해 발언한 것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청문회 통과가 제일 중요한 과제다”, “마지막까지 열심히 할 사람이 필요하고 스타일리스트는 곤란하다”며 내정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권 수석의 법무장관 기용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법무장관은 검찰을 지휘하며 공정한 법 집행을 책임지는 자리다. 이런 자리에 청와대 참모가 곧바로 기용된 선례가 없다. 게다가 권 수석은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씨의 후배고 대구․경북(TK)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또 권 수석은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등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런 인사가 법무장관에 기용된다면 법 집행의 신뢰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내년은 총선과 대선이 치러진다. 대통령의 최측근이 과연 공정하게 총선과 대선을 관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 2006년 노무현 대통령도 문재인 전 민정수석을 법무장관에 기용하려 했으나 ‘중립성 논란’이 일자 임명을 포기한 바 있다. 당시 한나라당은 ‘코드인사’라며 문 전 수석의 기용을 강하게 반대했었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권 수석의 법무장관 기용을 고집하는 이유가 권력누수를 막고 임기 말 불거질 청와대와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를 덮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여당의 반대까지 무릅쓰고 자신의 측근 인사를 법무장관에 기용하려 하고 있지만 방송3사는 최소한의 비판조차 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 수석 출신을 왜 법무장관으로 기용하면 안되는지를 따지는 것은 물론이고, 야당과 여당 내부의 반대 목소리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특히 KBS와 MBC는 보도 제목부터 “당과 상의하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을 부각했다. 제목만 보면 이 대통령이 한나라당의 ‘권재진 반대’ 의견을 받아들인 것처럼 보인다. KBS와 MBC는 권 수석이 이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사실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KBS는 비판여론이 일고 있는 권 수석 기용 문제보다는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 새 지도부와의 ‘화기애애한 만남’을 부각하고 나섰다. 권 수석 문제는 ‘당과 상의하겠다’는 내용만 짧게 다뤘다.
MBC는 권 수석 기용에 대해 ‘청와대 출신이 장관이 못되는 건 억울하다’는 청와대 관계자 발언을 실었다. 왜 야당과 시민사회는 물론 여당 내부에서까지 ‘청와대 수석 출신의 법무장관’을 반대하는지 전혀 보도하지 않은 채 ‘억울하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만 보도함으로써 사실상 ‘권 수석 기용’에 힘을 실었다.
SBS는 이 대통령이 당의 의견을 듣겠다고 했지만 “권 수석 왜 다른 대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을 보도해 차이를 보였다. 또 “대통령 측근이 법무장관으로 갈 경우 내년 총선과 대선의 공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민주당의 반대 의견을 덧붙였다.
 
<“법무장관 당과 상의”>(KBS, 이영현)
<“법무장관 인선 당과 상의”>(MBC, 김수진)
<‘측근 법무장관’ 막판고심>(SBS, 박진원)
 
KBS <“법무장관 당과 상의”>(이영현 기자)는 앵커멘트부터 “이 대통령은 후임 법무부 장관은 당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며 ‘상의해 결정하겠다’는 뜻을 부각했다.
보도는 한나라당과 새 지도부가 만났다며 “새 지도부는 평창 유치 대한 대통령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새 지도부는 서민 정책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대통령은 긴밀하고 원활한 당정 관계를 당부했다”며 당청간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권 수석 기용 문제는 “남경필 최고위원이 권재진 민정수석의 법무부장관 기용을 재고해달라고 건의했고 이 대통령은 당과 상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언급한 뒤, “최종 결정 전에 홍준표 당 대표 그리고 황우여 원내대표와 상의해서 처리하겠다고 말씀”했다는 한나라당 대변인의 발언 내용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권 수석 기용을 왜 반대하는지 등 기본적인 설명조차 없었다.
그리고는 이명박 대통령이 김준규 검찰총장의 사표를 수리했다며 “김 총장은 다시 한번 검경 수사권 조정 과정의 합의파기를 비판하며 퇴임했다”고 덧붙였다.
 
MBC <“법무장관 인선 당과 상의”>(김수진 기자)는 권재진 수석의 법무장관 기용설에 대해 남경필 최고위원이 “당내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면서 감안해서 인사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하자 이 대통령이 “‘결정도 안 된 것을 언론이 보도한다’며 ‘사람이 정해지면, 홍준표 대표, 황우여 원내대표와 상의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권재진 수석의 법무장관 기용에 대해 홍준표 대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야당과 여당 내 일부가 반대하자 청와대는 고심하고 있다”면서도 “청와대에 있다고 장관으로 못나가는 건 억울한 일 아니냐”, “이 같은 문제제기는 이치에 맞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발언을 전했다. 하지만 왜 야당과 시민사회는 물론 여당 내부에서까지 ‘청와대 수석 출신의 법무장관’을 반대하는지는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대통령과 홍준표 대표는 40분 동안 두 사람만 따로 이야기를 나눴다”며 “홍 대표는 신뢰 관계가 깨질 수 있다며 구체적인 대화내용 언급을 피했다”고 덧붙였다.
 
SBS <‘측근 법무장관’ 막판 고심>(박진원 기자)은 권 수석 기용에 대해 “대통령 비서관을 어떻게 곧바로 법무장관 시키냐고,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일부에서도 반발하고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이 좀 더 고심할 것 같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 새 지도부와의 만남에서 권 수석 기용이 거론됐다며 “홍준표 대표는 긍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남경필 최고위원은 측근인사를 법무장관으로 기용하는데 대한 부정적 여론을 전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사람이 정해지면 발표 전에 당의 의견을 듣겠다고 답했다”면서도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법무장관에는 권재진 민정수석이 사실상 내정됐으며 다른 대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는 “민주당은 대통령 측근이 법무장관으로 갈 경우 내년 총선과 대선의 공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 최저임금 ‘날치기․찔끔인상’ … 방송3사 무비판
 
13일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6%(260원) 오른 시간당 4580원으로 결정했다. 주 40시간 노동자의 월급으로 환산하면 95만7220원이다. 올해 물가인상 전망치(4%) 등을 감안하면 ‘올랐다’고 표현하기조차 민망한 액수다. 더구나 파행 끝에 진행된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최저임금위는 노동계가 불참한 가운데 사용자 쪽 위원 8명과 공익 위원 8명의 표결로 10여분만에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지난 1일 사퇴의사를 밝혔던 사용자 위원들이 갑자기 표결에 참여했다. 이 때문에 회의 직후 노동계 측에서 ‘날치기’라고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시민단체 등은 “저임금 노동자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최저임금안을 날치기 처리했다”며 원천무효라고 주장하고 “박준성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노사 양측 위원의 동반사퇴, 사용자측과 공익위원만의 표결이라는 파행으로 얼룩진 이번 최저임금 결정 과정을 계기로 최저임금 결정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최저임금위의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공익위원들의 임명방식을 제고해야 하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힘겨루기식 결정방식도 개선해야 한다. 노동계에서 제기하는 ‘노동자 평균임금의 50%’ 같이 최저임금의 적정 수준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위가 최악의 파행을 겪고 ‘찔끔 인상’ 결정을 내렸지만 방송3사는 단순 사실 전달에 그쳤다. 최저임금 인상안의 문제는 물론이고 그동안 제기되었던 최저임금 결정방식의 문제점은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 특히 KBS는 지난 7월 1일 최저임금위 파행 상황 보도와 13일 최저임금 결정 보도 외에 한 차례도 관련 쟁점을 다루지 않았다. MBC와 SBS는 그동안 한 차례씩 최저임금 문제를 다루긴 했지만 열악한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상황과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는 경영계의 입장을 나열하는데 그쳤다.
 
<4580원…노동계 반발>(KBS, 최건일)
<최저임금 4590원 노동계 반발>(MBC, 이학수)
<노동계 빠진 의결..반발>(SBS, 권애리)
 
KBS <4580원…노동계 반발>(최건일 기자)은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60원 오른 시간당 4580원으로 결정했다”며 “월급으로 환산할 경우, 주 40시간 근로자는 월 95만 7천 220원, 주 44시간 근로자는 월 103만 5천 80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공익위원과 사용자 측 위원들만의 표결로 10여 분만에 처리됐다”며 “노동계는 사퇴를 표명한 사용자 측 위원들의 기습적인 결정은 원천 무효라며 최저임금위원회 재소집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그리고는 “정부는 오늘 결정된 최저임금안을 다음주까지 고시할 예정이며, 이의제기나 재심요청이 없을 경우 다음달 5일 그대로 확정된다”고 덧붙였다.
 
MBC <최저임금 4580원 노동계 반발>(이학수 기자)은 노사 양측의 극한 대립 속에서 “공익위원 8명과 사측 위원 8명만으로 표결이 이뤄졌다”며 “양대노총은 ‘최저임금 결정이 날치기 처리돼 무효’라고 주장했고, 현장의 저임금 근로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표결처리 요건을 충족한 유효한 결정”이라는 최저임금위의 입장과 “결정이 늦어질수록 혼란이 가중된다며 표결처리가 불가피했다”는 경영계의 해명을 전했다. 그리고는 “노동계는 우리나라의 최저임금도 전체 근로자 평균 임금의 절반 이상은 돼야한다며, 최저임금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SBS <노동계 빠진 의결..반발>(권애리 기자)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 내용과 상황 등을 전했다. 이어 노사 양측 모두 내년도 최저임금에 불만이라며 “이번 새벽의 날치기 폭거에 대해서 양대 노총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최저임금 책정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제도개혁 투쟁에 나서야 될 때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중소사업장들의 입장을 생각하면 6.0%도 굉장히 높은 수준이다. 노동시장에 미칠 여러가지 부작용들을 생각을 해서 합의에 임하게 된 것”(황인철 경영자총협회 기획홍보본부장) 인터뷰를 나열했다. 그리고는 “내년도 최저임금은 가까스로 결정됐지만 노동계가 빠진 반쪽 타결로 갈등의 불씨를 남겨 하반기 노사정 관계는 더욱 경색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끝>
 
2011년 7월 1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