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6월 24-26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2011.6.27)
등록 2013.09.25 12:38
조회 359
 
6월 24~26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장맛비에 4대강 곳곳 사고 … KBS․MBC 단순전달
 
 
 
 
■ 장맛비에 4대강 곳곳 사고 … KBS․MBC 단순전달
 
장마철을 맞아 4대강 공사장 곳곳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5일 오전 4시 경 경북 칠곡군 약목면의 옛 왜관철교(호국의 다리)의 2번 교각이 무너져 상판 126m와 다리 위 철골구조물이 붕괴됐다. 이 다리는 하루 1000명이 이용해 왔는데 사고가 새벽에 일어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붕괴된 2번 교각은 2009년 환경영향평가에서 교각 밑부분이 파이는 것을 막는 교량보호공을 설치하도록 했으나 지난해 실시설계 과정에서 공사비를 아낀다며 3~6번 교각만 보강작업을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후 4대강 사업으로 대규모 준설이 진행되면서 기반이 약해진 교각이 노출됐고 이번 비로 와류가 발생해 밑바닥이 파이면서 교각이 붕괴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26일에는 경북 상주시 중동면의 상주보 바로 밑 낙동강 제방이 무너졌다. 폭 8m의 제방이 장맛비로 곳곳이 파이고 폭도 6~7m로 좁아졌다. 상주보의 수문 기둥이 강변에 가깝게 들어서 물살이 거세지면서 제방을 깎아내렸다고 한다. 이 외에 충남 공주시 쌍신동 금강 지천에서 불어난 물에 콘크리트 수로 20여m가 파손됐으며, 충남 연기군의 대교천에선 역행침식이 일어났다.
우려했던것처럼 장마와 태풍으로 강물이 불자 4대강 공사현장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4대강 공사 현장에서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가 대규모 준설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강바닥을 지나치게 파내면서 수량이 늘고 물의 속도가 빨라져 각종 붕괴사고와 역행침식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장마와 태풍이 당분간 계속될 예정이어서 4대강 공사현장의 사고위험은 심각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는 ‘속도전’에 급급해 4대강 공사 현장의 안전점검조차 소홀히하고 있다. 심지어 국토해양부는 왜관철교 사고에 대해 “교각이 있는 부분은 (4대강 공사) 준설라인에서 벗어난 곳”이라며 4대강 사업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방송3사는 24~26일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4대강 공사현장의 문제를 보도했지만, ‘사건 사고 보도’로 다뤘다. 4대강 공사현장에서 왜 이렇게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지, 정부가 안전점검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4대강 사업을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문제점 등은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KBS는 제목과 앵커멘트부터 ‘수해예방 총력’이라며 4대강 공사현장의 ‘사고 대비 상황’을 강조했다. 왜관철교 붕괴 사고는 다른 사건사고 보도와 함께 다루며 ‘4대강 공사 대규모 준설이 원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MBC는 4대강 공사로 인한 피해 상황 등을 전했고, 왜관철교 붕괴와 관련해서는 ‘4대강 사업’ 관련성에 대해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SBS는 왜관철교 붕괴가 무리한 4대강 사업 때문이라며 문제점을 비교적 자세하게 지적했다.
 
<수해예방 총력>(KBS, 김재노/24일)
<다리붕괴․산사태>(KBS, 김명환/25일)
<4대강 ‘비상․긴장’>(KBS, 김민아/26일)
 
KBS 24일 <수해예방 총력>(김재노 기자)는 4대강 공사현장이 “임시 물막이를 해체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지만 비의 양에 따라 위험요소는 곳곳에 남아 있다”는 4대강 공사 현장의 ‘준비 상황’을 강조하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많은 비가 예상되자 강정보는 방류량을 늘렸고, 영산강에서도 임시 물막이가 해체되었다며 “임시 물막이가 있으면, 물의 흐름을 바꿔, 인근 지역이 침수되거나 유속이 빨라질 우려”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뒤, “정상적인 유로 확보로 강이 제역할을 해 침수 등은 일어나지 않을 것”(강정보 건설단장),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는 인터뷰를 실었다.
이어 지류의 경우 수해 위험이 여전히 높다며 “강물이 갑자기 불어나면서 역행침식이 더욱 가속돼, 제방이 깍여나가고, 도로가 유실될 가능성이 크다”, “지류 강바닥에 콘크리트 수중시설이 설치됐지만, 역행침식을 막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25일 <다리붕괴․산사태>(김명환 기자)에서는 장마로 인한 사건사고를 보도하며 호국의 다리(옛 왜관철교) 붕괴 사고를 함께 전했다. 보도는 “백 년 이상 된 낡은 교각이 장맛비로 불어난 강물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면서도 “최근 낙동강 사업으로 대규모 준설이 이뤄진 것이 원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며 “교량 안에서 과도한 준설이 이뤄졌고 그 때문에 유량의 속도가 굉장히 세졌다”는 지역 환경운동단체 인터뷰를 실었다.
26일 <4대강 ‘비상․긴장’>(김민아 기자)은 “4대강 공사현장은 이번 태풍을 큰 피해없이 견뎌냈다”며 4대강 공사현장의 ‘피해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뒤, “장맛비에 언제든지 무너지고 쓸려갈 위험이 상존해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불어난 물로 상주보 제방쪽 흙이 깎이고 있고, 함안보는 집중호우로 임시 물막이에 물이 차올라 유실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또 강변에 쌓아 둔 준설토도 옮기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곳곳 침수․붕괴 피해 속출>(MBC, 김대웅/24일)
<충청권 물폭탄 200mm이상 호우>(MBC, 고병권/24일)
<2명 사망․4명 실종 철교도 유실>(MBC, 이상현/25일)
<4대강 공사 제방도 유실>(MBC, 김건엽/26일)
 
MBC 24일 <곳곳 침수․붕괴 피해 속출>(김대웅 기자)은 장맛비 피해상황을 전하며 4대강 공사가 진행 중인 금강변의 수로 일부도 유실됐다고 간단하게 언급했고, <충청권 물폭탄 200mm이상 호우>(고병권 기자)에서는 금강지역 4대강 사업현장에 하상유지공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폭우로 인한 피해가 우려돼 충남도가 순찰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25일 <2명 사망․4명 실종 철교도 유실>(이상현 기자)은 폭우로 불어난 강물에 옛 왜관 철교가 무너졌다며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의 남하를 막기 위한 미군의 폭파로 끊어졌다 다시 연결된 인도교로 ‘호국의 다리’로 불리는 등록문화재”라고 전하는데 그쳤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대규모 준설로 철교가 무너졌다는 지적은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
26일 <4대강 공사 제방도 유실>(김건엽 기자)은 “걱정했던 4대강 공사장 가운데 낙동강 사업장이 피해를 봤다”, “물 폭탄에 제방과 생태 하천이 떠내려갔다”며 “돈 또 들여서 공사 또 해야겠군요”라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에서는 낙동강 상주보 제방이 유실됐고, 함안보 인근 생태공원 조성 공사장에는 둔치 토사가 쓸려나갔다며 상황을 전했다.
 
<곳곳 침수 7명 사망․실종>(SBS, 곽상은/25일)
<낙동강 ‘호국의 다리’ 붕괴>(SBS, TBC 서은진/25일)
 
SBS 25일 <곳곳 침수 7명 사망․실종>(곽상은 기자)에서는 장마피해를 전하며 “충남 공주시 금강 4대강 사업 현장에선 폭우로 토사가 유실되면서 콘크리트 구조물 30여미터가 무너져 내렸다”고 짧게 전했다.
<낙동강 ‘호국의 다리’ 붕괴>(tbc 서은진 기자)는 “100년 넘게 낙동강의 세찬 물살을 버틴 옛 왜관 철교가 붕괴된 것은 4대강 공사로 바닥을 파헤쳤기 때문으로 보여진다”며 “준설 작업을 벌이기 전 교각 보강 공사를 했지만 공사비를 아끼기 위해 붕괴된 2번 교각은 제외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어 “다리 교각이 강 바닥에 6~7m 깊이로 박힌 것을 감안해 3~4m만 파내야 하지만 이런 원칙도 무시됐다”고 지적한 뒤, “한국 전쟁 당시 낙동강 전투를 상징하는 ‘호국의 다리’가 무리한 4대강 공사로 전쟁 발발 61주년인 오늘 힘없이 무너졌다”고 꼬집었다.
 
 
■ 민주당 대표실 불법도청 의혹 … KBS․MBC 제대로 보도 안 해  
 
국회에서 불법도청의혹이 불거졌다. 26일 민주당은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이 KBS 수신료 인상안 문제를 논의한 민주당의 비공개 최고위원회 발언록을 공개한 것에 대해 경찰에 도청 여부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 24일 한 의원은 국회 문광위 의사진행 발언에서 “이것은 틀림없는 발언록, 녹취록이다. 그냥 몇 줄만 제가 읽어드리겠다”며 ‘녹취록’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민주당 천정배 의원의 회의 발언 내용을 그대로 공개했다. 민주당 측은 당시 회의가 당대표와 최고의원들 외에 3명의 당직자만 참석한 비공개 회의였고, 한 의원이 관련 발언을 했을 때에는 녹취록도 작성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불법도청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 의원은 뒤늦게 문제가 커지가 “민주당 안에서 메모한 걸 받아 정리해서 읽은 것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대표실의 도청 의혹이 사실이라면 의회정치를 파괴하고 민주주의의 토대를 흔드는 심각한 문제다. 또한 이명박 정부들어 불거진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에 이은 시대착오적 만행이다. 따라서 회의 녹취록을 누가 어떻게 작성했고, 어떤 경로로 한 의원이 전달받았는지 등을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

그러나 방송3사는 이번 사건을 여야의 ‘설전’이나 ‘공방’으로 접근하는데 그쳤다. 특히 KBS는 자사 ‘수신료’ 문제와 관련한 ‘심야토론’ 내용을 보도하며 보도 말미에 여야가 관련 의혹에 대해 설전을 벌였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MBC도 여야의 ‘갈등’ 상황을 나열하며 불법 도청 의혹을 간단하게 전했다. SBS는 한 꼭지로 관련 내용을 보도해 KBS와 MBC보다는 자세하게 전했지만, 여야의 주장을 나열하는데 그쳤다.
 
<‘선결조건’ 열띤 토론>(KBS, 이영현/26일)
<영수회담 앞두고..>(MBC, 김병헌/25일)
<“당대표실 도청” 공방>(SBS, 한승희/25일)

 
KBS는 ‘불법 도청 의혹’에 대해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26일 <‘선결조건’ 열띤 토론>(이영현 기자)에서 수신료 인상에 대한 KBS <심야토론> 내용을 다루며 “토론 초반 의원들은 수신료 인상 합의 파기와 도청 의혹 등을 놓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MBC는 25일 <영수회담 앞두고..>(김병헌 기자)에서 한나라당이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반값등록금 촛불집회’ 참석을 비난했다고 전한 뒤, 손 대표의 촛불집회 참석 발언 내용과 청와대 반응 등을 보도했다. 이어 “민주당은 또 한나라당이 야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를 도청했다면서 대여공세를 계속했고, 한나라당은 KBS 수신료 인상 합의를 민주당이 파기하면서 비난을 피하기 위한 정치 공세라며 증거를 대라고 반박했다”고 양측의 주장을 나열했다. 그리고는 여야모두 영수회담이 열린다는 입장이지만 “비난전이 격화되면서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SBS는 25일 <“당대표실 도청” 공방>(한승희 기자)에서 “이것은 틀림없는 발언록, 녹취록입니다. ‘28일 날은 지금부터 잘, 민주당 사람, 총집결해야 한다’”는 한선교 의원의 발언 장면을 비추며 민주당이 “그제 당대표실에서 한 비공개회의의 발언을 여당 간사가 폭로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민주당이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나섰고 한나라당은 “증거를 대라며 정치공세를 그만두라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는 “한선교 의원은 녹취록이라고 한 건 말실수였고, 민주당에서 나온 메모를 입수한 측근이 발언록을 정리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고 덧붙였다. <끝>
 
 
2011년 6월 2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