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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규탄 촛불집회에 대한 신문·방송 모니터 보고서(2013.7.2)
등록 2013.09.2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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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확산…언론, ‘모른척’·‘폄훼’
 
- <조선>, 촛불집회 폄훼‧깎아내리기… <중앙><동아>, 단 한 건도 없어
 - KBS·MBC, 촛불집회 고작 단신 1건
 
 

국정원의 선거개입과 정치공작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이 잇따라 이어지고, 지난 6월 21일 대학생들이 처음 시작한 촛불집회도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 27일에는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언론시민연합, 한국진보연대 등 2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비상시국회의를 구성하고, 28일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었다. 시민사회단체는 시국선언을 통해 “이름뿐인 국정조사가 아니라,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 및 선거개입의 전모와 경찰의 축소은폐 전모를 규명하는 제대로 된 국정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민이 납득할만한 진정성 있는 해명과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했다. 앞서 대학가, 종교계, 학계, 언론계 등도 각각 시국선언을 발표해 ‘국가 정보기관에 의해 흔들린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촛불집회는 현재 서울 뿐 아니라 광주, 경남, 부산, 대구, 대전 등 전국으로 확산돼 지역에 따라 문화제 혹은 규탄집회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 프랑스 등의 한인사회에서도 현 사태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37명의 프랑스 한인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국가정보원이 대선에 개입하여 민의를 왜곡하고, 특정후보의 이해를 위해 복무했다는 사실은 한국사회의 불의가 이제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수준으로까지 진행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방송3사와 조중동은 국·내외에 벌어지고 있는 시국선언, 촛불집회 등 국민들이 국기문란에 해당하는 국정원의 선거개입과 정치공작에 분노의 목소리를 터뜨리고 있으나 이를 외면하고 있다. 특히 지난 21일 대학생들이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과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처음으로 개최한 이후 전국으로 확산되는 상황인데도 현재까지 조중동과 방송3사는 관련내용을 거의 보도하지 않고 있다. 반면,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같은 기간 10~11건의 보도를 내며 시국선언과 촛불집회 상황을 자세히 전달했다.
 

■ <조선>, 촛불집회 폄훼·깎아내리기… <중앙><동아>, 단 한 건도 없어
 - KBS·MBC, 촛불집회 고작 단신 1건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지난 22일부터 7월 1일까지 열흘간 촛불집회와 관련된 기사를 단 한 건도 싣지 않았다. KBS와 MBC는 각각 22일과 23일 단신 1건으로 보도하는 데 그쳤다. 그것조차 ‘국정원 사건에 대한 진보와 보수진영의 집회가 열렸다’고 짧게 나열하는 수준의 보도였다.
 

한편, 조선일보는 대선에 미친 영향이 거의 없는 국정원 댓글 사건이라면서 촛불집회를 ‘정권의 정통성 흠집 내기’라고 호도하거나, 일부 단체가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을 ‘반미 자주 투쟁’의 계기’로 삼고 있다는 등의 주장을 펼치면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촛불집회를 폄훼하고 공격하는 보도를 냈다.
이렇듯 공영방송사와 조중동이 촛불집회관련 보도를 의도적으로 누락시키는 한편 시민들의 정당한 주장을 폄훼‧왜곡하는 행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근간을 흔든 국정원의 선거개입 사태’의 본질을 가리는 것이며 국정원 선거개입의 공범자임을 자처하는 결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표1 참조)
 
조선일보는 2건을 보도를 내놨는데, 내용의 골자는 촛불집회에 대한 폄훼와 비판이 주를 이뤘다. 24일 조선일보 4면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에 등장한 ‘박근혜 OUT’>은 “촛불집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가 등장했다”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촛불 시위에 정권 퇴진 구호까지 등장한 것에 대해선 경계감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대선에 미친 영향이 거의 없는 국정원 댓글 사건을 야권이 집요하게 정치 이슈화한 근본적 목적이 바로 정권의 정통성에 흠집 내기”, “일부 좌파 단체가 제2의 촛불시위를 유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등 익명의 여권 관계자들의 말을 통해 촛불집회를 깎아내렸다.

29일 8면 <시국선언 이어 촛불…국정원 사건 시위, 광우병 때와 닮은꼴>에서도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를 주도한 그룹 중 하나인 한국진보연대가 올해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을 ‘반미 자주 투쟁’의 계기로 보고 촛불시위를 ‘투쟁의 장’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출처도 밝히지 않은 채 한국진보연대가 마치 ‘반미투쟁’을 하기위해 국정원 촛불 집회를 열고 있는 것인양 왜곡 보도했다. <끝>
 
 

2013년 7월 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