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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성추행 관련 대통령 사과 보도에 대한 주요일간지 모니터보고서(2013.5.14)
등록 2013.09.2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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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동아>, ‘불통인사’ 문제는 덮고 가려나?
 
 - 윤창중 임명 강행…감시 역할 방기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사과를 했다. 그러나 형식과 내용면에 있어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오전 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번 방미 일정 말미에 공직자로서 있어서는 안 되는 불미스런 일이 발생해서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 드린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비서실 등 청와대 직원들의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도록 하겠다”, “모든 공직자들이 자신의 처신을 돌아보고, 스스로의 자세를 다잡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은 그동안 전례가 없는 중차대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모두 발언 형태로 짧게 언급한 것은 대통령이 이번 사태의 심각성과 국민들의 분노를 전혀 인지하지 못한 미흡한 사과라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사과의 내용과 해결방안도 핵심을 비껴갔다. 박 대통령이 ‘공직기강’을 문제로 삼고 이를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으나, ‘공직기강’을 언급하기 전에 ‘박 대통령의 불통‧오기 인사’를 먼저 반성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윤 전 대변인은 대통령의 ‘밀실․오기 인사’로 결정된 인물이다. 평소 야권을 ‘종북’으로 매도하는 등 상식을 벗어난 언행을 일삼아왔던 윤 전 대변인에 대해 야당과 시민사회는 ‘부적격 인물’이라며 임명을 반대해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이러한 반대를 귀담아 듣지 않은 채 ‘개인적 신뢰’를 내세우며 윤 전 대변인의 임명을 강행했다. 결국 전대미문의 참사가 발생하게 된 주된 요인은 박 대통령의 ‘불통 인사’에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대국민사과’에서 자신의 인사 잘못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채, 공직기강 운운하며 뜬구름 잡는 사과를 하는데 그친 것이다.

한편, 민주통합당은 박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 “가족회의를 하는 도중에 ‘피해자가 가슴 아프겠다’고 하면, 이 분이 사과를 했다고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하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사과의 형식을 지적한 뒤 “이 사건이 근본적으로 대통령의 불통으로 인한 사고였음을 인정하고, 참모뿐만 아니라 야당과 국민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열린 대통령’으로 변화”할 것을 촉구했다.
 
주요일간지는 윤 전 대변인 성추행 사건과 박 대통령의 사과를 다뤘는데, 비판이나 보도내용에 차이가 있었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이번 윤 전 대변인 사태가 예견된 일이었다며, 박 대통령의 불통인사가 자초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두 신문은 박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 자리에서 사과를 언급한 점, 자신의 인사문제에 대한 반성 없이 공직기강 확립만 강조한 점 등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는 형식과 내용면에서 모두 부족하고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통령의 나홀로 인선을 타개해야 한다며 인적 쇄신을 강하게 요구했다. 앞서, 두 신문은 윤창중 씨가 당선인 대변인(지난해 12월)과 청와대 대변인(지난 2월)으로 임명될 때에도 자질 문제를 지적하며, 임명 철회를 촉구한 바 있다.

반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윤 전 대변인 사태와 관련해 청와대의 대응과 공직기강 해이가 문제의 핵심인양 다뤘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의 형식과 내용에 대한 지적은 전혀 없었다. 대통령의 ‘나홀로 인사’로 인해 초래된 것이라는 지적은 한번 언급하는 정도로 그쳤다.
한편, 이들은 청와대가 윤창중 씨를 대변인으로 임명 강행했을 때에도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때문에 이들 언론들이 제 역할을 방기 한 채 박 대통령의 ‘불통인사’를 제대로 지적하지 않고, 무비판적으로 동조했다는 점에서 이번 참사의 책임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중앙일보는 “정권의 최대 골칫거리가 인사인 것은 틀림없다”면서 “‘나 홀로 인사’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서는 어떤 지적도 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 공직기강만 강조…‘불통 인사’ 반성은 없었다>(한겨레, 1면)
<“관련 수석들 책임져야”…‘이남기 경질’ 선에서 매듭 분위기>(한겨레, 5면)
<인수위때 악평 많은데도 중용 ‘고집’ “대통령에 일찍이 대변인 통보받아”>(한겨레, 5면)
<대통령의 어정쩡한 사과로 끝낼 일 아니다>(한겨레, 사설)
 
한겨레신문은 5면 <“관련 수석들 책임져야”…‘이남기 경질’ 선에서 매듭 분위기>에서 박 대통령이 수석회의 자리에서 “한 점 의혹 없는 사실관계 확인, 미국 경찰의 수사에 대한 적극 협조, 비서실의 기강 바로세우기를 역설”했지만 정작 “‘윤창중 대변인 기용’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두고선 입을 굳게 닫았”으며 대신 “청와대 참모들을 질책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치권에선 박 대통령 책임론 등 논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이 “결국 박 대통령의 ‘나홀로 인선’에 따른 자업자득이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박 대통령이 사의를 표명한 이 수석의 거취를 언급하지 않은 이유로 “여론의 추이를 좀더 지켜본 뒤 그를 경질하는 선에서 사태를 마무리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 같다”는 해석을 실었다. 그리고 실제 청와대 핵심 참모들은 이 수석의 경질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설 <대통령의 어정쩡한 사과로 끝낼 일 아니다>에서는 먼저 박 대통령의 사과가 형식적으로 미흡했다며, “박 대통령이 국민과 재외동포 앞에 직접 머리 숙여 사과했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리고 “박 대통령의 사과는 사안의 본질과도 거리가 멀다”면서 “누가 보아도 부적격자임이 분명한 인물을 대통령인수위원회와 청와대 대변인으로 연이어 발탁한 ‘불통 인사’ ‘오기 인사’가 사건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청와대가 사건 와중에 자충수를 두어가며 파장을 키운 데는 박 대통령의 상명하복식 국정운영 스타일이 큰 몫을 하고 있다”며 이런 상태에선 역동적인 리더십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설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광범위한 책임자 문책”은 물론 “근본적으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사와 국정운영에서 일대 쇄신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 “국민께 송구…관련자 응당 책임”>(경향, 1면)
<미 교포들 “박 대통령, 진짜 사과를 하기는 한 건가”>(경향, 2면)
<수석․비서실장․대통령 ‘3단계 사과’…위기관리 능력이 ‘위기 상황’>(경향, 3면)
<“청와대 내부의 ‘심리적 괴리감’ 개선 필요” “참모들 책임 갖도록 대통령 리더십 바꿔야”>(경향, 3면)
<“방미 전체 일정 리뷰”…추가 문책 배제 못해>(경향, 4면)
<박, 77일 만에 대국민 사과…노무현 92일, 이명박은 86일>(경향, 4면)
<‘인사 실패’ 반성 빠진 박 대통령의 사과>(경향, 사설)
 
경향신문은 3면 <수석․비서실장․대통령 ‘3단계 사과’…위기관리 능력이 ‘위기 상황’>에서 이번 사태를 두고 홍보수석과 비서실장,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3단계에 걸쳐 사과한 것은 “매번 일이 터질 때마다 한번에 마무리하지 못하고 파문만 키우던 모습이 되풀이 된 셈”이라며, “청와대의 위기관리 능력이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각 사과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홍보수석의 사과는 “국민께 드리는 글이라기보다 사실상 대통령에게 드리는 글”이었으며, “정작 피해자를 위로하는 말은 빠져있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허 비서실장의 사과도 “피해자가 언급됐지만, 본인을 포함한 참모진의 책임과 인책에 대해선 두루뭉술한 원론으로 갈음”했으며, 박 대통령의 사과는 “엄밀히 따지면 진정한 대국민 사과는 아니”라고 비판했다.
 
사설 <‘인사 실패’ 반성 빠진 박 대통령의 사과>에서는 박 대통령 사과의 가장 큰 문제는 ‘내 탓이오’가 빠진 점이라며,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와 문책, 청와대 인사들의 기강확립을 이야기했으나 정작 ‘자기반성’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예고된 참사’에 가깝다며, 박 대통령의 ‘1호 인사’이자 거듭된 자질 논란에도 윤 전 대변인의 중용을 강행했던 박 대통령이 “사과를 하려면 ‘불통 인사’의 책임부터 인정하는 게 도리”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 모두발언 형식으로 사과한 점도 국민의 기대에는 미흡했다고 지적한 뒤, “박 대통령이 사과의 진정성을 입증하려면 후속 조치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며 청와대의 난맥상을 정리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책임있는 인사들을 즉각 문책하고 대대적 인적쇄신”에 나서고, “무엇보다 스스로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고 개선하는 일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국민께 송구… 동포 여학생에 사과”>(조선, 1면)
<“찔끔찔끔 대응이 문제 키워…선제적 대응 시스템 필요”>(조선, 3면)
<“이남기 수석, 하급자인 윤창중 장악 못해 윤(尹)도 자신이 이(李)보다 한수 위라고 생각”>(조선, 3면)
<청와대 크게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조선, 사설)
 
조선일보는 1면 톱으로 <“국민께 송구… 동포 여학생에 사과”>를 실었다. 제목에서 박 대통령의 사과한 사실을 부각하고, 기사에서는 박 대통령의 사과 내용을 주요하게 전했다. 사과의 형식이 미흡했던 점 등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사설 <청와대 크게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에서는 제목에서부터 청와대의 변화를 촉구하는 데 방점을 두었다. 사설은 “보고할 사람이나 체계가 없었다면 대통령 전용기 안엔 오합지졸밖에 없었다는 얘기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청와대 참모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사안에 대한 대처가 적시(適時)를 놓쳤다는 것만이 아니라 뒤늦은 대처나마 내용과 방향이 거꾸로 돼 사태를 더 악화시켜 버렸다”고 질타했다. 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윤 전 대변인 사태가 정권의 문제로까지 확산되는 것은 “박 대통령이 걱정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윤씨를 대통령직인수위에 이어 청와대 대변인으로 기용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며 “대통령이 자신의 인사 결정을 찬찬히 되돌아야봐야” 한다고 주문하는데 그쳤다.
 
 
<‘1호 人事 실패’ 언급 없이 “공직자 기강 바로 세우겠다”>(동아, 4면)
<민주당 “대통령에 근본책임… 오기인사 사과를” 새누리 “책임자 엄중문책… 방미성과와는 분리”>(동아, 4면)
<대통령 사과 ‘제2의 윤창중’ 솎아내야 의미있다>(동아, 사설)
 
동아일보는 4면 <‘1호 人事 실패’ 언급 없이 “공직자 기강 바로 세우겠다”>에서 “박 대통령은 전체 발언이 언론에 공개되는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지체 없이 사과함으로써 책임을 피하지 않았다”고 박 대통령의 사과를 띄웠다. 이어 ‘박 대통령의 공개 사과가 취임 77일 만’이라며, 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86일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92일 보다 더 빠르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원칙을 중시하는 여성 대통령의 대변인이 성추행 사건에 연루된 것 자체가 정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을 덧붙였다. 불과 취임 77일 만에 대통령이 국민에게 공개 사과를 할 만큼의 심각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을 지적하기 보다는 오히려 ‘원칙을 중시하는 여성대통령’이기 때문에 서둘러 사과했다는 아전인수식 해석이다.
기사는 또한 “박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청와대는 물론이고 공직사회 전체의 기강을 바로잡는 계기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며 순방 매뉴얼을 만들고, 사전 교육 강화, 공직 기강 점검에 나서는 등 후속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설 <대통령 사과 ‘제2의 윤창중’ 솎아내야 의미있다>에서는 청와대 참모들을 비판하며 “보고와 소통의 문제점들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는 한편, “이번에 일부 청와대 참모가 바람 쐰다는 기분으로 느슨한 자세로 따라 나선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며 공직 기강 해이를 지적했다. 하지만 그보다 근본적인 문제인 박 대통령의 ‘불통인사’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이 세성의 평판을 무시하고 윤 씨를 고집했다는 점에서 예고된 사고였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라고 한 번 언급하는데 그쳤다. 그러면서 사설은 정권 초기에 공직 기강을 다잡아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관련 수석들도 책임 묻겠다”>(중앙, 1면)
<윤여준 “조폭식으로 피신” 박지원 “술마실 짬이 있나”>(중앙, 4면)
<77일 만에 대국민 사과 … 노․DJ의 교훈>(중앙, 5면)
<버티려다간 부러진다>(중앙, 내부칼럼)
<대통령의 사람 보는 눈>(중앙, 내부칼럼)
<박근혜, ‘윤창중 사건’ 본질 직시해야>(중앙, 사설)
 
중앙일보는 사설 <박근혜, ‘윤창중 사건’ 본질 직시해야>에서 박 대통령이 지난 4월 야당과의 만찬 자리에서 잇따른 장․차관 낙마에 대해 사과한 뒤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을 두고 “정권의 최대 골칫거리가 인사(人事)인 것은 틀림없다”며 “우선 대통령은 ‘나 홀로 인사’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물의 자질과 주변 인물과의 융합 등을 중요하게 따져야 한다면서 “제한된 선구안(選球眼)을 고집하지 말고 후보 인물에 관한 평판에 귀를 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서는 전혀 지적하지 않았다. <끝>
 


2013년 5월 15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