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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4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2011.6.15)
등록 2013.09.25 12:05
조회 339
6월 14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MBC 뉴스, ‘연예정보 프로그램’으로 전락
- 아이돌 인기에 편승해 시청률이나 올려보자?
 
 
 
 
■ MBC 뉴스, ‘연예정보 프로그램’으로 전락했나? 
- 사회적 책무 못하면서, 유럽 ‘K-pop 열풍’은 연일 보도
 
지난 10일과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SM타운 라이브 월드 투어’가 열린 뒤, 국내에서는 유럽의 ‘K-pop 열풍’, ‘한류열풍’을 다룬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MBC는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인 9일부터 5일 동안 <뉴스데스크>에서 유럽의 ‘K-pop 열풍’을 보도했다. 그러나 MBC의 보도 행태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대부분의 보도가 파리 현지 팬들의 한국 가수들에 대한 열광적인 분위기를 전하는데 그쳤다. ‘K-pop 열풍’의 원인을 진단한 보도는 12일자 <유럽 홀린 k-pop ‘준비된 성공’> 정도였는데 긍정 일색이었다. 
14일에는 파리 공연에 참여했던 아이돌그룹의 멤버를 스튜디오로 불러, 파리공연에 대한 ‘소감’과 함께 “이렇게 큰 성공의 비결은 뭔가?”, “한류가 갖고 있는 문화의 힘은 무엇인가” 등을 물었다. 이 정도의 내용을 다루기 위해 <뉴스데스크>가 사전녹화까지 해야 하는 것인지 비판이 쏟아졌다.
 
게다가 최근 MBC <뉴스데스크>는 공영방송의 책무를 포기한 수준이다. 권력에 대한 비판 보도는 사라졌고 사법개혁 무산, 장기화되고 있는 한진중공업 파업 사태 등 현안에 대해서 최소한의 분석 보도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MBC가 알맹이 없는 내용으로 연일 유럽의 한류 열풍을 다루고 스튜디오에 아이돌스타를 불러냈으니, ‘아이돌의 인기에 기대 시청률을 올려보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공항부터 팬 환호>(MBC, 정관웅/9일)
<‘유럽 한류’ 대서특필>(MBC, 정관웅/10일)
<유럽 첫 무대 7천 관중 열광>(MBC, 정관웅/11일)
<유럽 홀린 k-pop ‘준비된 성공’>(MBC, 정관웅/12일)
<슈퍼주니어가 본 ‘케이팝 열풍’>(MBC, 배현진/14일)
 
MBC는 9일 <공항부터 팬 환호>(정관웅 기자)에서 SM 소속 가수들의 프랑스 입국 모습과 열광하는 유럽 팬들의 모습을 전한 뒤, “파리공연은 암표가 성행하고 1회 더 공연해 달라는 기습시위가 벌어지는 등 예상치 못한 한류 붐을 몰고 왔다”, “입국 장면에서부터 느낄 수 있는 뜨거운 열기로 볼 때, 연 당일의 한류 열풍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상황을 전했다.
10일 <‘유럽 한류’ 대서특필>(정관웅 기자)에서는 ‘한류 열풍’에 대한 프랑스 언론들의 반응을 단순 전달했다.
11일 <유럽 첫 무대 7천 관중 열광>(정관웅 기자)은 “7천명의 팬들은 우리 가수들의 노래 하나 춤 동작 하나 마다 열광하며 흠뻑 빠져들었다”며 한국 가수에 열광하고 울음까지 터뜨리는 유럽 팬들의 모습을 비췄다.
 
12일 <유럽 홀린 k-pop ‘준비된 성공’>(정관웅 기자)에서는 K-pop의 매력을 “k-pop의 독특한 리듬과 강렬한 춤”과 “스파르타식으로 3-4년 훈련받은 한국 가수들이 최고의 끼를 발산하면서 객석을 압도”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스파르타식 훈련’에 대한 다른 시각은 없었다. 이어 “K-POP에는 북유럽의 작곡가와 미국의 안무가가 참여하면서 유럽 팬들에게 쉽게 다가가고 있다”는 분석을 덧붙였다. 이어 14일 <슈퍼주니어가 본 ‘케이팝 열풍’>(배현진 앵커)은 슈퍼주니어 멤버 이특 씨와 은혁 씨를 스튜디오에 불러 공연 소감 등을 물었다.
 
아이돌의 인기에 편승하는 데 그치는 이런 MBC의 보도 행태가 ‘한류’를 발전시키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지도 의문이다. 이미 유럽에서는 ‘K-pop 열풍’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의 양대 일간지 중 하나인 <르몽드>는 ‘케이팝, 유럽을 강타하다’라는 기사에서 “프랑스를 찾은 K팝 아이돌 그룹은 연예 기획사가 기획하고, 한국 정부가 지원하는 문화 수출 정책의 후원으로 탄생한 그룹들”이라며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어렸을 때부터 스파르타식으로 아이돌그룹을 길러내는 방식과 이런 시스템이 가요계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지 오래다. 유럽의 ‘K-pop 열풍’이 아이돌그룹에 대한 일시적 열광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보다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MBC는 열광의 현상에만 집중할 뿐이다. <끝>
 
 
2011년 6월 15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