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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1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1.4.22)
등록 2013.09.25 11:51
조회 309
 
4월 21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BBK 수사팀 패소…방송 3사 침묵
 
 
 

■ BBK 수사팀 패소…방송 3사 침묵
 
21일 서울고법 민사 19부(고의영 부장판사)는 BBK 사건 수사팀이 주간지 시사인(시사IN)과 BBK 관련 기사를 쓴 기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 대해 원고패소판결을 내렸다.

지난 2007년 12월 주간지 시사인은 “검찰이 김경준 씨에게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면 구형량을 3년으로 맞춰주겠다’고 진술 번복을 요구하며 회유․협박 했다”는 기사를 실었다.
당시 시사인은 김 씨가 장모와 면회하면서 작성한 메모를 근거로 제시했다. 메모는 서툰 한글로 “지금 한국 검찰청이 이명박을 많이 무서워하고 있다, 이명박 쪽이 풀리게 하면 3년으로 맞춰준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7~10년”, “누나랑 보라(부인)에게 계속 들어오는 고소도 없애준다고 한다”는 내용이 쓰여 있다. 또 아래쪽에는 김 씨 장모의 필체로 “내 생각에는 3년이 낫지 않을까”라고 쓴 대목이 있어 두 사람이 필담을 나눴던 것으로 추정되었다.
시사인은 “김 씨 가족은 한글 이면계약서의 도장이 이명박 후보의 도장으로 판명되었지만 검찰이 김경준 씨와의 거래를 통해 수사의 물꼬를 돌렸다고 주장했다”, “김 씨의 누나 에리카 김 변호사는 ‘검사들은 이명박 씨가 어차피 대통령 될 사람이어서 수사가 안 되니 기소할 수 없다고 동생을 설득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 당시 시사인이 제시한 김경준 씨가 쓴 메모
 
이에 BBK 수사팀은 “검찰이 적법하게 수사하면서 인권보호에 최선을 다했는데도 김경준 씨의 일방적 거짓 주장을 사실처럼 보도했다”며 시사인을 상대로 6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명예훼손 혐의가 인정된다며 36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으나, 서울고법은 이를 뒤집은 것이다.
 
서울고법은 “기사에 보도된 김 씨의 자필 메모와 육성 녹음이 실제 존재하는 등 기사의 허위성을 인정할 사유가 충분하지 않다”면서 “기자가 직접 관련자​를 만나 김경준​이 작성한 자필 종이와 육성 녹음을 건네받​고 인용해 작성한 것으로 명예 훼손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증거물의 사후 조​작 증거가 없고, 메모도 검찰청​사 내에서 작성됐​으며, 녹음 테입도 마찬가​지로 검찰청​사 내에서 가족과 통화한 부분”이라며 “객관적 사실 보도로 명예훼​손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시사인의 손을 들어줬다. ‘이명박 당시 대선후보의 의혹을 조사해야할 검찰이 오히려 비호에 나섰고, 중요 증인을 회유․협박했다’는 보도를 “객관적 사실 보도”로 본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BBK의 실소유주’라는 주장은 2007년 대선정국에서 파문을 일으켰다. 그러나 검찰은 이 의혹에 대해 석연치 않은 수사로 비난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김 씨의 누나 에리카 김 씨는 돌연 귀국해 ‘이명박 대통령이 BBK의 실소유주라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선언했고, 검찰은 이에 화답하듯 에리카 김 씨에게 ‘기소유예’ 등의 ‘선처’를 베풀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과 시사인의 공방에 대한 사법부의 판결이 나옴으로써 BBK와 이명박 대통령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에 관심이 쏠릴 수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언론들이 이 날 판결에 대해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않았다.
 
21일 방송 3사도 이 판결을 보도하지 않았다. 방송사들은 서태지-이지아의 이혼소송에 대해서는 한 꼭지 씩 보도했다.
 
한편, BBK 수사팀의 패소 판결이 난 직후 서태지-이지아의 이혼소송이 기사화된 사실을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BBK 판결을 덮기 위해 터트린 기사”라는 음모설이 떠돌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지아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바른’은 이번에 패소한 BBK 수사팀의 변호를 맡고 있다.
법무법인 바른은 2007년 BBK 사건에서 이명박 대통령 측의 변론을 맡았고, 이 정부 들어 정부 관련 소송을 전담하다시피 했다. 야당이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미디어법 부작위 소송 때는 김형오 의장 대리를, KBS 정연주 전 사장이 낸 ‘해임무효 청구 소송’에서는 정부 대리 맡는 등 굵직한 재판들을 담당하면서 성장했다.<끝>
 

2011년 4월 2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