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2월 13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3.2.13)■ 오늘의 브리핑
- 조중동, 대북 강경대응 주문하며 위기감 고조
12일 오전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정부는 11시 57분 북한 함경북도에서 인공지진이 감지되면서 긴급 대응에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후 1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했고, 박근혜 당선인도 인수위 긴급회의를 소집해 현황 보고를 받았다. 이어 3시에는 이 대통령과 박 당선인이 긴급 회동을 갖고, 현 정부의 대북 기조를 유지하기로 밝혔다. 여야도 일제히 북 핵실험에 대해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군 당국과 한·미연합군사령부는 각각 군사대비태세, 대북정부 감시태세를 3단계에서 2단계로 높였다. 아울러 유엔 안보리를 비롯 미국과 중국, 일본도 북 핵실험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추가 제재 논의에 들어가는 등 긴급 대응에 들어갔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후 2시 40분쯤 ‘3차 지하핵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13일 주요일간지들은 일제히 북한의 3차 핵실험에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북 핵실험에 대한 정부의 대응 방향을 두고, 각 신문사마다 입장 차이를 드러내는 사설을 실었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비판하면서도 비교적 평화적 대응을 주문했고, 조중동은 핵 실험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정부에 강경대응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미국 전술핵 재배치’, ‘원치 않은 결단’ 등을 언급하며 한껏 격앙된 주장을 폈다.
<북한 핵실험, 단호하면서도 냉정하게 대응해야>(한겨레, 사설)
한겨레신문은 사설 <북한 핵실험, 단호하면서도 냉정하게 대응해야>에서 “유엔의 결의를 정면으로 무시하고 도발한 북한의 행동에 대해서는 국제사회가 단호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문제는 제재만으로는 북한이 작정하고 나서는 핵무장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설은 “100만명 이상의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군사적 해결책을 강구할 수도 없”고 “북한이 파멸을 각오한 채 핵무기를 선제 사용하고 나설 가능성도 희박하다”며 “관련국들은 북핵 문제가 안고 있는 이런 구조를 냉정하게 파악하고 강온양면책을 지혜롭게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설은 “그 중 우리나라의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며 “단계적으로 높아져만 가는 북한의 도발과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창의적인 해결책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내 국제사회를 견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끝으로 “박근혜 새 정부의 지혜와 용기가 절실”하다며 새 정부의 변화된 대북정책을 주문했다.
<북한 3차 핵실험은 자기파괴적 오판이다>(경향, 사설)
경향신문은 사설 <북한 3차 핵실험은 자기파괴적 오판이다>에서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초래한 상황은 엄중”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북핵 문제의 평화적, 외교적 해결을 더욱 절실하게 고민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오판이 결국 지금까지의 핵실험보다 더욱 심각한 위협을 제기했지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냉철해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향신문은 “회담을 위한 회담도 무용하지만 제재를 위한 제재 역시 북핵문제 해결의 근본적인 출발점이 될 수 없다”고 단언한 뒤 “한국과 미국 및 국제사회가 이번 핵실험을 계기로 최악의 상황에라도 이른 듯 과잉대응한다면 되레 상황을 덧나게 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라·국민 지키려면 ‘원치 않은 결단’ 내릴 수 있다>(조선, 사설)
조선일보는 사설 <나라·국민 지키려면 ‘원치 않은 결단’ 내릴 수 있다>에서 “핵무장한 북과 핵이 없는 남 사이의 전력(戰力) 균형은 우리가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재래식 무기를 확충해 나간다 하더라도 북쪽으로 일방적으로 기울게 된다”며 “박근혜 당선인은 그 불균형을 메우기 위해 우리가 어떤 자위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인가라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며 박 당선인에게 강경한 대응을 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는 “당장의 선택 대안(代案) 가운데 하나는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 북의 무효 선언으로 백지화돼 버린 만큼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전후해 철수시켰던 미국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것”이라며 북핵에 맞서 우리 정부에게 미국 전술핵을 배치하라는 주장도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조선일보는 “한국과 한국 국민은 북핵을 머리에 이고 나라의 안보와 국민의 생사를 북한의 처분에 맡기는 것보다는 상당한 위험과 희생을 무릅쓰고서라도 자신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선 ‘원치 않은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미국과 중국이 절박하게 실감(實感)토록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는데, 과연 조선일보가 주장하는 ‘원치 않는 결단’이 무엇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김정은 3차 핵실험 후회하도록 강력 제재해야>(동아, 사설)
<신구 정부, 철통 공조로 북핵 위기 극복을>(동아, 사설)
동아일보는 사설 <김정은 3차 핵실험 후회하도록 강력 제재해야>에서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은 각성해야 한다며 “솜방망이 제재와 경고로는 북한의 핵 무장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된 이상 지금까지와는 차별화되는 강력한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안보리가 북한을 저지할 생각이라면 ‘평화에 대한 위협, 평화의 파괴 및 침략행위에 관한 조치’를 담고 있는 유엔헌장 7장의 엄격한 적용을 피할 이유가 없다”며 “김정은을 직접 겨냥하는 제재 조치를 동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안보리 차원의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또한 사설은 “박근혜 차기 정부는 북한의 핵 보유가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만큼 ‘미국 핵우산’의 억지력을 유지하기 위해 2년 앞으로 다가온 전시작전권 전환을 다시 연기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의 다각적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유엔 안보리 의장국의 지위를 활용해 북한이 핵실험을 후회하도록 강력한 국제적 대응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사설 <신구 정부, 철통 공조로 북핵 위기 극복을>에서는 “박 당선인은 대북(對北) 정책 기조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새로 짜야 한다”며 “현 정부의 외교안보팀과 적극 협력해 북한 위협의 실체를 다시 한 번 냉정하게 따져보고 대북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 미사일 지침의 개정으로 가능해진 사거리 800km 탄도미사일의 조기 배치 등 군사 역량을 확충하는 일에도 국력을 결집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를 자초한 북한의 3차 핵실험>(중앙, 사설)
<북 대남 핵공격 무력화 대책 서둘러야>(중앙, 사설)
중앙일보는 사설 <화를 자초한 북한의 3차 핵실험>에서 “북한이 확실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데 일단은 주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 뒤, “그렇지만 한반도 비핵화 자체를 포기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6자회담을 통한 북한 핵문제 해결이 사실상 실패로 끝난 만큼 발상의 전환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한국과 미국, 중국이 협력해 큰 틀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대북제재 국면 속에서도 북한 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노력이 중단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어 사설 <북 대남 핵공격 무력화 대책 서둘러야>에서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함에 따라 우리 안보 대비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 정보 능력과 미사일 방어 능력의 대대적 강화가 단기간에 이뤄져야” 하며 “유사시 북한의 대남 공격 능력을 최단 시간 안에 무력화할 수 있는 정밀 타격 능력도 시급히 대폭 증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막대한 예산이 드는 일이지만 피해갈 수 없는 일”이라며 ‘군비증강’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이와 함께 미국의 우리에 대한 안보공약이 어떤 경우에도 지켜질 수 있도록 보장하는 방책도 세워야 한다”며 한미 공조 강화를 주장했다.<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